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간 물한모금 안마시고 끝까지 본 올해 최고의 영화

조회수 2020. 11. 24. 14: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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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스릴러 영화 <런> 후기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쓸쓸해진 극장가…그럼에도 한줄기 희망을 전해준 여러 영화들이 있었던 2020년 이었다.


그리고 오늘 또 한편의 극장가에 희망을 전해줄 의외의 작품이 등장했으니…


이름하여 <런>이다. 

우리 영화 볼래?: <런> 메인 예고편

이 영화의 연출자는 2017년 영화 <서치>로 할리우드와 한국에서 모두 흥행에 성공해 큰 방향을 일으켰던 아니쉬 차간티 감독.

어머,이건 봐야돼!

그 점에서 이 영화 충분히 관심 가질 만한 작품이며 무조건 봐야 할 영화라고 감히 자신할 수 있는 작품이다. 기사 제목 그대로 90분의 상영시간 동안 물 한 모금 안 마실 정도로 엄청난 몰입감과 긴장감을 선사했다. 그래서 본기자 보고 나온 다음 너무 지쳤다고…


<런>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클로이(키에라 앨런)는 태어날 때부터 미숙아로 자라나 장애의 후유증을 안고있다. 이로인해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 그래서 클로이는 엄마 다이앤(사라 폴슨)과 단둘이서 외딴 집에 거주하며 재활치료와 홈스쿨링을 병행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클로이는 도시에서 장을 보고 온 엄마가 잠시 통화를 하러 나가자 식탁에 놓인 장바구니를 보게 되는데, 그곳에서 하나의 물건을 발견하게 된다. 그 물건으로 인해 클로이는 자신이 한 평생 믿었던 모든 일상을 의심하게 되고 그로 인해 흔들리게 되는데…


<런>의 묘미를 나름대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절대적 모녀관계의 배신과 역전

일반적으로 영화상에서 모녀관계와 같은 부모와 자신 관계는 절대로 깨지거나 배신하지 않는 관계다. 가족간의 갈등을 그린 영화가 있더라도 최소한의 선을 넘지않기 마련인데…

<런>은 초반부터 그선을 넘으려는 아찔한 시도를 선보인다.


미숙아였던 딸을 보며 슬퍼하고, 장애가 된 딸의 재활을 위해 성심성의껏 노력하는 다이앤의 초상을 보여주더니 이후 여러 단서들을 제공하며 엄마의 이러한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하게 한다. 

절대적 혈육관계라 생각한 모녀관계가 배신되는 순간이며, '설마 엄마가?'라고 생각한 관객마저 이 장면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이후 클로이가 다이앤의 이러한 이상한 행동을 의심하며 하나둘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20여년간 알던 엄마의 정체를 파악해 나가는 과정에 긴장감을 선사한다.


아나쉬 차간티 감독의 전작 <서치>에서 아빠가 실종된 딸의 숨겨진 비밀을 파악해 나가며 내가 몰랐던 딸의 진실을 알게된 것처럼 <런>은 그 추격자를 자녀로 수정해 내가 몰랐던 부모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으앙 충격!!

혈육이라는 믿음속에 무너지지 않으리라 생각된 가족의 신뢰가 무너질때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적지않은 충격과 심리적 긴장감을 마주하게 된다. 아나쉬 차간티는 이번 영화에서도 그러한 기본적 관계를 무너뜨리며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 긴장관계를 형성하는 재주를 선보인다. 아마도 이러한 '기본적 관계를 깨뜨리는' 공식은 <런> 이후 아나쉬 차간티 감독의 다음 작품에서도 그대로 통용될 것이라 생각된다.


2.장애를 지닌 주인공이 어떻게 이겨낼까?

예고편에도 등장했듯이 영화의 구도가 모녀간의 심리전에서 상처를 줄수있는 물리적 대결로 바뀌게 된다. 이때부터 영화는 휠체어에 의지해야하는 클로이가 어떻게 반격의 틀을 마련해 나갈지 궁금증을 더하게 한다. 



사지도 멀쩡한데다 심리적으로 어딘가 모르게 포악하고 사악한 다이앤을 통제하기에는 클로이의 장애는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클로이를 일방적인 약자로만 그리지 않는다. 이래뵈도 설정상 홈스쿨링을 철저히 해 여러 명문대학교 진학시험에도 응시할 정도로 체육을 제외한 여러 과목에 유능한 재능을 갖고있다. 심지어 기계구조에 대한 이해력도 높은 편인데…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쨌든 우리의 주인공 클로이는 다리를 움직이지 못한 상황에서도 나름의 잔꾀와 지혜로 다이앤이 쳐놓은 함정과 비밀을 하나씩 무너뜨리며 매번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나간다. 한마디로 여러개의 미션을 수행해 나가는 게임과 같은 과정이 진행되는데, 아나쉬 차간티는 이 과정도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마치 엄마가 금지했지만 어떻게든 저 방에 들어가겠다, 어떻게든 저 과자를 먹겠다는 식으로 잔꾀를 부리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할까? 참 일상적인 순간인데도 이를 히치콕식 서스펜서 공식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기가 막히다는 점이다. 그것이 <런>이 고품격 스릴러로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묘미에는 주인공의 활약상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촬영, 편집, 음향효과도 있다고 해야겠다.


*여기서 잠깐! 히치콕식 서스펜서 공식이란?

