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걱정했는데..너무 잘만들어서 놀란 이 한국영화

조회수 2020. 7. 28. 01: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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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비2:정상회담> 리뷰

[강철비2:정상회담,2020]

감독:양우석

출연: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신정근, 류수영, 염정아


줄거리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위원장(유연석)과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간의 남북미 정상회담이 북한 원산에서 열린다. 북미 사이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발하는 북 호위총국장(곽도원)의 쿠데타가 발생하고, 납치된 세 정상은 북한 핵잠수함에 인질로 갇힌다. 그리고, 좁디 좁은 함장실 안, 예기치 못한 진정한 정상회담이 벌어지게 되는데…

기대보다 잘 만들었던 1편의 이력을 생각해 봤을 때 <강철비>의 후속편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대감은 컸었다. 하지만 2편의 내용이 1편과는 전혀 다른 평행 선상의 이야기이고, 배우들의 역할을 바꾼 형태로 정상회담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다소 불안감이 느껴졌다. 한국,북한,미국이라는 삼자 정상회담이라는 소재는 스케일적인 면에서의 부담감은 둘째 치더라도 현실에서도 민감한 상황인 만큼 이 과감한 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관건이었다. 이 민감한 소재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영화를 봤는데…생각보다 너무 재미있고 잘만든 이 영화의 완성도에 다시금 감탄을 하게 되었다. 양우석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한국 상업 영화의 재주꾼이자 탁월한 이야기꾼임을 여실히 보여주며 다음 차기작을 기대하게 했다.


<강철비>는 두 개의 흥미적 요소를 강조한다. 하나는 전자서 언급한 세 정상의 첨예한 정치적 대립이 전해주는 긴장감이며, 사건이 발생하는 배경을 잠수함으로 설정해 잠수함 밀리터리 영화가 지닌 특유의 재미다. <강철비2:정상회담>(이하:<강철비2>)의 시작은 우리 영화에서 감히 다루기 힘든 설정과 스케일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초반부터 과감함을 느끼게 한다. 

1편에 이어 북한 쿠데타가 이번에도 발생하지만, 그 배후에 주변국의 음모와 정치적 이해가 담겨 있음을 보여주며 단순한 남북의 문제가 아닌 주변 여러국이 참여한 첩보, 정치물임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영화의 특정상 이 장면을 화면에 담는다는게 쉽지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강철비2>가 다루는 이 첨예한 외교적 음모 과정은 나름 그럴듯하게 연출되었다. 외국인으로 설정된 배우들(물론 실제 외국 배우들이 참여)의 대사와 연기부터, 그들이 위치한 장소, 비밀 회담, 그리고 각국의 군대와 주요무기가 움직이는 장면까지 꽤 디테일하게 그려져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묘미는 사실상 극을 이끄는 정우성, 유연석, 앵거슨 맥페이든의 정상들의 만남 장면이다. 누가 봐도 현실 속 우리 대통령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정우성에서 부터, 북한의 김정은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유연석, 앵거슨 맥페이든의 모습은 한편의 풍자와 현실을 연상케 하는 아슬아슬한 재미와 긴장감을 전해준다. 초반 세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장면이 이 대목을 잘 말해주는데, 종전 협의를 먼저 주장하는 북한과 시간을 갖고 길게 협의하자고 주장하는 미국의 대립은 누가봐도 얼마전 있었던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둘을 주관하는 한국 대통령의 모습은 어떻게든 이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고자 하는 한국인의 심경을 대변한다. 

쿠데타가 발생하고 이들이 잠수함에 감금되는 과정에서부터 영화는 세 캐릭터의 특징과 인간적 면모를 본격적으로 드러낸다. 쇼맨십이 몸에 베어 밀폐된 잠수함 방에서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과 과장된 행동을 보여주는 미국 대통령의 모습과 이러한 대통령의 모습을 불편해 하며 까칠한 모습을 드러내는 북한 지도자, 이 상황도 중재하려는 남한 대통령의 모습이 예상치 못한 웃음보를 터뜨린다.


분명 심각한 상황이지만 이 위기 상황에서 나름의 지혜를 모으고 어떻게든 국난을 타개하려는 모습이 생존을 위해 합친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얼굴 비주얼이 너무 좋아(?) 다소 우려되었던 정우성, 유연석의 정상 연기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가운데, 영락없는 현실 속 트럼프를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친근하게 연기한 스코틀랜드 출신의 배우 앵거슨 맥페이든의 연기가 강렬한 인상과 재미를 전해준다. 


한편으로는 너무 심할 정도로 망가졌다는 점에서 세 정상의 첨예한 관계를 너무 풍자적으로만 다룬 것 아닌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이야기의 중심을 잡으며 남다른 활약을 펼치는 신정근의 활약이 이번 영화의 큰 축이 된다. 

<강철비2>는 이러한 세 지도자의 인간적 모습을 통해 다르지만 '평화적 해법'이라는 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국제 정치라는 거대한 신념에 놓인 개개인의 입장을 공감 있게 담아내려 한다. 풍자적 유머와 정상이라는 개념에 벗어난 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담긴 드라마가 의외의 재미를 가져다주는 가운데 중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영화는 '백두호'로 대변되는 잠수함 영화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틀게된다. 세 정상이 갇힌 잠수함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이용해 계획을 실행하려는 곽도원이 연기하는 호위총국장의 음모가 드러나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주변국의 움직임이 진행돼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게 된다.


잠수함 장면은 과거 한국영화 <유령>과 최근에 개봉했던 <헌터킬러>, <울프콜>의 요소를 연상시키며 시각적 비주얼과 긴장감 또한 이에 못지않게 수준급으로 완성되었다. 어뢰와 기만체를 타이밍에 맞춰 발사하는 장면부터 소나의 신호음을 통해 잠수함의 실체를 알아맞히는 과정이 세세하게 등장한다. 어찌 보면 비슷한 성향의 장르지만 영화의 만듬새가 다른 요소들이 합쳐져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영화였지만 양우석 감독은 이 다른 요소들을 세밀하면서도 디테일하게 완성하며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갖고 볼 수 잇는 상업영화를 완성했다.


긴장감이 돌수 밖에 없는 한반도의 현실과 이에 따른 주변국의 움직임과 첨예한 입장을 모두 다루면서 장르 영화가 추구하는 흥미, 카타르시스, 감동을 전해주었다는 점에서 <강철비2>는 무거운 소재를 매우 가볍고 친근한 영화로 풀어냈다. 어쩌면 <반도>의 배턴을 이어받아 다시 한 번 침체된 영화 시장을 구해줄 새로운 주자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며, 영화가 전하려 한 주제인 평화의 메시지가 현실에도 잘 전해질 수 있기를 한국인으로서 기원한다.


<강철비2:정상회담>은 7월 2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P.S: 북한말이 등장할때 마다 관객들을 위해 일일이 자막을 도입한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가 모범사례로 남을것 같다. 

우리 영화 볼래?: <강철비2: 정상회담>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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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 롯데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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