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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막장 행각을 목격한 소녀들의 선택은?

조회수 2019. 4. 9. 18: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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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리뷰

[미성년, 2019]

감독: 김윤석

출연: 김혜준, 박세진, 염정아, 김소진, 김윤석


줄거리

같은 학교 2학년 주리(김혜준)와 윤아(박세진)가 학교 옥상에서 만났다. 최근 주리의 아빠 대원(김윤석)과 윤아의 엄마 미희(김소진) 사이에 벌어진 일을 알게 된 두 사람. 이 상황이 커지는 것을 막고 싶은 주리는 어떻게든 엄마 영주(염정아) 몰래 수습해보려 하지만 윤아는 어른들 일에는 관심 없다며 엮이지 않으려 한다. 그 때, 떨어진 주리의 핸드폰을 뺏어든 윤아는 영주의 전화를 받아 그 동안 감춰왔던 엄청난 비밀을 폭로해 버리고, 이를 본 주리는 멘붕에 빠지게 되는데…

배우 김윤석의 감독 연출이라는 것으로 제작 전부터 화제가 되었으나, 지금은 예상보다 잘 만든 결과물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고있는 작품이다. 평소 작품에서는 강인한 남성상으로 대표되는 캐릭터를 연기했던 모습과 달리 감독 데뷔작에서 이제 막 세상에 눈을 뜬 미성년 여고생들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이 다소 의외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가 이러한 설정을 기획 한 이유를 알게 된다. 십 대의 감성이 아닌 사회가 규정한 미성년의 시각에서 바라본 어른들의 미성숙함을 촌철살인적 시각으로 담아내기 위한 의도였다.


장르적으로는 <미성년>은 매우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다. 웃음을 강요하는 일반적인 코미디와 달리 난처하면서도, 수습 불가능한 상황의 연속으로 웃음만큼 씁쓸한 여운을 함께 전하는 블랙코미디를 지향하고 있다. 아침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불륜, 출생, 복잡한 설정과 머리 끄땡이를 잡아당기는 전형적인 충돌 장면까지 등장하지만, 영화는 절묘하게도 그 흔한 '막장 드라마'의 전형을 따라가지 않는다. 비슷한 성향의 작품에서 나오는 남성 캐릭터에게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설정도 배제한 채 오로지 이 영화를 구성하는 네 명의 여성 캐릭터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독특한 방식을 추구한다.


사태의 장본인인 아빠를 비롯한 극 중 남자 캐릭터들은 철저하게 무능한 인물로 묘사되는 가운데 네 명의 여성은 이 사태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 진정한 사랑이 찾아왔다고 믿는 미희,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고 분노하지만 평정심을 찾고 조용히 수습하려는 영주, 부모의 부정한 행동 때문에 서로를 미워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가까워지는 주리와 윤아, 영화는 이 네 캐릭터의 심리적 변화와 이들의 관계 변화를 통해 이야기의 긴장 관계를 능숙하게 끌고 간다. 어른들의 방황에 소녀들은 잠시나마 실망하고 어쩔 줄 몰라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고 나름의 방식으로 그들이 벌여놓은 사태를 수습하려 한다.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보다는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에서도 자신의 고결함만을 지키려는 캐릭터들의 모습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이러한 설정 속에서 가부장 사회의 붕괴와 여성중심으로 이전중인 사회의 변화, 영화속 소녀들로 대변되는 이상적인 인간관에 대한 이야기가 웃음과 함께 전해진다.


쉽지 않은 설정 속에서도 아이러니한 웃음으로 미성숙한 성인들의 본 모습을 적나나하게 표현한 감독 김윤석의 연출력이 빛난 가운데, 염정아, 김소진으로 대변되는 베테랑 배우들과 신인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불편할 수도 있었던 이 영화의 설정을 재미있고 긴장감 있는 이야기로 완성했다. 특히 영화 전체를 지휘하는 와중에도 스스로 망가진 가장의 연기를 불사하는 김윤석 감독이 그간 대중들에게 각인된 본인의 남성성을 스스로 비트는 모습은 이번 영화에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특별출연한 배우들이 유머러스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점도 좋았다.


성공적인 연출데뷔작을 내놓은 만큼 감독 김윤석의 또 다른 연출작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미성년>은 4월 1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우리 영화 볼래?: <미성년> 메인 예고편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사진=쇼박스,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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