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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스타가 전성기에 번아웃이 오자 결국 선택한 일탈

조회수 2021. 4. 19.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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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의 주연 '하니' 안희연을 만나다

우리에게는 아이돌 그룹 EXID의 멤버 하니로 잘 알려진 배우 안희연. 그녀가 인생 최초의 연기 데뷔작으로 알려진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를 대중 앞에 내놓게 되었다. 

정상의 아이돌 위치에서 갑작스럽게 배우 활동으로 전향한 사연과 

인간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번아웃 그리고 일탈 이야기 

첫 연기 데뷔와 영화 관련 비하인드를 직접 듣게 되었다. 

-영화 잘 봤다. 흥미롭게도 영화 출연 제안을 SNS DM을 통해 받았다고 들었다.(웃음) 감독님이 배우님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그걸 감독님이 인터뷰에서도 잘 말씀 안 하시더라. 나도 궁금해서 직접 만났을 때 '연기 경험도 없는 저를 왜 캐스팅했나요?'라고 물었다. 그때 감독님이 하신 말씀이 '내 평소 걸음걸이 때문이었다'라고 한다. (웃음) 그 걸음걸이를 보고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는데… 아무래도 막 생각해서 말씀하신 것 같다.



-지금의 드라마 촬영 이전에 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예전부터 연기 트레이닝을 받았었나?


연기 레슨을 받았다. 2017년 아이돌 활동 막바지 때 했고, 기간은 1년 정도였다. 연기에 대해 상상만 했을 뿐인데, 연기자의 길을 가야겠다는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그런데 연기 레슨을 받으면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할까? 세상, 스타일, 인간관계를 이해하고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나름 재미를 갖게 되었다. 

-<어른들은 몰라요>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느낀 감정은?


읽자마자 바로 거절했다. 부담스러워서 한 거절은 아니었다. 그때 당시 소속 회사가 없어서 혼자 출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무리가 있었다. 게다가 솔직히 영화가 쌨다. 그리고 당시 해외여행을 하고 있어서 한국에 언제 올지도 몰랐다. 그래서 아직 상황을 알 수 없기에 죄송하다며 거절했다.



-여행 도중에 제안을 받았다고? 게다가 거절까지 했는데 어떻게 하기로 한 것인가?


분명 거절했는데, 감독님이 한국에 언제 오냐 돌아오면 만나보자라는 식으로 집요하게 묻는 거였다. 마침 일본 콘서트 때문에 준비할 것도 있고 해서 한국에 오게 되었고, 그때 이환 감독님을 만났다.


그러고 나서 시나리오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다 여러 재미있는 대화를 하게 되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감독님의 전작 <박화영>을 보지 못했는데, 감독님을 만나기 전 <박화영>을 보고 우려된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솔직하게 이해가 가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 묻고 토론하다 결국에는 이 사람을 믿고 가면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그때 번아웃이 온 상태여서 앞으로의 미래 계획도 없는 상태였는데, 이런 제안이 오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일단 하자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결국에는 감독님의 결정 때문에 했다고 할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동기가 되었고, 다음날 바로 <어른들은 몰라요>의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다. 

-배우들도 워크숍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나?


나 같은 경우 연기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 그래서 감독님이 연기의 기초를 가르쳐주는 시간이었는데, 여러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다. 한 번은 나를 방의 끝에 세워두고 그냥 '악!' 소리를 지르라 한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본인이 막을 테니 뚫고 지나가라는 훈련을 시켰다.


이게 다 영화 속 내가 연기하는 주영이라는 캐릭터가 갑자기 길가에 뛰쳐나와 욕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에 대한 연습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게 어색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울분과 화가 표현되었다. 그러다 보니 감정이 올라와 서럽게 울고 화내며 연기하게 되었다.


