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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좀비라니..충격과 공포의 조선 '워킹데드'

조회수 2019. 2. 1. 11: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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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킹덤> 시즌 1 리뷰 ★★★☆

[킹덤, 2019]

감독:김성훈

작가:김은희

출연: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김상호, 김성규, 전석호, 허준호, 김혜준, 진선규


줄거리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김성훈 감독, 김은희 작가 등 전작들의 행보를 통해 명성을 쌓은 두 창작자의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물 이란 점에서 <킹덤>은 전통적인 사극 장르에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한국을 넘어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로 발전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설정과 스토리 면에서 2018년 하반기에 개봉한 영화 <창궐>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두 작품은 확연하게 다르다. <창궐>이 궁궐 안에서 발생하는 재앙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수준이라면, <킹덤>은 조선이라는 국가 자체를 지옥으로 만들어 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영화와 드라마라는 매체적 특성에 따른 차이는 당연하지만, 사건에 접근하는 과정과 이를 다루는 묘사 방식에서도 큰 차이를 보여준다. <킹덤>은 궁에서 발생한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조선의 세자가 직접 비밀이 담긴 지역으로 내려가고, 그곳에서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는 기본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드라마의 주 배경은 궁궐과 문제의 장소 두가지로 나뉘는데, 그 사이를 오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음모와 대 재앙들이 극 중 볼거리이다.


<킹덤>은 이 두 개의 요소를 시청자에게 비중있게 전달한다. 어둡고 조용한 미로 같은 궁궐의 공간적 특징을 활용한 1화의 첫 오프닝이 <킹덤>의 이러한 특성을 잘 말해준다. 어둡고 붉은빛의 색감과 영상미를 활용해 긴장감을 조성하다, 좀비 특유의 신음소리로 청각을 자극시킨 뒤, 결정적인 타이밍에 좀비의 본성을 공개하는 과정은 꽤나 극적이어서 이 드라마가 디테일에 있어 얼마나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궁궐안에서의 살벌한 기운은 류승룡, 주지훈의 대립과 서늘한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표현돼 좀비 재앙과 정치적 음모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재앙이 시작되는 대목이다. 재앙이 시작되는 과정은 '전염'이라는 특징에 맞게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의원 환자들로부터 시작된 전염이 마을, 군, 도 단위로 퍼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김은희 작가는 이 과정을 여타의 좀비물에서 묘사된 단순한 전염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스토리텔링의 기반인 '반전' 방식으로 묘사해 충격 효과를 높여주었다.


영화에 따라 나오는 좀비들이 각자의 설정과 특징을 갖고 있듯이 <킹덤>의 좀비들도 이 작품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식욕 본능만 지니고 있는 차원을 넘어선 것들이다. <킹덤>은 이렇게 매회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좀비에 관한 상식을 넘어선 설정과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긴장감을 지속해서 유지한다. 압권은 바로 재앙이 발생하는 순간이다.


<킹덤>의 좀비들은 <새벽의 저주><28일후>속 좀비들처럼 날렵하고 뛰는 형태로 그려졌으며, 그들 보다 더욱 질긴 생명력까지 갖고있다. 총과 같은 강력한 살상무기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시대적 배경에서는 창과 칼, 화살등의 재래식 무기와 육탄전으로 좀비들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 이런 설정은 좀비가 가진 '접촉 전염'의 메카니즘적 특징을 극대화해 좀비들이 빠르게 확산되는 긴박감을 준다. 마치 한편의 지옥도를 보는듯한 이 장면들은 단순한 재앙 차원을 넘어선 아주 강렬한 몰입과 영화적 상징을 지니고 있다.


<킹덤>의 재앙이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예의와 신분 제도를 강조한 당시 유교적 시스템과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 야만의 본능 앞에서 무기력하게 파괴되는 순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좀비로 변한 부모가 자식을 잡아먹고, 자녀가 부모를 공격하고, 천한 신분으로 여겨진 계층이 양반 계층을 잡아먹는 대목은 풍자의 의미와 함께 나약한 인간성의 파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사극의 세계관이 붕괴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런 와중에도 양반의 체통을 지킨다며 무기를 들지 않고, 자기들끼리 도망가는 상류층의 모습과 배고픔 속에 인육까지 먹어야 하는 당시 서민계급의 처절한 일상을 대비시켜 강렬한 풍자를 보여주는 것 또한 놓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정치적 암투와 이창 일행이 마주하게 되는 캐릭터에 대한 묘사는 <왕좌의 게임>을 보는듯한 긴장감을 유발해 좀비보다 위험하고 사악한 인간의 본성과 탐욕을 조명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하지만 <킹덤>의 진짜 장점은 메시지를 지나치게 강조하기 보다는 주인공 왕세자 이창이 좀비 재앙을 통해 리더십을 키워나가고 진정한 왕의 길을 걷게되는 성장 스토리를 부각하며 좀비들의 예상치 못한 역습과 같은 장르적 요소에 집중한 설정에 있다. 그러한 흥미요인을 강조하기 위해 빠른 편집과 전개를 펼치는 김성훈 감독의 재치있는 연출력이 빛을 발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나치게 시즌 2를 의도한 듯한 이야기 구성탓에 설명이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는 점이다. 좀비 사태를 미리 알고 있는듯한 인물들과 재앙을 만든 원인의 개연성이 잘 다뤄지지 않아 반쪽짜리 드라마를 본듯한 느낌을 준다. 이 모든 것은 다음 시즌 제작이 확정되었기 때문일 수 있지만, 시즌제 드라마라 하더라도 시청자의 이해에 필요한 요소들은 해당 시즌에서는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논란이 되는 '일부' 배우들의 연기력은 시청자 각자의 성향상 호불호를 불러올 만한 부분이다. 어찌됐든 <킹덤> 시즌 1은 짧지만 부담 없이 빠르게 볼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몰입감과 장르의 특성에 걸맞는 재미를 전해주는 완성도 높은 드라마임은 틀림없다. 현재 해외 매체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 호평이 허투루 나온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세계 어디에도 보기드문 조선 좀비물이라는 특별한 시각적 비주얼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킹덤> 시즌 1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절찬리 상영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damovie2019@gmail.com


사진=넷플릭스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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