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더무비

은하(전도연)가 모텔 진상 손님에게 폭행당한 이후 병원에 누워있는 장면.

연기에 너무 몰입한 탓인지 당시 전도연은 극 중 부상당해 기절한 은하처럼 실제로 잠이 와 컷소리가 날 때까지 수면 상태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대부분의 배우가 경험하는 대목이라고 한다. 황정민도 과거 다쳐서 병원에 누워있는 장면을 찍을때 이상하게 잠이 와 촬영 도중 진짜 잠이 들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연기에 너무 몰입했고 피곤함까지 더해져 눕기만 해도 잠이 온 것으로 보인다. 

석중(황정민)이 병원에 누워있는 은하를 간호하다 그녀가 깨어나자, 지켜주겠다며 무릎을 꿇고 청혼을 하는 장면.

-사실 황정민은 지금 결혼한 아내에게 프러포즈 한 적이 없어서 전도연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을 찍을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마치 진짜로 전도연에게 프러포즈한 것 같아서 묘한 기분으로 이 장면을 연기했었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전도연은 이때 황정민의 프러포즈가 너무 좋았다며, 사랑하는 연기를 하게 되면 실제 상대 배우를 향한 애틋한 감정이 어느 정도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촬영 내내 매우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며 이 장면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결혼하기로 한 석중과 은하를 친구들이 축하하는 장면. 이때 은하가 친구들 앞에서 결혼 기념으로 부르는 노래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부르다 힘들었던 인생사를 떠올리며 오열한다.

-이 장면을 촬영할 때 전도연이 너무 감정을 잘 잡고 울었는데, 행복하다가 어느 순간 울게 되는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그녀의 연기를 지켜보던 감독, 스태프, 그리고 동료 배우들마저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고 한다. 현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마저 금세 공감하게 만드는 그녀의 놀라운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극 중 인물들이 술을 마시다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이기에 박진표 감독은 실제 음주상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배우들에게 실제로 음주를 할 것을 요구했다.

은하와 석중이 모텔에 오게 되고, 화장실에서 석중이 흰 나시티에 속옷만 입고 기분이 좋은지 혼자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이 장면은 촬영장에서 황정민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본 감독이 매우 재미있어서 추가한 장면이다.

-전도연은 영문도 모르고 촬영장에 놀러 오다가 한 스태프가

"곰 한 마리 보여드릴까요?"

라고 말해 이 장면을 화면을 통해 보다가 너무 놀라 엄청나게 웃었다고 한다.

이후 은하와 석중이 처음으로 사랑한 관계에서 갖게 되는 베드신 장면.

-감독은 두 사람이 과한 노출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두 배우의 베드신을 속옷만 입고 있는 선에서 촬영하려고 했다.

-이 장면이 담으려 한 것은 두 사람의 떨리고 설레는 마음이었다. 바로 슬픈 과거를 안고 있는 은하를 석중이 안아주려 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런 석중을 은하 역시 안아주게 된다.

-은하가 석중을 향해

"오빠 좀 풀어줄래?"

라며 브래지어 끈을 풀어달라는 대사는 감독이 스태프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넣은 것이다. 대사가 좀 유치하지만 두 사람의 설레는 감정을 잘 표현한 대목이어서 영화의 중요한 장면이었다.

-이후 두 사람이 키스를 하게 되는데, 석중이 키스가 미숙한 탓에 은하가 리드해 키스하는 장면을 그리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은하가 석중을 품고 안아주는 것으로 이 장면은 마무리가 된다. 덕분에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베드신이 탄생되었다.

4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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