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유명배우가 미국까지 와서 호텔이 아닌 에어비앤비로 지낸 사연

조회수 2021. 3. 8. 23: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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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미나리> 주연배우 한예리

이미 연기력으로 국내 최고의 배우였지만…<미나리>는 다시 한 번 한예리가 왜 최고의 연기파 배우인지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첫 해외 진출작이었고, 영어 대사도 많지 않았지만, 순수 연기력만으로 해외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내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인상 깊은 연기력을 보여줬기에 영화와 관련한 비하인드와 여러 연기에 대한 뒷이야기가 많이 궁금했다. 어쩌면 혹시나…

아카데미에 기적을 쓸지도 모를 그녀와 짧지만 인상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미나리>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데, 당연히 소감이 궁금하다.


영화가 잘되고 있어서 기분이 좋을 따름이다. 내가 노미네이트 되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웃음) 이만큼 사랑을 받고 많은 이들이 모니카를 좋아하고 응원해 주셔서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어떻게 캐스팅되었고 출연을 결정했는지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우선 나에게 시나리오 번역본이 도착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담으려 하는 걸까 궁금해서 직접 감독님을 만나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감독님, 나의 유년시절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보니 감독님이 사람으로서 너무 좋았고, 이분과 함께한다면 모니카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나리> 이후 해외에서 큰 성과를 거두면서 할리우드에서도 관심이 있을 것 같은데? 구체적인 러브콜이나 관련한 향후 행보는 없는가?


(웃음)글쎄, 아직까지 없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지금은 모든 일어나는 <미나리>와 관련된 일에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해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미나리>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작품이 될 거라는 걸 어느 정도 예상했나?


그런 예상을 했다면, 러닝 개런티 계약을 먼저 했을 것이다.(웃음) 전혀 예상 못했다. <미나리>가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는 이민자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한 번씩 느끼고 있는 보편적 이야기를 담았기 대문이라고 본다. 힘든 순간이지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순간을 잘 다뤄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한다.


누구 하나 나쁘거나 이기적인 캐릭터도 우리 영화에 없다. 감정을 강요하는 장면도 없고 그런 느낌도 없고 좀 더 담담하게 이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 같아서 많은 분들이 우리 영화를 아름답게 봐주신 것 같다. 아까도 말했지만, 사실 나는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감독님에게 더 매료가 되어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미나리>는 배우 한예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작품일까?


나에게는 다시 못 올지 모를 좋은 추억과 사랑을 전해준 영화라 본다. 개인적으로 작업하는 내내 충만한 느낌을 받았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서 좋았다. '이런 좋은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미나리>는 나에게 있어 참 각별하다.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많지만 뒤돌아 봤을 때 <미나리>는 나에게 있어 큰 전환점이 될 작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극 중 고춧가루, 멸치를 보고 정말 반가운 듯 울면서 좋아하는 모습이 연기가 아니라 진짜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실제로 느낀 장면이었는지 궁금하며 관련 장면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알고 싶다.


그 장면을 찍을 때 나는 많은 감정을 섞어놓은 상태였다. 고춧가루, 멸치를 받았을 때 너무 감사했고, '엄마가 이것을 어떻게 사 왔을지 그 감정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극 중 엄마인 순자에게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미안한 감정이 느껴져 속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도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 심플한 감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한국에서 미국에 온지도 얼마 되지 않을 때 촬영한 거라 영화 속 장면처럼 고국이 너무 그리운 정도는 아니었다.(웃음) 오히려 촬영일정도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끝나서 '더 잘했을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움이 컸다.



-그러고 보니 주제가상 예비후보이다. 엔딩 크레딧에 음악을 넣게 된 사연과 이유가 궁금하다.


엔딩 크레딧에 음악을 넣은 것은 음악감독님의 의견이었고, 그 곡을 내가 불렀으면 하는 의견이 감독님에게 잘 와 닿았던 것 같다. 사실 이렇게 노미네이트 될 줄은 몰랐다.(웃음) 곡이 아름다웠고, 모니카의 심경이 잘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다. 아름답게 나온 것 같아서 참 좋았다.


