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더무비

얼핏보면 평범한 영화포스터로 보이지만, 그 안에 비밀 메시지와 이미지를 담은 영화 포스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영화 역사상 가장 상징적이면서도 섬뜩한 느낌을 전해주는 <양들의 침묵> 포스터는 조디 포스터의 백색 얼굴을 배경으로 밝은색의 나방을 입에 위치 시켜 묘한 대조를 이루게 했다.

하지만 이 영화 포스터에 가장 섬뜩한 비밀은 전면에 담긴 이미지가 아니라 나방 뒤에 있는 해골 모양의 문양이다. 이 해골 문양을 확대하면, 일곱 명의 벌거벗은 여성이 해골의 모양을 이룬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이미지는 1950년 작품으로 스페인 출신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여성 모델을 모아놓고 몸으로 해골 모양을 만든 '달리 스컬(Dail Skull)'을 차용한 대목이다.

영화를 연출한 조너선 드미 감독이 작품속 연쇄 살인마인 버팔로 빌에 희생된 여성들을 달리의 작품속 이미지로 형상화해 표현하기 위해 이를 마케팅 팀에 의뢰했고, 곧바로 제작진이 이를 포스터에 차용했다.

심해의 백상어가 수영을 하는 여성에게 다가오는 <죠스> 영화 포스터의 이미지는 영화의 원작인 피터 벤치리의 1916년 원작 소설의 표지를 차용했다. 전체적인 형태로 봤을 때 비슷하지만, 디테일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있다. 

영화 포스터는 원작의 모습과 달리 무서운 백상어의 형상과 잔인성을 강조한 모습으로 바뀌었으며, 그 거리 또한 가까워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했다. 오프닝에 누드 상태로 수영하던 여성을 공격했던 것을 참고해 포스터 역시 누드로 수영하는 여성을 실루엣 이미지로 형상화해 공포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공포영화 마니아들에게 있어서 <그렘린>은 존경받는 고전 가족 공포물로 여겨지고 있지만, 흥미롭게도 <그렘린>은 포스터를 통해 또 다른 명작 가족 영화를 언급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조 단테가 스승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향한 존경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라 할까?

사건의 발단과도 같은 상자 속 기즈모를 들고 있는 주인공 빌리의 청바지 단추를 확대해서 보면 그 영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청바지 단추에 그려진 로고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세운 영화사 '앰블린 픽처스'의 로고인데, 더 자세히 본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E.T.>의 명장면인 날으는 자전거의 모습이 담겨있다. 

공포 영화의 전설적인 고전인 윌리엄 프리드킨의 1973년 영화 <엑소시스트>는 이 한장의 포스터만으로 절대악을 맞이하는 신부의 비장한 각오를 느끼게 한다. 

실제 영화서 충격적인 장면을 난립하던 것과 달리 영화의 포스터는 그 자체만으로도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 포스터를 만든 빌 골드가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1953년 작품 'The Empire of Lights'에 영감을 얻어 제작한 포스터라고 한다.

원본 그림을 본다면 밝은 하늘과 대비되는 지상의 가로등 모습만으로 강렬한 빛의 대조를 보여줘 <엑소시스트>의 포스터보다 더 음침하면서도 불안한 기운을 자아내게 한다.

에드가 라이트의 2017년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특별 포스터는 음악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역동적인 액션과 부드럽고 감각적인 음악의 조화 만으로도 엄청난 창의력을 보여준 이 작품은, 시종일관 음악을 들어야만 재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독특한 주인공의 개성만으로도 흥미를 높여준다.

특별 포스터는 <베이비 드라이버>가 총, 스피드, 그리고 음악의 장점이 모두 결합된 작품임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유심히 봐야 할 대목은 총이 발사된 연기와 자동차 타이어 트랙이 결합해 노래의 음파를 만들어낸 대목이다.

이 음파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고전 팝, 록 음악의 평균적인 음파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들이 어떤 성향을 지니고 있는지를 암시하고 있다. 음악 마니아라면 이 음파만 보더라도 단번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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