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하지못한 박신혜의 분노를 끌어낸 이남자의 정체

조회수 2020. 12. 7. 14: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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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콜> 의 이충현 감독

넷플릭스의 인기 작품으로 등극한 영화 <콜>을 연출한 이충현 감독. 

최근 매체를 통해 이제 막 30살이 된 젊은 감독에 훈훈한 외모로 주목을 받았는데…특히 이 영화의 주인공 서연을 연기한 박신혜와 90년생 동갑이란 점이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계에서 이충현 감독은 외모와 나이보다는 오래전부터 여러 편의 완성도 높은 영화를 연출하며 차세대 천재감독으로 불리며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든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특히 2015년 내놓은 14분 짜리 단편영화 <몸 값>은 단편영화계의 레전드로 불린 작품으로 여러 단편영화제에 초청되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작품이다. 

안타까운것은 분명 대단한 영화인것은 맞는데, 현재 이 영화를 볼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그래서 이 영화는 영화제를 통해 작품을 확인한 극소수의 관객의 소문으로만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번 인터뷰를 통해 영화 <콜>을 연출한 소감, 비하인드와 이 전설의 영화 <몸 값>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직접 묻기로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과거 인터뷰 자료를 봤는데 <몸 값> 이후로 앞으로 여러번 곱씹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소감을 드러냈다. 결과물을 보니 목표했던 작품이 나온것 같은가?


맞다. <콜>은 한국의 장르 영화물에서 여성 캐릭터가 장르적으로 파괴감이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기존의 남성 캐릭터가 할 수 있었던 장르성을 깨면 관객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실거라 생각했다. 추후에도 <콜>이 여러번 곱씹어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보고난 일반 관객들의 소감이 '무섭다','강렬하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관객들의 이러한 반응을 어느정도 예상했나?


나는 그저 스릴러라는 장르물을 만들어야 겠다 생각하고 연출했다. 그런데 막상 반응을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무서워 하는 분들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사실 이 정도 반응은 예상하기는 했는데, 공포감까지 느낄줄은 전혀 몰랐다.(웃음) 특히 전종서 배우의 영숙이를 많이 언급하면서 무섭다고 하는데, 촬영 당시만 해도 그 장면이 그렇게 무서울줄은 전혀 몰랐다. 오히려 그런 예상치를 넘어선 반응인 만든 사람으로서 뿌듯할 따름이다. 

-원작인 푸에르토리코 영화 <더 콜러>를 리메이크 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일단 제작사에서 이 영화의 리메이크 판권을 사게되면서 관심을 가졌다. 추후에 이 영화가 국내 개봉도 하고 시나리오를 보게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에 매력을 느꼈는데, 이유는 기존 타임슬립물이라면 두 인물이 합심해서 사건을 해결하는데 비해 <더 콜러>는 오히려 반대방향으로 흘러가는 형식이다. 


시간대는 다르지만 같은 장소에 있는 인물들이 서로를 죽이는 방식이다 보니 서스펜서적인 힘이 느껴졌다. 시나리오를 보며 많이 치고나가며 기존 이야기를 뒤집는 이야기를 꾸며보자 생각했는데, 그때 내가 느꼈던 대로 영화를 만들어 보려고 했다.



-여성들이 주죽이 된 스릴러라는 점이 인상깊었다. 그점이 원작과의 차이점이 되기도 했다.


원작과 지금 영화의 공통점은 주인공이 여성이긴 하지만 조연으로 남성 캐릭터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원작에는 멜로도 있고 남성 캐릭터의 에피소드도 비중있게 등장한다. 그 부분은 우리 영화의 컨셉을 가져가는데 큰 방향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두 여자의 대결구도를 원작보다 더 뚜렷하게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래서 두 인물이 속한 집이라는 공간에 맞춰서 두 사람에 집중된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집안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 상처, 특히 엄마에 대한 상처를 집중적으로 전개해 모성애도 이야기해 보기로 했다. 나는 이 영화의 힘이 모성애에 있다고 봤다. 서영과 영숙에게 엄마라는 캐릭터에 대한 인식을 전해줘 그녀들이 무엇에 상처받고 의지하고 있었는지를 다루고자 했다. 그러다 보니 영화가 4인 여성의 이야기가 되었다.  

-영화의 주축인 박신혜, 전종서 배우들의 캐스팅 배경이 궁금하다.


우선 주인공 서연을 고려할때 여러가지 감정을 표현할수 있는 배우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배우중에서 이러한 감정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적합한 연기자가 누구일까 생각했는데 바로 박신혜 배우가 떠올랐다. 


박신혜 배우는 감정표현 자체가 탁월하며 스릴러에서는 지금의 영화에서 보여준 감정을 보여준 적이 없지만 어떤 드라마에서 본 연기를 보고는 충분히 잘할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 박신혜가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동시에 스릴러에도 잠재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캐스팅을 제안했다.


