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후기..문제점 많지만 봐주고 싶은 영화,왜?

조회수 2020. 7. 1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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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도> 리뷰

[반도,2020]

감독:연상호

출연:강동원,이정현,이레,권해효,김민재,구교환,이예원,김도윤


줄거리

4년 전, 나라 전체를 휩쓸어버린 전대미문의 재난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던 ‘정석’(강동원). 바깥세상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반도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제안을 받는다. 제한 시간 내에 지정된 트럭을 확보해 반도를 빠져 나와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던 중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4년 전보다 더욱 거세진 대규모 좀비 무리가 정석 일행을 습격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폐허가 된 땅에서 살아남은 ‘민정’(이정현) 가족의 도움으로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하고 이들과 함께 반도를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기로 한다.

<반도>를 보려 한다면 전작 <부산행>과 비교는 피해야 한다. 아무래도 '형보다 못한 아우'는 없다라는 공식을 깨기란 쉽지 않고, 영화의 특징 자체가 달라졌기에 다른 관점에서 이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 <부산행>이 좀비 영화의 장르적 관점에서 신선하게 여겨졌던 것은, KTX라는 움직이는 밀폐된 공간이라는 특수성이 있었고 그 안에 펼쳐지는 인간군상과 생존 이야기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반도>는 이제 그 밀폐된 공간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오게 된 영화다. 그 점에서 봤을때 더 이야기를 진행하려 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아포칼립스 형태의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혹은 다른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영화거나…)


스포를 배제한 상태서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반도>는 <부산행>에 비해 장단점이 명확해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전작의 성공을 이어서 나간 후속작인 만큼 엄청난 물량이 투입되었고 그에 따른 시각효과와 볼거리는 충분히 보여주었다. 

문제는 좀비물, 아포칼립스 형태 장르 영화에 익숙한 관객의 시선에서 봤을 때 그 볼거리들이 너무 전형적인 클리셰(진부하거나 틀에 박힌 생각 따위)적인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멀게는 1981년 영화 <뉴욕 탈출>에서 부터 최근의 <매드맥스:분노의 도로>같은 요소에 <월드워 Z> 시리즈가 합친 격이기에 이런 영화의 형태를 봐온 관객이라면 지나칠 정도로 익숙한 장면들을 보게 될 것이다. 나쁘게 본다면 <반도>는 클리셰가 너무 많은 작품이며, 그 점이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가져다줄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영화는 전작 <부산행>과 같은 현실적 상황을 그린 영화라기 보다는 <레지던트 이블>이나 <뉴욕 탈출> 같은 현실에서 벗어난 아포칼립스 어드벤처 액션물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좋을듯싶다.


새로움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도 있지만 <반도>는 어느 정도 주어진 상황과 설정을 통해 이 대목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폐허가 된 도심, 널브러진 자동차들을 유유히 피해서 진행되는 아슬아슬한 카체이싱과 <부산행>에 등장한 좀비들이 낮과 밤에 따라 움직임이 틀리다는 점을 활용해 독특한 도심 카체이싱을 만든 점은 이 영화가 이뤄낸 성과다. 긴장감을 높이는 시각효과 기술과 촬영을 통해 한국영화서 보기드문 장시간의 추격전을 선보인 점은 이 영화가 <부산행>이 지녔던 속도감을 이어받으려 했음을 보여준다.


물론 대부분이 스튜디오 촬영과 CG 기술로 표현된 탓에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과장된 표현과 CG의 한계가 드러난 장면이 등장해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장면을 통해 이정현, 이레, 이예원과 같은 여성 배우와 아역 배우를 멋지게 활용한 점은 이 영화의 또다른 장점이다.


사실 <반도>의 또 다른 아쉬운 요소는 전작보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적다는 점이다. 전자서 언급한 KTX라는 밀폐된 공간이 지닌 긴장감과 그로인한 각 인간군상에 관한 상징성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그 공간을 벗어난 <반도>는 다양한 배경을 오가며 여러 인물의 이야기와 감정까지 표현하려 한다. 그 때문에 영화의 시점은 자주 분산되고 각 캐릭터들의 묘사 또한 한정적이다. 

세 여배우의 활약은 이 영화의 상징이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해줘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번 영화의 볼거리인 액션은 물론이며, 영화가 지닌 가족이라는 테마, 버려진 땅의 희망이라는 상징을 지녔다는 점에서 <반도>의 여성과 아이들은 전작의 마동석 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 때문에 영화는 <부산행>이 보여줬던 드라마의 힘이 전보다 강하게 느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대목은 신파적 요인으로도 볼 수도 있지만 이는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부산행>의 후반부도 신파라 비난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좀비 영화장르서 보기 힘든 따스한 정서를 완성했듯이 이 부분 또한 긍정적인 시각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여인이 지닌 상징성과 그들이 지닌 관계를 생각해 본다면 이들의 드라마는 보다 더 깊이 있게 다가올 것이다.

기대해 비해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반도>를 무작정 비난할 수 없는 것은(혹은 봐줄수 밖에 없는 이유) 이 영화가 지닌 상징과 이를 통해 완성된 정서 때문이다. 연상호 감독은 <반도>를 통해 현재의 코로나19를 연상시키는 세계의 위협과 '반도'라는 이 영화의 제목이 지닌 의미를 지금의 한반도가 처한 환경을 통해 그려내며 서글픈 우리의 현실을 의미 있게 담아낸다. 그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절망과 희망을 교차시킨 이야기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연상호 감독의 한결 의미있고 부드러워진 스토리텔링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의 한계적 면모도 함께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앞으로 여러 실사 프로젝트를 진행할 그가 보완해야 할 숙제다.


결론적으로 <반도>는 <부산행> 만큼은 아니지만 극장서 편하게 관람하고 보기에 충분한 요소를 지닌 작품으로 오랜만에 극장을 방문해 관람해도 무방한 작품이다. 이 영화로 인해 조금이라도 영화시장이 활기를 띠길 바라며…


<반도>는 7월 1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사진=NEW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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