완전히 스파르타식 속성 연기 과외였는데, 사실 현장에 있으면 너무나 황당하고 웃길 수밖에 없었다. 워크숍을 한 건물이 치킨 프랜차이즈인 돈돈치킨 사무실에서 했는데, 감정연기를 할 때마다 치킨 포스터가 보여서 너무 웃겼고, 감독님이 오토바이 장면을 연습한다면서 바퀴 달린 의자를 오토바이라 생각하며 끌고 오시니 너무 웃겼다. (웃음)


그래도 그런 일탈감을 느끼게 해 준 자유로운 환경 덕분에 다양한 감정을 표출할 수 있었고 욕설 연기도 두렵지 않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는 상황만 주고 즉흥적으로 연기할 수 있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극 중 주차장에서 상대배우와 말로 욕하며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전부 다 상대방과 함께 즉흥적으로 욕하고 싸우다 만든 장면이었다. 그 즉흥 과정을 영화 시나리오로 사용했다는 게 참 신기했다.



-그러고 보니 욕대사가 입에 잘 붙는 것 같다.


맞다.(웃음) 나중에 후시로 대사를 넣으려 했는데, 내가 그 정도로 욕을 했나 싶을 정도였다. 사실 내가 아이돌 활동을 할 때부터 욕이 금지되어서 욕이 입에 맞지가 않았다. 그때마다 동료들이 도와줬는데, 극 중 은정역으로 출연한 동료가 욕 연기를 찰지게 잘하더라. 나중에 촬영하면서 친해지니 그 배우가 나에게


"희연아 이 욕할 때는 강세가 들어가야 돼"


라고 배웠을 정도였다.(웃음)

-<어른들은 몰라요> 촬영 이후 다가온 감정은?


우선 참 좋았다. 연기라는 행위가 좋은지 이때까지 잘 몰랐다. 그래서 환경의 스펙트럼에 나를 놓게 되었다. 이후 정반대에 있었던 웹드라마 <엑스엑스>를 찍을 수 있었다. 그게 참 좋았다. 그러면서 내가 참 연기를 좋아하게 되었구나 라는 걸 알았다.



-여행을 가게 된 배경에 대해 알고 싶다.


아마 그때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무조건 달려왔던 것 같다. 그런 시간을 갖기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아웃이 왔을 때 일단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나서 편도를 끊고 무작정 해외에 나갔다. 도착 후 혼자 카페에 앉아 있었는데, 그게 참 놀라웠다. 


원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나태하다 생각하며 매우 유해하다 여기는 사림이었다. 그런 내가 카페에서 무려 30분간 앉아있던 것이었다. 그래서 해외여행은 내 템포를 조금씩 낮추는 연습이었다. 그렇게 2주 동안 해외에서만 지내니까 집에 가기도 싫더라. (웃음) 그전까지 행복에 대해 몰랐는데, 이렇게 여유 있게 시간 보내니 무서운 것도 사라졌고, 행복해지는데 너무 많은 게 필요 없구나를 알게 되었다.


-첫 영화 데뷔작이 부산국제영화제에 걸리고 상도 받아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관객들 반응 중 인상 깊었던 것은?


가요 음반 리뷰는 어디서 봐야 하는지 잘 안다. 그런데 영화는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감독님, 제작사를 통해서 봤는데 나와 유미에 대한 평가가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보고 너무 부끄러웠다.(웃음) 감독님과 유미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 힘든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두 사람에게 너무 감사했다. 나는 이 영화가 참 용감한 영화이자 필요한 문제작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문제작이라고 하는데, 그 필요한 문제작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아서 반갑다.



-<어른들은 몰라요>를 볼 관객들을 위해 관람 포인트를 전하자면?


<어른들은 몰라요>는 친절한 영화가 아니며, 좀 어려운 구석이 있는 작품이다. 나도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이해가 가지 않았다.(웃음) 그러한 궁금함과 답답함이 이 영화에 대한 좋은 질문들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왕이면 관객들이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를 잘 봐주고 그다음 나오는 음악을 잘 들어줬으면 한다. 영화가 지닌 먹먹한 감정들을 전해줄 텐데 그러한 감정이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전해줄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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