영숙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이기에 그러한 모습을 보여줄 배우가 필요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쓸 당시 <버닝>을 봤는데 큰 분량은 아니지만 비중 있는 존재감을 보여준 전종서 배우의 연기를 보고 너무 신비롭다는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 전종서 배우가 영숙을 맡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곧바로 시나리오를 주게 되었다.



-박신혜 배우의 극한 감정과 스릴러적인 면모를 발견한게 이 영화의 수확중 하나라고 본다. 배우를 이렇게 극한에 몰아넣고 감정을 불러오기가 쉽지 않았을것 같은데 어떻게 한것인가?


사실 서연 자체가 어려운 캐릭터다. 대결 구도에 있지만 과거와 현재라는 상황에 머물러 있고, 캐릭터 자체도 수동적이란점이 단점이 있다. 그점이 후반 서연이 어떻게든 영숙을 상대해야 하는데 있어서 당위성을 제공하기 어려울거라 봤다. 사실 나도 그떄까지만 해도 박신혜 배우의 다른 모습과 극한 감정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박신혜 배우가 이 부분에 있어서 자기의 의견을 주게되었는데, 본인이 극한 감정을 표출하겠다고 한것이다. 그런 의견이 영화의 후반부를 설계했던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오영숙 캐릭터의 탄생배경이 궁금하다. 원작에는 실체가 미미했던 미스터리한 캐릭터인데, 이 영화에서는 정체가 분명하고 살인귀와 같은 악역으로 그려졌다.


원작의 큰 차이라면 오영숙 캐릭터의 존재 유무다. 원작의 악역은 직접 등장하지 않고, 전화상으로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악역의 캐릭터를 극대화하고 최대화 하는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 될거라 생각했다. 


이 영화의 컨셉은 공포감인데 그렇다면 영숙의 캐릭터를 극대화해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히 사이코패스로 그리는건 캐릭터를 소모시킬 여지가 있다고 봤으며, 대신 그녀의 폭주성과 입체성을 극대화 해보자 생각했다. 


그 부분을 채워준게 바로 전종서 배우였다.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면서 어느정도 슬픈 부분을 채우는 것이 전종서 배우가 갖고있는 매력이다. 나보다 영숙에 대해 잘알고 있고, 나보다 더 뛰어난 해석력을 보여주어서 지금의 영숙이 탄생되었다고 본다. 

-나를 놀라게 한 두 배우의 돌발 연기가 있다면?


극 중 영숙이가 어린 서연에게 뜨거운 물을 부우는 장면이 있다. 시나리오상에서 서연이가 미안하다며 비는 장면이었다. 박신혜 배우는 이 장면에서 단순히 표현에서 끝나지 않고 "죽여버리겠다"라고 욕하고, 빌기도 하고, 그 외 괴로워하는 다양한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했다. 


이 대목에서 다양한 복합적인 감정을 보여줘서 나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비닐하우스 장면 이후 서연이 오영숙의 전화를 기다리는 장면이었다. 사실 이 장면은 롱테이크로 촬영한 장면이었다. 기쁨과 환희 그리고 동시에 슬픔이 폭주하는 감정적인 장면인데, 이 감정을 너무 다양하게 표현해서 모니터를 보고 놀랐었다. 특히 모두가 놀랐다는 욕설도 안 할 거라 생각했는데,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보고 놀랐다. 그런 점에서 박신혜 배우가 뭔가 깨고 나간 것은 나도 희열을 느꼈다.

전종서 배우는 현장에서 테이크마다 전부 다른 연기를 펼쳤다. 진짜 어떤 연기를 할지 예상할 수 없는 배우였다. 감독으로서 모니터를 봐도 예상할 수 없는 연기들이 많았다. 서연과 영숙이 전화통화하다가 서연이 전화선을 끊으니까 막 욕을 하며 싱크대 앞에서 주먹질을 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은 계산이 되어 있지 않았다. 그것은 배우가 스스로 만들었고 돌발적으로 폭발하는 감정이어서, 나뿐만 아니라 스태프들 모두 놀랐고 촬영감독도 계산되지 않은 장면을 찍느라 놀랐다.



-사물이지만 집과 소품이 이 영화의 또다른 주인공 같다. 집 세트 촬영과 활용은 시간대 별로 어떻게 활용했나? 시대에 따른 영상미 구현에 대한 설정도 궁금하다.


맞다. 이 영화에 가장 공들인 부분이 바로 집이었다. 집이 또 하나의 주인공이고, 어떤 과거의 작용이 있어서 계속 바뀌는지를 보여준다. 집도 주인공이고 뭔가 생명이 있듯이 과거의 작용으로 인해서 변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이 영화가 집을 나타내는 최상의 표현이라 생각했다. 실제 촬영때는 집을 대형세트로 만들어 순간의 상황에 따라 집안의 분위기와 소품을 모두 바꾸는 형식으로 설정했다. 3개월간 미술팀이 이 현장을 여러번 바꾸느라 고생했다.

