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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은 왜 나를 미워할까?

조회수 2018. 7. 25.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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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사연 100책
100사연 100책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과 사연.
그 사연에 맞는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를 미워하는 사람을 상대하는 법에 대한 책을 소개받고 싶네요. 같이 미워하고 멀리하면 되는지, 더 잘해줘야 하는지, 따져야 하는지.
- 댓글사연 하이젠버그 님
가정에서부터 친구, 직장과 사회 속에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게 됩니다. 짤막하게 적어주신 고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 고민일 거예요. 저 역시 늘 하는 고민 가운데 한 가지고요.

좀 더 제대로 고민을 이해하려면 ‘왜’ 미움을 받게 되었는지 ‘어떤’ 미움인지, 미워한다고 ‘확신’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미워하는 것 같다는 ‘느낌’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거예요. 이 부분은 본인에게 맡길 테니 꼭 확인해 보세요.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틀리지 않더라도 막연한 상태로는 결론에 닿는 것이 늦어지죠. 더 나쁜 건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는 자기 의심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운이 좋으면 문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태도의 문제가 간단히 해결되기도 하니까 꼭 제대로 살펴보세요.

고민하고 있다는 건 그 관계를 간단히 끊기 어렵기 때문이겠네요. 또 한 가지 지금의 상황이나 자신의 태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고요.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상대방일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일 수도 있고, 둘 다 일수도 있겠고요. 알고 계시겠지만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무작정 더 잘해주는 방법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유는 버릇이 나쁜 애완동물이나 어린아이의 나쁜 버릇을 무작정 받아주는 것만으로는 고치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 그들은 상대방이 왜 잘해주는지 모를 뿐 아니라, 그런 태도가 잘 해주는 것이라는 것조차 알지 못합니다. 당연히 해주는 일이 되어버리는 거죠. 더 잘 해주려는 사람은 인내심의 한계를 느낄 것이고, 상대방은 왜 더 해주지 않느냐며 원망하게 됩니다.

따지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에요. 이유는 ‘따진다’는 것에 이미 상대방의 ‘잘못’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모르지만, 잘못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면 싸움이 될 뿐이고 결국 상처받는 건 따지기를 시작한 사람이 될 테니까요.
이유는 상대방과 똑같은 수준의 사람이 되어 버리는 데다 여전히 마음에 걸려 하는 쪽은 고민하는 쪽일 테니까요. 상대방은 이쪽이 불편하든 불쾌하든 신경 쓰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커요. 그렇게 해왔기 때문인지, 천성인지, 고의적인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이 자기로 인해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사람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고민거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이해를 구하고, 오해를 푸는 것이겠죠.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그것이 쉬웠다면 고민하지도 않으셨을 테니까요.

관계를 소원하게 하고 거리를 두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마주침을 최소화하고 멀리하는 거죠. 중요한 것은 미워하지 않는 겁니다.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를 먼저 멀리하세요. 그렇게 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만큼 관계에 대해 좀 더 편안히 생각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 '서머싯 몸'<달과 6펜스>입니다.
이 이야기는 ‘폴 고갱’을 모델로 예술혼을 담아낸 소설이라고 일컬어집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속 주인공의 성격이 아주 괴팍해요. 자기만 알고 다른 사람은 신경조차 쓰지 않습니다. 삶과 죽음조차 관심이 없죠.

그와의 대척점에 비굴해 보일지라도 선의를 베풀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을 지켜보는 가장 보편적인 성격의 소유자도 있죠. 셋 가운데 누가 옳다거나 그르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삶은 태도의 문제니까요.
“이봐요, 젊은 친구. 난 신경 안 써요. 이렇든 저렇든 내겐 전혀 관심 없어.”
사람들이 자기를 제물로 삼아 이런저런 장난으로 끊임없이 놀려댈 때마다 그는 늘 괴로워하였다. 그러면서도 마치 일부러 그러하듯, 그는 놀림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었다. 끊임없이 상처를 입으면서도 워낙 천성이 착하여 앙심을 품는 법이 없었다.
‘나쁜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착하기만 한 사람’으로 사는 사람도 거의 없죠. 사람을 상대하는 정해진 방법은 없을 거예요.
글 | 플라이북 에디터  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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