참고로 히치콕식 서스펜서 공식 및 구조는 위대한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직접 설명한 서스펜서에 대한 정의로 이해하면 되겠다. <런>의 방식이 바로 이와같았기 때문이다.


"서스펜서가 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네 사람이 포커를 치러 방에 들어갑니다. 갑자기 폭탄이 터져 네 사람 모두 뼈도 못 추리게 됩니다. 이럴 경우 관객은 단지 놀랄 뿐이죠. 그러나 나는 네 사람이 포커를 하러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한 남자가 포커판이 벌어지는 탁자 밑에 폭탄을 장치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네 사람은 의자에 앉아 포커를 하고, 시한폭탄의 초침은 폭발시간이 다 되어 갑니다. 이때 관객은 

"지금 사소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야. 조금 있으면 폭탄이 터질 거란 말이야!"


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 되죠. 폭탄이 터지기 직전 게임이 끝나고 일어서려는데, 그중 한 사람이 말하죠.

"차나 한잔 하지."
아우 진짜!!!!

바로 이 순간 관객의 조바심은 폭발 직전이 됩니다. 이 때 느끼는 감정이 서스펜서입니다."

3.<나홀로 집에>의 하우스 스릴러 버전?

영화의 전체적 배경중 집이 상당수를 차지해서 하우스 스릴러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밀폐된 공간에서 펼치는 대결이라고 봐야 옳겠다. 

감독의 전작 <써치>가 PC,스마트폰,CCTV 등 온라인 프로그램 상에서 그려진 독특한 화면기법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는데, 배경은 무한하지만 어찌보면 이야기 전체 시퀀스를 한정시켜 완성한 방식이다.

그와달리 <런>의 화면구성은 감독의 전작만큼 실험적이지는 않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장소를 집, 극장, 약국, 병원 등 되도록 밀폐된 건물로 한정시키고 있다. 이전의 성공한 방식을 조금 비튼형식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만큼 그에따른 집중도와 긴장감은 커질수 밖에 없다. 기지와 지혜를 발휘해 위협을 맞서려는 클로이의 노력이 전자서 언급한 재주를 통해 그려지게 되면서 매번 흥미로운 서스펜서가 완성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이앤의 악녀적 본성도 드러나기 마련인데…이 순간 영화는 그녀가 있는 집과 공간을 공포의 장소로 묘사된다. 클로이가 주도권을 잡을 때는 <나 홀로 집에>와 같은 방어 공간이자 <쇼생크 탈출>과 같은 탈출해야 할 장소로 그려진다. 하지만 다이앤이 등장하면서부터 이 공간들은 마녀의 성이 되어 마치 어떻게든 처 지하고 막아버리겠다는 형식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또하나 마치 보물찾기와 같은 공간이 되어 클로이가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 곳도 바로 이 공간이다. 엄마 다이앤이 딸에게로 부터 숨기고자 한 비밀이 이곳에 숨어있기에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또한 흥미롭다.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스릴러적 장르적 요인이 바로 <런>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또다른 요소가 된다.


4.올해 최고라 할 수있는 두 주인공의 미친 연기력

<런>은 사실상 두 주인공이 이끌어나가는 영화다. 그만큼 주연을 맡은 사라 폴슨과 키에라 앨런의 연기력이 중요한데, 이 둘의 연기가 너무 압도적이다 못해 그야말로 미쳤다는 표현밖에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우선 선배 사라 폴슨에 맞서 전혀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선보인 클로이를 연기한 키에라 앨런의 열연과 모습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잊히지 않는다. 장애와 같은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두 다리를 이끌며 하나둘씩 비밀을 풀어나가는 처절한 모스에서는 어떻게든 진실과 자유 앞에 다가서려는 한 인간의 의지를 잘 반영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서스펜서적 상황서 맥가이버 같은 재능과 기지를 발휘해 하나둘씩 위기를 모면해 나가는 아찔한 연기는 그야말로 어느 액션 히어로 못지않은 '멋짐'을 보여줘 향후 차기작을 통해 선보일 연기또한 기대하게 만든다. 

사라 폴슨은 그야말로 <미저리>의 캐시 베이츠 못지않은 압도적인 사이코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며 이 영화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높여주었다. 

넷플릭스에 방영중인 <래치드>에서도 한 긴장감 선사하셨듯이, <런>에서는 광기와 모성애를 오가는 무서운 엄마의 본성을 그려내 이 영화의 피해자인지 피의자인지 햇갈리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압권은 마지막 장면에 있다. 두 배우의 면모와 이 영화의 진정한 마지막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으로 아나쉬 차간티의 연출력과 두 배우의 미친 연기력이 만들어낸 최고의 장면이자 섬뜩한 여운을 선사하는 순간이다. 스릴러 영화팬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만족할 만한 명장면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한 평점은 아래 카카오프렌즈의 표정으로 대신한다. 

<런>에 대한 필더무비의 이모티콘 평!

어쩌면 코로나19로 인해 더이상 극장가에 시작을 보기힘든 상황에서 <런>의 존재는 그야말로 감사할 따름이다. 감독의 차기작과 두 배우의 앞으로의 행보역시 어떻게 그려질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런>은 절찬리 상영중이다.


P.S:<서치>에서 존 조의 아내로 등장했던 한국계 배우 사라 손이 이 영화의 중요한 조연 캐릭터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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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올스타엔터테인먼트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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