김숙도 울고 갈 쎈 언니들의 이야기

조회수 2018. 8. 25.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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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런 책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에서 센 언니들이 관심을 받고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고전 속에서는 가끔 등장하던 자기주장이 확실하고 당당해서 당돌하다 여겨지던 캐릭터가 이제는 거의 모든 이야기들에 등장하며 주연으로 혹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는 조연으로 활약하고 있죠. 걸 크러시의 매력을 지닌 소설 들을 소개합니다.

  현실에서나 소설에서나 정해진 운명은 없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삶, 인생을 개척해 나가려는 의지에 불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때로 운명은 그런 의지를 시험이라도 하듯 더 가혹하게 굴기도 하죠. 독자들은 그들의 의지를 응원하기도 하고, 안타까움도 느끼면서 이야기와 인물에 애착을 키우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산 속에 위치한 외딴 수도원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수도원에는 어린 소녀 들이 사는데, 결코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 건 이들 모두는 저마다 전사가 되기 위한 훈련을 쌓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소녀들은 훈련을 해야 하는가? 소녀들에게는 자유가 없습니다. 그런 소녀들에게도 수도원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후원자’ 들에게 소환되는 것입니다. 소환되기 위해서는 시합에서 다른 소녀를 이겨야만 합니다. 소녀들은 수도원을 나가는 것을 꿈꿉니다. 칼린다라는 소녀의 소망은 조금 다릅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친구 자야와 함께 하는 것이죠. 하지만 운명은 두 소녀를 갈라놓고, 칼린다를 거센 소용돌이로 몰아갑니다.


  왕자를 기다리는 숲 속의 미녀, 요정의 도움으로 운명이 달라지는 신데렐라처럼 수동적이고 연약한 주인공의 시대는 저물고 당당하게 운명에 맞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인물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듯 이야기도 변해가는 거겠죠.



  푸른 수염은 부유한 귀족입니다. 사람들은 의구심을 느끼고 두려워하며 그를 피했는데 여러 번의 결혼을 통해 얻은 아내들의 행방이 모두 묘연했기 때문이죠. 푸른 수염은 아내들에게 하나의 금기 사항을 세웁니다. 바로 자신이 들어가지 말라고 한 작은 방을 절대 들여다 보지 말라고요. 하지만 사람에게는 호기심이 있고, 그 호기심이 기어코 방을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이 소설은 원작 푸른 수염 이야기를 다르게 변주합니다. 파리에서 방을 구하던 사튀르닌은 세입자를 구하는 공고를 보게 됩니다. 넓고, 호화로운 저택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기회. 물론 이 집에는 소문이 하나 따라다닙니다. 들어간 사람은 있지만 나온 사람은 없었고, 세입자로 뽑힌 이들이 하나 같이 젊은 여성이었다는 거죠. 그럼에도 사튀르닌은 신청을 했고 세입자로 뽑혀 머물게 됩니다. 집 주인의 조건은 하나, 검게 칠해진 문만은 열지 말라는 것. 사튀르닌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과거의 이야기는 현재의 상황과 맞물려 끊임없이 다시 만들어지고 변화하기를 거듭합니다. 이야기가 던지는 메시지, 달라진 시대 상을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일. 소설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 아닐까요.



  산업과 군사 분야의 정보전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이루어지죠. 평화로워 보이는 지금도 각국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를 가져다 줄 스파이를 침투 시켜 주요 정보를 먼저 얻으려 경쟁합니다.


  이 소설은 스파이를 키우는 조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는데 특수 임무를 취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구체적이고 생생합니다. 적국의 스파이를 유혹해서 정보를 빼내려는 스파이와 조직의 방식에 회의하는 그녀를 회유하려는 또 다른 조직. 소리 없는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지.


  조직의 방침과 위력 앞에 굴복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가려는 노력에 온 힘을 쏟는 인물. 남자 스파이와의 로맨스를 위한 인물이 아닌 진정한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이야기가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끌림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상대가 멋진 남자여야, 젊고 잘 생긴 남자여야만 끌리는 게 ‘정상’인 걸까? 알게 모르게 강요되는 여성으로서의 자리와 지위. 선택의 상황에서 당연히 그렇게 선택할 거라는 고정관념. 그 모든 걸 깨뜨리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소설은 우연한 만남의 순간부터 서로에게 강렬한 끌림을 느낀 두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결혼해서 딸까지 두고 있지만 무기력한 결혼 생활에 지쳐가는 캐롤과 디자이너를 꿈꾸는 테레즈가 주인공이죠. 무수한 편견과 통념이 두 사람을 시험하며 가로막습니다. 또한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무엇이 진정한 사랑인가를 묻죠. 


  진정한 사랑, 이상적인 애정의 모습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사회의 시스템 유지를 위해 만들고 지속해 온 통념만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에게는 저마다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와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 권리를 위해 싸우는 이들을 응원합니다.



  고전 소설이 좀비를 만나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얼른 상상이 되지는 않지만 분명 상상 이상으로 묘하고 자칫 이상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둘이 성공적으로 만난다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오만과 편견>의 줄거리를 가져와서 좀비라는 소재와 결합시켜 완성한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입니다. 원인 모를 역병으로 주변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가고 베넷 가문의 딸들이 그에 맞서 싸우며 그 과정에서 사랑이 싹트고 오해를 하고 다투기도 하다 마침내 사랑에 빠져들어 갑니다. 좀비와의 전쟁과 그들의 로맨스의 향방은 어디로 향할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져 과감하고 통쾌한 액션을 보여줬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진지하게 굴지 않아도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지만 그 여운이 오래 가는 이야기들과 인물들을 기다려 봅니다.



걸 크러시의 매력은 어느 행동이나 조건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멋지다라는 생각, 동경하게 되는 느낌, 어느 순간에 빠져드는 경험을 하게 하는 기존 관념에 길들지 않은 매력들이 모두 그에 속하지 않을지. 새로운 이야기들 속에서 또 다른 매력적인 주인공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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