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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 명대사, 명장면이 애드립이였다고?

조회수 2019. 4. 22. 08: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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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영화속 애드립 장면들 1부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 속 명장면과 명 대사들은 좋은 시나리오와 연출에 의한 것들도 있지만, 명배우들의 즉흥적 아이디어와 행동으로 탄생된 것들도 많다. 우리가 치밀한 계획인 줄만 알았던 놀라운 애드립으로 탄생한 그 장면들을 한 번 알아보자.

1. <다크나이트> 조커의 박수 치는 장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서 배우들의 애드립을 최대한 자제시키는 연출자로 유명하다. 그런데 2008년 <다크나이트>에서 이례적으로 딱 한 번의 장면을 허용했다. 놀란 본인도 예상치 못했던 이 연기자의 센스에 감탄했던 것이다. 죽은 척 하고 조커 체포를 해낸 제임스 고든이 국장으로 승진하는 장면에서 유치장에 갇혀 있던 조커역의 히스 레저가 비아냥 섞인, 그러나 광기 어린 박수를 무표정한 얼굴로 치기 시작했다. 이 설정은 시나리오에 없었던 히스 레저의 캐릭터에 대한 몰입에서 나온 애드립이였다. 놀란은 이 것이 극 중 조커의 성격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장면이라 생각해 그대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2. <굿 윌 헌팅> 로빈 윌리엄스의 농담과 맷의 반응

마음을 닫은 천재 청년 윌(맷 데이먼)과 소통하기 위해 숀 맥과이어 교수(로빈 윌리엄스)는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중 숀이 죽은 아내에 대한 추억과 아내의 방귀 장난을 이야기하는데, 마치 일상 속 농담처럼 아무렇지 않듯이 이야기하는 로빈 윌리엄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일품이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로빈 윌리엄스의 애드립으로,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던 탓에 방심하고 있던 맷 데이먼은 그 자리에서 진짜 폭소를 하게 된다. 맷 데이먼 외에도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도 웃었는데, 극 중 맷의 모습을 담던 카메라가 흔들린 이유는 카메라맨도 웃었기 때문이다.

3. <콜미 바이 유어 네임> 티모시 샬라메의 마지막 모습

티모시 샬라메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마지막 장면에서 감정적으로 울다가 어느 순간 카메라를 바라보게 된다. 이 장면에 대해 샬라메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좋아하던 영화 <보이후드>에서 주인공이 2초 정도 카메라를 바라보는 장면을 오마주한 장면이었다고 말하며 감정 연기를 시도하던 중 <보이후드>의 장면을 떠올라 카메라를 바라봤다고 말했다.

4. <택시 드라이버> 전설로 남겨진 로버트 드니로의 애드립

<택시 드라이버>의 주인공 트래비스(로버트 드니로)가 거울을 보고 다음과 같은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나 말이야? 나한테 말하는 거야? 나한테 말하는 거야? 그러면 누구한테 말하고 있다는 거야, 나한테 하는 말이야? 여기엔 나밖에 없잖아. 너 지금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지 알아?"


극 중 트래비스의 피폐해진 내면이 자아 분열과 반 사회적 광기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원래 각본에는 거울을 보며 혼잣말을 하는 것으로 나와 있었고 대사는 없었다. 결국 로버트 드니로 스스로가 트래비스에 빙의하여 이 빈 여백을 애드립으로 채운 것이다. 메소드 연기의 달인인 드니로의 연기력이 빛나는 이 장면은 다음에 소개될 장면과 함께 영화사에 길이 남을 대표적인 명연기로 손꼽히고 있다.

5. 또 하나의 전설적 애드립 <양들의 침묵> 안소니 홉킨스의 소름돋는 대사

조디 포스터가 안소니 홉킨스와 호흡을 맞춘 이 영화는 약 2억 7천 3십만 불의 흥행과 그녀에게 제 64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인생작이다. <양들의 침묵>에서 그녀가 연기한 클라리스 스털링은 오늘날 대중에게 각인된 조디 포스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캐릭터로 남겨졌지만, 화려한 영광 이전에 그녀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매우 힘든 촬영 경험이었다고 한다.


한니발 렉터 역을 맡았던 안소니 홉킨스는 조디 포스터가 공포에 직면한 상황을 실감있게 연기할 수 있도록 각본에도 없는 소름끼치는 대사와 제스처를 즉흥적으로 추가했다. 놀랍게도 클라리스와 렉터 박사가 첫 대면하는 장면에서 "남자들 시선도 좀 받았겠어. 하지만 너는 차 뒷좌석에서 놈들이 널 더듬는 동안에 어떻게든 그 곳에서 빠져나올 궁리만 했겠지 그리고 마침내 FBI로 탈출"이라고 말하는 대사 전부가 애드립이였으며, "싯싯" 거리는 섬뜩한 소리와 행동은 각본에 없었던 장면이었다.


안소니 홉킨스는 촬영전 아역 스타 출신의 조디 포스터와 대화를 통해 그녀가 갖고있던 보이지 않는 자만심과 열등감이 뒤엉킨 심리를 간파하고, 이를 극 중 대사에 그대로 대입시켜 조디 포스터가 렉터에 대한 공포를 진짜로 느끼게 유도했다. 사실상 완전한 한니발 렉터가 된 홉킨슨의 연기에 조디 포스터는 실제로 두려움과 불쾌감을 느꼈고, 조너선 드미 감독에게 항의까지 하기에 이른다. 결국 드미 감독과 홉킨슨의 사과로 무마되었지만, 나중에 겁먹은 자신이 클라리스를 더 실감있게 표현하자 뒤늦게야 홉킨슨이 자신을 도우려 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6. <살인의 추억> 송강호의 유명한 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

<살인의 추억>의 후반부, 누구도 잊지 못할 강렬한 대사인 "밥은 먹고 다니냐?"는 명 배우 송강호의 애드립 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촬영 3일 전 송강호에게 "이 상황에서 박두만이 박현규에게 무슨 말을 할 거 같아?"라는 질문을 던져 송강호가 스스로 배역에 몰입해 판단하기를 유도했다. 그 때문에 송강호는 해당 테이크를 찍는 촬영 당일날까지 피를 말리는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사실 이 대사는 원래 각본속 대사에 있던 설정을 송강호가 순간적으로 재치있게 바꾼 것이다. 본래 대사는 "그런 짓을 하고도 밥이 넘어가냐?"였다. 촬영당시 배우들이 살수차에서 뿌려대는 비를 지속 맞으며 고생했지만 봉준호 감독이 계속 촬영작업을 이어나가자 이에 송강호가 악이 받힌듯 이 대사를 생각했다고 한다.


송강호는 한 GV 행사장에서 "만약 범인을 만나면 맨 처음 하고 싶은 말이었다" 라고 말했고,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의 말에 따르면 정말로 잡히지 않는 흉악범을 대하는 형사들의 마음을 잘 표현한 명대사였다며 송강호의 재치에 감탄했다고 한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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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MDB, 다음 영화 DB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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