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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공허한 당신에게 건네는 책

조회수 2018. 6. 16. 10: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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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사연 100책
100사연 100책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과 사연.
그 사연에 맞는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열심히 사는데도 의미를 못 찾겠어요. 점점 인생이 시시하게 느껴지고요. 사는 게 공허할 때 읽을 만한 책이 뭐가 있을까요?"
- 20대 직장인 이 OO
삶이 공허하다는 고민을 보니 남 얘기 같지 않네요. 몇 년 전의 저 역시 삶이 공허하다고 생각했고, 그 텅 빈 공간에 무엇이든 채워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책을 읽어봤지만 책으로 그 공허함을 없앨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책을 통해 알게 된 게 하나 있었습니다. "공허함이 인생을 시시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거였어요.

때로 공허함은 삶을 멈춰 세웁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지금 이대로 괜찮아?"하고요.

공허함의 다른 이름은 '선택과 결정의 시간'이었던 겁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세상 어디에도 시시해도 괜찮은 인생은 없다"는 겁니다. 어떤 책에서도 "삶은 시시한 것이니 대충 살다 가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삶'은 하찮고 시시하며 '다른 삶'은 고귀하고, 가치 있다고 말하지도 않지요. 그런 말을 하는 건 신문과 뉴스와 세상뿐이에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진리라도 말하듯 "순응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해도 되는 걸까요? 그들이 말하는 길로 가면 공허함을 느끼지 않게 될까요?
사는 게 공허하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 '레프 톨스토이'<이반 일리치의 죽음>입니다.
이야기는 이반 일리치라는 예심 판사의 죽음에서 시작됩니다.
그의 죽음을 대하는 가족, 친구, 직장의 동료, 경쟁자들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죠. 그들의 삶에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미치는 영향향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결론적으로 그들의 삶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무관하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불행이 아니고, 자신의 죽음이 아니기에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거죠.

이반 일리치가 특별히 선하게 살았다거나 악하게 살았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세상이 말하는 출세와 부유한 생활을 꿈꾸는 보통의 사람이었죠.

아내와 자식이 있고, 친구들과 사교가 있고, 즐겨하는 일이 있는 만족스러운 생활을 누리기 시작했을 때 이반 일리치는 죽음이 엄습했음을 깨닫습니다.

죽음이나 실패는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해왔던 그는 충격을 받죠.

사람들의 무심함, 자신에게만 들이닥친 것 같은 불행에 대한 억울함, 형식적인 진단과 치료를 거듭하는 무능한 의사들 "괜찮아질 거다" "나아질 거다"라는 거짓을 거듭하는 주위 사람들의 태도가 이반 일리치에게는 고통처럼 느껴집니다.
이반 일리치가 결혼을 감행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우선 프라스코비야 포도로브나 같은 여자를 아내로 얻는 것이 기분 좋았고, 동시에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한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맞서서 저항하고 싶었던 마음속의 희미한 유혹들이, 자신이 깜짝 놀라서 곧바로 떨쳐 버리고 말았던 이 은밀한 유혹들이 어쩌면 진짜였고, 나머지는 모두 잘못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반 일리치는 세상이 말하는 출세와 성공의 기준을 따라 삶을 꾸려왔습니다. 실제로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죠. 하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이 가까워지자 그 모든 것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던 삶이 아니었다는 생각에 공허함과 원망을 느꼈던 거죠.

공허함을 전혀 느끼지 않고 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언제나, 누구나 원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고, 그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죠. 중요한 건 공허함을 거부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겁니다.

공허와 마주함으로써 그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공허함은 때로 삶을 멈추게 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다시 나아가야 해요. 세상의 말이 아닌 자기 안의 이야기를 더 유심히 들어보세요. 공허함을 이겨내는 답을 분명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공기로는 배가 부르지 않는 것처럼, 세상이 말하는 삶은 우리의 삶이 될 수 없다는 것 잊지 마세요.
글 | 플라이북 에디터 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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