-아역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다. <미나리> 팀으로 불릴 만큼 좋은 팀워크를 영화에서도 잘 봤다. 아역배우들은 실제로 어땠나?


아역배우들이 너무 잘했다. 그 아이들이 갖고 있는 에너지와 좋은 장점들을 잘 활용해서 빠른 시간 안에 촬영하고 편집을 씬별로 잘 나눠서 아이들의 얼굴과 모습이 잘 나온 것 같다. 아이들은 늘 신나 있었고 늘 짓궂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참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바퀴 달린 집은 생각보다 좋았다.



-작년 한 해 많은 상을 받으며 여러 미국 영화제에 참석한 소감은 어땠나? 혹시나 <기생충> 팀의 조언을 받은 게 있는지?


오스카 레이스가 실제로 많이 힘들다고 한다. 샤론 최, 봉준호 감독님에게 직접 들었는데 정말 힘들다고 하시더라. 그 일정을 우리 팀이 화상으로 진행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육체적으로 힘든 레이스이며 코로나로 위험한 상태이기에 되도록 노출되지 않게 일정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래서 아쉬운 것으로 상을 받을 때 소리 지르고 축하하는 것을 못해서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고 보면 처음 이 영화가 공개된 작년 선댄스 영화제 당시에 그런 뜨거운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나마 차분하게 보내고 있는 이 시간도 참 좋다.

-극 중 이상적인 남편과 달리 현실적이고 가족의 안위를 우선적으로 생각한 아내 모니카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동등한 관계의 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좋았다. 모니카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고, 극 중 남편 제이콥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배우님의 생각도 궁금하다.


맨 처음 모니카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한 건 '왜 그녀는 제이콥과 함께 생활하는 것일까?'였다. 한편으로는 '가족의 가난을 막을 수 없는 것일까?'였다. 그런 가족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고민이 모니카의 모습이라고 봤다.


그러한 생각이 가족을 든든하게 유지시키는 힘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가족이 해산되지 않았고, 그녀 덕분에 지탱되고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모니카가 제이콥을 많이 사랑하고 있음을 느꼈다.


연애하는 시절이며, 아이들 아빠로 살아가는 동안 이 사람이 많이 힘들고 지키고 있어도 뭔가는 지속해서 아버지로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라고 봤다. 그렇기에 모니카는 제이콥과 헤어지지 않을 것이라 봤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다.



-촬영 기간 동안 윤여정 선생님과 같은 방을 쓰시고 실제 가족처럼 생활했다고 들었다.


맞다. 그래도 방은 따로 썼다.(웃음) 그럼에도 우리는 호텔에서 처럼 오랫동안 방안에 있는 것보다는 되도록 함께 모여서 지내기로 했다. 선생님께서 에어비앤비로 가서 다 같이 모여 지내자고 의견을 주셔서 배우들 모두 함께 지냈다.


빨래도 함께하고, 요리도 같이 하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중에 우리가 같이 모여있는 숙소가 아지트가 되었고, 함께 작업할 내용에 대해 함께 나눌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 공감이 있었기에 영화에 접근할 수가 있었다.


힘들었던 것은 당시 촬영장의 날씨가 숨 막힐 정도로 더워서 체력적으로 어려웠다는 점이다. 자동차 신을 찍을 때 그 열기가 너무 강해서 엄청나게 고생한 기억이 났다.

-극 중 자녀에게 아빠가 해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제이콥 모습이 인상적이다. 혹시나 배우님이 나중에 자녀나 후손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에 남았으면 하는지?


이거는 거의 70이 되어야 받는 질문 아닐까? (웃음)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아직 아이도 생각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내 성장이 들어가 있고 내 어린 시절부터 앞으로 영화를 찍는다면 자연스럽게 나이 든 모습이 보일 테니 천천히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이렇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미나리>는 어떤 영화라고 한마디로 정의하고 싶으신가요?


<미나리>는 아름다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처음 봤을 때도 몰랐지만,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결과물을 보고서 내가 이 영화를 이래서 아름다운 영화라고 생각했구나 깨달았다. 많은 분들도 그렇게 느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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