물론 순간적으로 변하는 장면에 있어서는 CG를 사용했다. 하지만 너무 화려하게 변하는 장면을 쓰게되면 작품의 밸런스를 무너뜨릴수 있기에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집이 변하는 장면을 생각하느라 오랫동안 고심했다. 여기에 촬영순서도 이야기처럼 순서대로 진행할 수 없어서 고민이 많았다. 과거장면을 몰아서 찍거나, 그다음 현재 장면을 몰아찍거나 했는데, 그 때문에 배우들이 감정을 이해하고 잡아야 해서 매우 힘들었을거라 본다.


그래서 그러한 감정의 밸런스를 잡는것에 대해서 배우들과 많이 의논했고, 두 배우가 서로 협력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서로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인데, 이 장면의 경우에는 상대배우가 연기를 잘할수 있도록 서로 대사를 쳐주기도 했다. 예를들어 박신혜 배우가 촬영하는 전화장면에서는 전종서 배우가 카메라 밖에서 대사를 리딩해 주었고, 전종서 배우 촬영날에는 박신혜 배우가 카메라 밖에서 대사를 리딩하며 서로가 감정을 잡아나갈수 있도록 도와줬다. 대개 이런 장면은 현장에서 감독, 연출팀이 리딩을 해주는데 배우들이 이렇게 직접 협동을 하니 좋은 장면이 나올수 있었다. 

-이제 <콜>을 벗어나서 감독님 개인에 대해 묻도록 하겠다. 이번 영화도 그렇고 전작인 단편 영화들을 보면 여성캐릭터와 배우들을 잘 활용하는 공통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보통 남성 감독이 여성 캐릭터의 섬세한 감성과 내면을 잘표현하는 방식에 많이들 흥미를 느끼기 마련이다.


가끔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웃음) 이상하게도 이전에 연출한 단편영화 캐릭터를 보면 이야기를 주로 이끌어 가는 캐릭터는 여성이었다. 그 중심에 있는 캐릭터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중심에는 여성이 있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내가 여동생이 둘에 어머니까지 하면 여자가 세명인 집에서 자랐다.(웃음) 아마도 그 점이 내가 여성 캐릭터에 거부감없이 다가가게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콜>을 보면서 나홍진 감독의 성향이 많이 느껴졌다.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 참고가 된 작품이 있다면?


나홍진 감독님을 참 좋아하고 존경한다. 감독님의 전작과 비교되는게 너무 부끄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감독님의 작품보다는 다른 영화들을 참고했었다. <겟아웃>, <맨 인 더 다크>, <23 아이덴티티> 같은 공포성향의 스릴러 영화를 참고했다. 제한된 공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큐브>도 참고가 되었다. 


-영화를 보면 나홍진 감독 못지않은 끈기와 집요함이 많이 느껴졌다. 평소에도 끈기와 집요함이 있다는 말을 듣는편인지?


끈기와 집요함은 예술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대중예술이나, 상업영화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다. 그래서 내 의견이 중요해도 고민하고 생각하는 편이다.



-감독님의 전작 <몸 값>이 매우 유명한데 온란인에서 볼 수 없어서 많은 이들이 그 영화를 어떻게 볼수 있냐고 묻는다. 최근 유튜브나 단편영화 전용 플랫폼도 있는데 이 영화를 온라인 상에서 공개할 방법은 없는지?


그러고 보니 참 오래된 영화이고, 5년전 작품이다. 일단 공개될 수 없는것은 이 영화의 권리를 갖고있는 배급사가 있다. 단편영화임에도 배급사가 있는데 대부분 단편영화제에서 공개되어서 아직도 여러행사에서 상영되고 있다고 한다. 


워낙 이 영화를 찾는분들도 많은데다, 나도 그렇고 배급사도 그렇고 현재 이 영화를 공개할수 있는 채널이 있다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되도록 늦지않은 시기에 <몸 값>을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추진했으면 좋겠다. 듣기로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단편영화를 위해서 거기까지 가서 보는건 아닌것 같고…(웃음) 꼭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좋은 장편 데뷔작이 나온만큼 다음 차기작이 기대된다. 혹시 힌트라도 알 수 있을까?


지금 말씀드릴수 있는 이야기는 장르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며 아마 <콜>과는 다른 작품이 될 것이라는 것만 이야기 드릴수 있다. 기존의 영화들과는 다른 포맷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되도록이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스릴러를 선보이려고 한다. 다음에는 그 영화로 인사드리겠다.  

우리 영화 볼래?: <콜>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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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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