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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나야나~고양이가 주인공인 책5

조회수 2018. 7. 29.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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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어때요
고양이와 인간의 동거 역사는 1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도도하고 까칠한 태도, 경계심 가득한 날카로움, 기묘하게 변하는 눈동자는 고양이의 전매 특허. 때로는 신비로운 존재로, 때로는 께름칙한 존재로 사랑 받으면서 터부시되는 묘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동물이 바로 고양이입니다.

몹시 영리해 보이지만 가끔 보이는 엉뚱한 행동(상자성애, 꽉 끼는 공간 집착, 오이 무서워 등, 도도한 듯 멍청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어리둥절하면서도 귀여워서 미워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주인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개와 달리, ‘집사’라 불리는 고양이 주인들의 기묘한 일상.

언제부턴가 개와 강아지 일색이던 동물 책에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길 고양이의 생활과 환경에 관심이 커진 것도 비슷한 시기입니다. 행인들로 하여금 스스로 고양이 캔을 바치게 하고, 가던 길에 멈추어 한참이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게 하는 고양이.

출판계를 점령한 고양이, 고양이의 천진한 매력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책들을 만나러 갑니다.

ฅ^•ﻌ•^ฅ
옹동스
솔 프램튼 지음 | 책읽는수요일 펴냄
열네 살 고양이 나옹을 키우던 집사는 어느 날부터인가 둘째 고양이를 들이고 싶은 염원에 불타게 됩니다. 겉으로는 혼자 지내는 나옹이를 위한다고 치장하지만 솔직하게는 하나로는 부족하다 싶은 마음에서였죠. 고민 끝에 마침내 새 식구를 들이기로 합니다. 그렇게 새로 맞이한 아기 고양이의 이름은 은동이.

수월한 합사를 위해 집사는 많은 고민을 합니다. 다툼 자체가 불가능할 만큼 나이 차이가 많고, 이전에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던 암컷 고양이를 선택한 것도 검색과 고민의 결과였죠. 마침내 새 식구를 데려오던 날 집사는 긴장하며 모든 걸 준비합니다.

나옹이와 은동이의 첫 대면, 걱정과 긴장으로 팽팽했던 집사의 기분도 모르고 나옹이는 태연히 은동이를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셋의 동거, 그들의 일상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요.


고양이의 시
프란체스코 마르치울리아노 지음 | 에쎄 펴냄
고양이는 인간의 언어를 알지 못합니다. 발바닥은 만져보고 싶은 마음을 자극할 만큼 귀엽고, 만져보면 보드랍고, 탱탱하지만 펜을 잡을 수는 없죠. 제 멋대로인 성격이라 자기 마음이나 생각을 차분히 써 내려갈 수도 없을 듯 합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고양이가 시를 쓴다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요.

책 자체를 보면 말이 안 된다고, 또 어떤 사람이 자기 생각대로 끄적였겠구나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읽어보면 그 생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우리가 보고, 들었던 고양이의 모습과 습성, 특징들이 짧은 시 속에 다 들어있으니까요.



왜 고양이는 도도하고 까칠하면서, 그처럼 어이없는 행동을 하는 걸까? 하는 의문에도 답을 줍니다. 고양이는 외계인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고양이는 특별합니다. 그렇다 보니 인간이 모르는 사이에 정말 글을 쓰고도 남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아주 근거가 없어 보이지는 않아요. 사진만 있을 뿐 상황을 설명하는 그림 한 장 없지만, 읽다 보면 저절로 고양이의 모습이 떠오르는 묘한 시입니다.


고양이와 할아버지
네코마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펴냄
고양이 섬이 있습니다. 주민보다 고양이가 더 많고, 길냥이지만 경계하거나 도망치지 않는 사람에 익숙한 고양이들이 산다고 하죠. 도망치기는커녕 사람들에게 다가와 애교와 귀여움을 폭발시키며 주머니를 털어가는 냥아치도 많습니다.

한국에도 고양이 섬이 있습니다. 다만 고양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섬이 고양이처럼 생겼다 해서 붙은 이름이라죠. 한적한 섬, 평생을 함께한 반려를 잃고 홀로 남은 할아버지, 그래도 할아버지는 외롭지 않습니다. 마음 좋은 마을 사람들과 친구 그리고 고양이 타마와 함께니까요.



고양이가 없었다면 이 책은 세상에 없었을 겁니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섬의 계절, 할아버지와 몇 안 되는 섬 사람들 이야기가 사랑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테니까요. 고양이의 특별함이 여기에 있습니다. 별 것 아닌 일상을 특별하게 하는 존재. 무기력할 수 있는 상황, 건조한 일상에 반전의 계기를 만드는 엉뚱함의 사랑스러움. 대충 그린 듯 너무 잘 그린 매력만점 고양이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할아버지와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와 할아버지’라는 것. 결국 주인공은 고양이입니다.


홍조일기
민정원 지음 | 야옹서가 펴냄
특히 5월이면 유난히 길 고양이들이 소란스러워 보입니다. 아기 고양이의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기도 해서 어디에서 울고 있는지 찾아보게 만들기도 하죠. 하지만 혼자 있는 아기 고양이를 봤다고 해서 함부로 냥줍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수도 있고, 한 마리씩 집을 옮기는 중일 수도 있다고요.

많은 고양이들이 아기일 때부터 사람들 손에 키워지지만 모든 고양이가 그런 건 아닙니다. 아기고양이에게 꼬물거리는 털 뭉치 같은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다 큰 고양이라고 입양을 못할 건 아니라는 거죠.



이야기는 5살 고양이를 입양을 신청하면서 시작됩니다. 초콜릿색 털의 턱시도를 입은듯한 고양이의 입양 신청 소식에 행동을 개시했던 거죠. 묘연이 닿았는지 홍조를 입양하게 되어 두근두근 집으로 데려온 날, 이동장에서 뛰쳐나간 홍조는 불과 몇 시간 사이에 엄청난 적응력을 보여주며 새로운 공간과 집사에 적응을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홍조와의 동거, 이제는 12살이 된 홍조와의 홍조일기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매력적인 초콜릿 턱시도와 신비한 초록빛 눈동자도 여전합니다.


히끄네 집
이신아 지음 | 야옹서가 펴냄
히끄는 인스타그램 스타입니다. 하얗고 귀엽고 예쁜 고양이죠. 그런데 처음 발견했을 때는 몸 상태가 좋지 않고 몸에 얼룩이 묻어 희끗희끗했던 모양입니다. 희끄무레하다에서 히끄라는 이름이 생긴 배경이죠.

히끄는 제주도에 살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히끄의 집사가 될 생각은 없었다고 합니다. 제주의 길에서 처음 마주쳐서 돌보게 됐고, 보내려던 입양이 잘 진행되지 않은 덕분에 히끄라는 묘연을 얻었다고요. 가끔 방황인지 가출인지도 한다고 하지만 히끄는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건 히끄가 유명해지면서 집으로 불쑥불쑥 찾아오는 불청객이 생겼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아무리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공개하고 있다고 해도 불쑥 찾아가는 건 분명 무례한 일입니다. 평화로운 일상을 즐길 권리는 모두에게 있으니, 히끄의 조용한 일상을 지켜주세요.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길냥이는 더럽다거나, 시끄럽다거나, 주인이 없으니 막 대해도 된다는 생각이 조금씩이지만 분명 달라지고 있죠.

하지만 여전히 슬픈 소식들도 들려옵니다. 모두가 고양이를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니고, 그럴 수도 없음은 명백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그들의 삶이 있다는 걸, 공간과 영역이 필요하다는 걸,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걸 기억해주세요.
글 | 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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