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영화로 만날 수 있는 전쟁 이야기 5
남과 북이 분단된 이후로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 가장 치명적이고 위험한 적으로 서로를 적대하며 감시하는 대결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선이나 총선 등 중요한 선거 때마다 북풍사건이 불거졌고, 간첩을 잡았다거나 중요 인물이 귀순을 요청했다거나 하는 일들이 큰 뉴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1997년 대선을 배경으로 펼쳐졌던 첩보작전과 실제로 당시 활동했던 이중 스파이를 중심으로 당시 자료와 작전 등 팩트를 밝혀 보여줍니다.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는데, 현재의 평화 무드에 이르기까지 가장 격렬하고 치열했던 첩보전의 시기를 생생하게 전합니다.
최초로 김정일을 만난 대담한 이중 스파이 흑금성의 암약과 내면의 갈등. 이 이야기들이 허구가 아닌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남파된 공작원들의 이야기는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한으로 파견된 스파이의 이야기는 없었다고요. 언제나 중요한, 가장 결정적인 일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평화의 시기를 기다리던 세계인들은 냉전이라는 더 거대하고 차가운 벽 앞에서 희망을 버려야 했습니다. 냉전 시기 동안 쇠로 된 총탄보다 더욱 두려운 보이지 않는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무수한 생명을 집어삼켰습니다. 그 대결 속에서 적국의 정보를 빼내고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암약한 스파이들이 있었죠.
이 소설은 스파이 소설을 하나의 장르로 만든 존 르카레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흔히 첩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화려한 장비와 멋진 외모를 지닌 스파이가 아닌 겉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하고 인간적인 고민과 갈등을 겪는 박진감 넘치는 총격전을 상상하기 힘든 진중한 스토리가 매력적입니다.
아무리 스파이의 활약이 멋져 보인다고 해도 전쟁이 없는 평화보다 아름다울 수는 없습니다. 첩보 능력과 별개로 스파이로서 겪어야 하는 내면의 갈등과 인간적 고뇌 역시 부조리하기는 마찬가지죠. 세계를 위해 희생해 마땅한 존재가 없는 세상, 그런 세상이 평화로운 세상 아닐까요.
신화의 세계는 무한한 상상으로 우리를 이끌어 갑니다.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 신들의 세계, 마법이 영화나 소설이 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화는 허구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문자가 없던 시절 이야기에서 이야기로 전해지던 트로이가 실제로 발견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 이야기는 수천 년 전, 아직 신들이 인간과 함께 세상에 존재하던 시간 속으로 우리를 데리고 갑니다. 신들의 질투와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거대한 전쟁이라는 비극을 담고 있죠. 아름다운 여신과 용맹한 영웅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길고 장대한 이야기를 말로 전하고 이어올 수 있었는지 궁금해집니다. 그 많은 인물들의 혈통과 생애와 복잡한 관계를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인물을 생생하게 되살려내니까요. 원작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영화 <트로이>가 고대 신들의 전쟁을 상상하는 일을 도와줄 수 있을 겁니다.
유인원은 인류보다 절대적으로 열등할까요? 진화의 상위에 있는 존재는 영원히 퇴화하지 않고 그 상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영화 <혹성탈출>은 이 물음들에 답을 합니다. 미래는 절대적인 우월함도, 영원한 지배도 없으며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고 말이죠.
이 소설은 우주에서 휴가를 보내던 두 사람이 우주를 떠돌던 병에 담긴 편지를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병 속에 담긴 편지는 인류에 어떤 경고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퇴화한 인류와 그들을 지배하는 유인원이 살고 있는 지구와 닮은 행성으로부터 온 메시지였죠. 그 세계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1960년대 소설로 비과학적인 설정이 있음을 고려하고 읽는다면 이 소설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잘 알려진 고전들이 품고 있는 가치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인류가 겪는 문제를 과학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지구인의 낙관이 빗나간 세계를 마주함으로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