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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난 객석에 있었는데..진짜 전쟁을 체험시켜준 신비한 영화

조회수 2020. 2. 10.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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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17> 리뷰

[1917,2019]

감독:샘 멘데스

출연:조지 맥케이,딘-찰스 채프먼,콜린 퍼스,베네딕트 컴버배치,마크 스트롱


줄거리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에게 하나의 미션이 주어졌다. 함정에 빠진 영국군 부대의 수장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것! 둘은 1600명의 아군과 '블레이크'의 형(리차드 매든)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사투를 이어가는데…


해외 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기생충>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고 있어 개봉전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작품이다. 갑작스러운 서구권 비평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기생충>을 경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지만, 공개된 <1917>은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생생한 전쟁 체험을 객석의 관객에게 체감시켜준 신비한 영화였다.


<1917>의 줄거리와 내러티브는 비교적 단순하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프랑스의 전쟁터를 배경으로 1,600명의 병사를 구할 공격 중지 명령을 하달받은 두 명의 병사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부대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 이 영화의 전부다. 얼핏 보면 과거 <배달의 기수>같은 군인용 선전 영화의 줄거리로 비춰질수 있는 작품이지만 <1917>은 단순한 내러티브안에 가려진 배경, 즉 영화라는 매체가 지니고 있는 시각적 가치를 최대치로 활용한 놀라운 작품으로 화면을 유심히 봐야 영화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


영화는 원 컨티뉴 샷(one continuous shot)이라는 독특한 특징을 앞세우고 있는데, 단 한 번의 원테이크로 두 병사가 목표지점까지 도착하는 과정을 실시간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형식의 실험을 한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48년 영화 <로프>를 비롯해 현재의 파운드 푸티지 형식의 영화들이 다르지만 비슷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거대한 스케일과 수많은 인물이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전쟁 영화에 대체 왜 이런 쉽지 않은 방식을 취한 것일까? 샘 멘데스는 이를 통해 무엇을 이 영화에 담으려 한 것일까?


<1917>은 영화가 시작된 첫 장면에서 이 의문에 해답을 제시한다. 꽃밭에 휴식을 취한 두 병사가 상관의 명령을 받고 이동하게 되는데 카메라는 오로지 이 두 병사를 화면 중앙에 담으며 초점을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그러면서 서서히 두 병사가 진지안으로 들어서자 병영내 풍경과 그 안에 있는 다양한 병사들의 모습이 배경을 통해 등장하게 된다. 오직 두 병사를 화면에 담아내면서 그들로 인해 펼쳐지는 새로운 화면과 배경을 선보여 그 안에 볼거리와 핵심적 메시지를 집약하려 한 것이 영화의 의도였던 셈이다.


관객은 이들의 뒷배경과 앞에서 보는 시선을 통해 전쟁터의 다양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데, 이는 현대 콘솔용 RPG 게임과 VR 소재 콘텐츠에서 활용되는 실시간적 화면 연출로 관객은 이를통해 게임 혹은 마치 전쟁터의 현장에 온듯한 체감적 흥미와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물론 이 영화가 전쟁을 흥미용으로 다루는데 집중한 작품이었다면, 지금의 열화와 같은 평가와 반응을 불러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전쟁은 군인들의 이야기'라는 말이 있듯이 <1917>은 전쟁터 현장의 최전방에 서있는 군인의 시선에서 전쟁을 정의하며 이를 관객이 공감하고 느끼게끔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 점에서 영화는 화면구현만으로도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 두 병사의 시선과 배경을 통해 참호내 군인들의 다양한 모습이 그려지는데, 두려움에 떨고 부상당하며, 전투의 순간을 기다리는 결여한 모습 등 주연부터 단역까지 모두가 동일한 연기를 하는듯한 인상을 가져다준다. 이후 이들이 참호를 벗어나 적진을 뚫고 천천히 목표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는 인적이 없는 철조망 지대의 살벌한 기운과 이곳에서 널브러지고 썩어가는 시신, 곳곳에 숨겨진 부비트랩과 같은 위험적 요소, 언제 어디서든 날아올 수 있는 적 저격수의 총알 등 각종 예측불허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1917>의 긴장감을 전해주는 특유의 요소는 바로 이러한 예측불허의 순간이며, 이것이 바로 전쟁이 가져다준 공포이자 재앙임을 이야기한다. <1917>은 이러한 정서를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하는데, 바로 이 영화가 추구한 화면설정이 완성한 주요 특징이다. 두 병사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전쟁터의 현장을 생생하게 잡아낸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총알과 폭탄이 빗발치는 순간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예측하지 못한 위험과 항상 죽음의 순간을 동반하며 360도 모든 방향을 경계해야 하는 병사의 긴장된 시선에서 <1917>은 전쟁의 비극을 포착한다.


샘 멘데스 감독은 이러한 전쟁의 위험한 풍경을 담으면서, 두 병사의 여정을 강렬하게 담아내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 이들은 여정 속에서 적은 물론이며, 같은 아군을 만나게 되고, 예상치 못한 위험의 연속을 만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숨어있는 민간인과 전쟁에 희생된 민간인의 시신을 접하는 비극적인 순간까지 맞이하기에 이른다. 결국 목표지점에 거의 도달했을 무렵에는 마치 이들이 신화속 혹은 판타지 세계를 모험한 인물들인 것처럼 그려내며 이 여정이 환상 혹은 현실을 벗어난 지옥도를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처럼 그려지며, 전쟁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여운을 남긴다.


시각적 흥미와 전장의 한복판에서 생과 사의 위험을 경험하는 군인의 시선을 통해 전쟁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시각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1917>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블랙 호크 다운>,<덩케르크>에 이은 현대의 전쟁 영화의 또 다른 모범 사례로 남겨질 명작인 동시에 <기생충>의 라이벌로 충분한 자격을 지녔다.


<1917>은 2월 1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사진=(주)스마일이엔티/CJ엔터테인먼트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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