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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과거가 궁금할 때 읽으면 좋은 책

조회수 2018. 4. 5. 11: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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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런 책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토머스 엘리엇의 시 <황무지>를 여는 첫 문장입니다. 이 첫 문장만을 보고 ‘4월은 잔인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워 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궁금해지는 건 꽃이 피고, 대지가 깨어나는 봄을 왜 잔인하다고 했을까입니다. 당대 역사를 알면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역사적인 장소라고 하면 어디를 먼저 떠올리게 되나요? 궁궐이나 유명한 절, 유적지나 기념관을 떠올리기 쉬울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장소들에도 역사가 담겨 있고, 보고 배울 수 있는 게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공간은 역사의 아주 작은 부분,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 책은 보존되고 기억에 새겨진 역사적인 공간이 아닌 잊힌 역사, 민중의 삶과 닿아 있는 장소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조선의 500년 역사를 품고 있는 서울 곳곳에 남아 있는 표석을 다니며 그에 얽힌 사연과 역사를 풀어주는 거죠.


 일상적으로, 무심히 지나치던 장소가 낯설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있던 게 없어졌거나 없던 게 생겼다는 식의 큰 변화가 아니라 우연히 눈에 띈 표시나 문구 같은 사소한 단서만으로도요. 혹시 지금 지나치는 그 길도 역사 속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공간일 수 있으니 잠시 멈춰서 가만히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도시를 걷는 시간> 책정보

 ‘독립운동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 하면 누대가 흥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재를 털어 독립활동을 지원한 이들은 빈털터리가 되어 길에서 죽어갔고, 독립을 위해 전장을 누비고, 다양한 활동을 벌였던 이들은 비석 하나,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잊혔습니다.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이 책은 독립 운동에 모든 걸 바치고도 제대로 기억되거나 기록되지 못한 분들의 면면을 좇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교과서나 역사책에서 등장한 적 없는 생소한 인물들이 독립을 위해 벌였던 활동을 읽어나가다 보면 지금의 자유로운 세상이 거저 만들어진 게 아님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역사가 바로 잡히지 않았을 때 그 사회가 얼마나 기형적인 모습을 갖게 되는지 지금의 우리 사회를 보면 실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피 흘리며 죽어간 이름 없는 영웅들의 존재를 잊지 않는 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 아닐까요.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 책정보

 외부 세계와의 단절의 결과 조선은 연이은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특히 서양 문물의 더딘 수용은 혼란스러운 세계 정세에 휘둘림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조선이 서양 문물을 아예 받아들이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이 책은 조선 후기 중국을 통해 유입된 대표적인 서양 문물들의 유입 경로와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안경, 망원경, 유리거울, 자명종, 양금의 다섯 가지를 다루는데, 대부분이 실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문물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물조차 널리 활용되지 못한 게 조선의 실상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 책이 그 사연을 이야기 해줍니다.


 서양 문물 수용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순한 수용 거부나 뒤쳐짐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수용 거부의 이면에 숨어 있는 권력과 사회의 경직성이 변화와 발전의 가능성을 차단한 결과는 더 크고 참혹했음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조선에 온 서양 물건들>

 한국 사회에서 이념을 빼놓고는 정치를 논할 수 없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요. 듣기에도 쓰기에도 자극적인 ‘빨갱이’라는 낙인으로 희생된 무고하고 억울한 이름들은 누가 기억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지나가버린 과거가 아닌 지금의 우리가 책임져야 할 역사 입니다.


 이 책은 관광지로 익숙한 제주도의 슬픈 이면, 제주의 아픔을 담고 있습니다. 이념의 대결이라는 구도 아래 무참히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록 살아남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복하지 못한 상처를 품은 이들의 역사가 담겨 있는 책입니다.


 속이고 감춰온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는 일이 이제는 청산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수십 년 눈물 흘리며 아픔을 견뎌온 이들을 향한 최소한의 위로 아닐지.

<지슬> 책정보

 조선이 개국 후 한양을 도읍으로 삼은 뒤 서울은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수도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500년 넘는 시간 동안 한 나라의 중심으로 있었던 만큼 서울에는 궁궐과 기관, 터와 표석,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가 흐려지고, 퇴색하는 걸 막지는 못했죠.


 이 책은 일상의 공간이 되어버린 서울의 역사적인 의미를 재발견 하도록 이끄는 새로운 시선과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모르던 사실을 일깨우고, 알고 있던 정보에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보탬으로써 단순히 역사의 유물 혹은 문화 유산으로 보는 게 아니라 현재까지 이어지는 흐름으로 보게 돕습니다.


 동네 의원 용한 줄 모른다는 말이 뜻하는 바는 가까이 있는 것, 익숙한 것의 진가를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트렌드, 최신 유행이라는 측면에서 수백 년 전에 지어진 건축 유산들이 품은 의미와 가치는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렵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죠. 조금 더 알고 서울을 보면 그 감상이 지금과는 전혀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9 : 서울편> 책정보

어떤 역사도 과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모든 역사가 현재까지 이어져 미래에 영향을 줍니다. 그렇기에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하고, 평가와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 거죠.

긴 겨울을 이겨낸 후 첫 싹을 틔우는 새싹에게 봄은 힘겹고 고단한 시기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견딘 시간이 있기에 역사가 계속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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