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극장은 이 영화 상영때 치킨 반입을 허하라!

조회수 2019. 1. 27.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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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리뷰 ★★★☆

[극한직업,2019]

감독:이병헌

출연:류승룡, 진선규, 이하늬, 이동희, 공명, 신하균, 오정세

줄거리

불철주야 달리고 구르지만 실적은 바닥, 급기야 해체 위기를 맞는 마약반!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팀의 맏형 고반장은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고 장형사, 마형사, 영호, 재훈까지 4명의 팀원들과 함께 잠복 수사에 나선다. 마약반은 24시간 감시를 위해 범죄조직의 아지트 앞 치킨집을 인수해 위장 창업을 하게 되고, 뜻밖의 절대미각을 지닌 마형사의 숨은 재능으로 치킨집은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수사는 뒷전, 치킨장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마약반에게 어느 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제작발표전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을 불러왔던 전설(?) 시나리오가 드디어 영화화되었다. 소재만 듣고도 웃음보를 터뜨리는 이 이야기가 <스물><바람 바람 바람>으로 코미디의 대가가 된 이병헌 감독에게 오게 되었다. 때문에 <극한직업>은 기대했던 대로 혹은 기대 이상의 '당연한' 웃음보를 시종일관 터뜨리는 코미디물의 전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메시지와 교훈은 안 찾아도 될 정도로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는 웃음 코드에 맞춰 그대로 즐기면 그만이다.


<극한직업>은 '한 명의 주인공'의 이야기가 아닌 '한 집단'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배우 류승룡의 말을 빌려 '협동조합 코미디'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핵심 캐릭터에서부터 조, 단역까지 웃겨주는 '한방'을 갖고 있다. 영화는 경찰 집단에서 '루저 취급'을 당하는 마약반 일원을 중심으로 그들이 마주하게 되는 과정과 사건 흐름 속에서 웃음과 유머를 만들어낸다.


어떻게든 자신들의 임무에 맞게 범인들을 소탕하려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은 뭘해도 안되는 존재들이다. 일개 조직을 소탕하려 침투하다가 죽을 위기에 여러 번 처하게 되고,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대량의 교통사고를 유발하기에 이른다. 야심 차게 잠복근무를 계획하지만, 너무 티를 내는 바람에 동네 주민들로부터 오해를 사 신고를 당하는 불운까지 겹친다. 직장에서의 위치마저 불안하고, 명예까지 잃어버린 이들이 이 모든 것을 회복하기 위해 자비를 들여 치킨집을 인수하는 과정은 나름 야심 차 보였다.


하지만 의도치 않은 24시간 잠복 수사가 대박 장사로 이어지게 되면서 영화는 수사물과 자영업의 애환을 담은 정체불명의 코미디를 만들어 낸다. <극한직업>은 이러한 아이러니의 연속성을 캐릭터들의 긴박한 상황에 대입시켜 지속적인 유머 코드를 완성한다. 범인을 감시해야 하고, 장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본연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기에 이른다. 최근 개봉한 <내안의 그놈>처럼 스크린속 주인공들이 난감해 하고, 고생해야 하는 상황들이 생길수록 이를 바라보는 제삼자인 관객들은 즐거워할 수 밖에 없다.


만약 이 이야기가 장사가 잘돼 대박 터트리는 걸로 끝났다면 그저 그런 팝콘 무비로 끝날 수 있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꼬여버린 이야기로 다시한 번 새로운 유머 적 상황을 만들어 낸다. 자신들의 일에 회의를 느끼며, 의도치 않게 생긴 부업에 집중하게 되지만, 가슴에는 정의로운 본능을 지닌 이들이기에 눈앞에 보인 범죄자들을 잡으려는 이들의 임무는 지속된다. 현실에서는 무시당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본 임무에 충실하려는 이들의 모습을 극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영화가 전 하려 한 본래의 메시지는 무난하게 전달되는 편이다.


상황을 통한 유머를 기반으로 툭툭 던지는 대사를 통해 전달되는 농담과 슬랩스틱, 사차원적인 본능을 지닌 캐릭터의 개성을 부각한 유머 코드들도 잔잔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병헌 감독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잠깐의 상황마저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어찌 보면 그런 상황이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모든 캐릭터에 역할을 분담시킨 치밀한 설정으로 인해 그러한 문제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캐릭터에 대한 개성은 짧은 분량이지만 강한 존재감을 보인 악역들에게까지 이어진다.


극 중 등장하는 맛있는 치킨처럼 웃음의 양념이 너무나 '맛'난 영화였지만, 지나치게 맛있는 탓에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모두가 한 팀같은 코미디지만, 캐릭터들 전체가 확고한 개성에 웃음에 특화된 존재들이란 점에서 중심점과 같은 정상적인 인물이 없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류승룡이 그러한 역할이지만 그마저도 이 영화의 개그 캐릭터의 일부에 불과하다. 아무리 캐릭터의 강점으로 웃기려는 코미디라 해도 중심점이 되는 인물이 있어야 주변의 개성 강한 코믹 캐릭터들도 더욱 돋보이는 편이다. 화수분 같은 웃음 요소를 만들어 내도 그 강도도 다르기 마련인데, <극한직업>은 그러한 웃음의 강도가 너무나 일정하게 느껴진다. 웃기는 요소가 너무 많아 딱 집어 어느 부분이 가장 웃기다고 말하기 어려운 건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병헌 감독 특유의 재치 넘치는 연출력과 유머 요소가 잘 섞인 코미디물로 영화 상영 때나 상영 후 치킨을 절로 불러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담겨 있다. 관람때만이라도 치킨 반입을 허용해 줬으면 하는 말도 안되는 바램(?) 까지 느껴질 정도로 보는 내내 영화 속 맛있는 치킨 맛을 궁금하게 만드는 군침 도는 요소들도 있다.


<극한직업>은 현재 절찬리 상영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극한직업> 2차 예고편

damovie2019@gmail.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어바웃필름/영화사 해그림,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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