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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시청률 기록한 미스터트롯에 '제2의 송가인'이 없는 이유

조회수 2020. 2. 2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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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조선 '미스터트롯' 7회 시청률이 28.1%를 기록했다. 종합편성채널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미스터트롯은 회를 거듭할수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그 화제성을 몸소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미스터트롯에는 프로그램을 이끌고 가는 1등 공신을 찾기가 어렵다. 그간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물론 시즌 1 미스트롯과도 사뭇 다른 흐름이다. '제2의 송가인'이 없음에도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미묘한 차이를 살펴보도록 하자.

TV 앞으로 모여든 중장년층

장윤정, 박현빈, 그리고 홍진영까지. 트로트는 젊은 가수들의 활약에도 특유의 '올드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여기에 가요 시장을 아이돌이 장악하면서, 트로트는 점점 더 주류 문화에서 멀어지고 만다. 미스트롯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비틀었다. 30대 이하의 여성들로 참가자들을 구성하며, 포지셔닝을 달리 한 것이다.


연령대가 낮아지니 공연에도 변화가 생겼다. 다채로운 디자인의 의상과 무대, 그리고 아이돌과 맞먹는 퍼포먼스는 그간의 트로트와는 차원이 달랐다. 4050세대에게는 생소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맷도 미스트롯의 '색다름'에 기여했다. 이렇게 미스트롯은 중장년층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서, 인기 프로그램 반열에 오르게 된다.

미스터트롯은 미스트롯의 바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다소 특이한 건 지원자의 연령과 신분이 전 시즌보다 더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10세 트로트 신동 홍잠언부터 유명 수학 강사 정승제, 그리고 다수의 전·현직 연예인들까지 미스터트롯을 찾았다. 이로 인해 미스터트롯은 더 폭넓은 시청자층을 형성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한다. 실제로 미스터트롯의 온라인 데이터 절반가량은 20대가 차지하고 있다. 

'제2의 송가인'은 어디에?

두 시즌은 모두 출연자들은 하나의 특성으로 묶는 세그먼트 전략을 취했다. 고등부, 대학부, 직장부 등 같은 연령이나 사회적 비슷한 지위가 비슷한 이들을 한 데 묶은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각 팀에서만 볼 수 있는 스토리가 형성되면서, 시청자의 각기 다른 선호도를 모두 공략할 수 있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차이는 참가자를 조명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먼저 미스트롯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사'를 제대로 담아냈다. 어머니를 보살피는 효녀부터 힘겨운 무명시절을 이겨낸 이야기까지. 참가자들 각자의 사연은 절박함과 고생으로 이뤄진 중장년층의 지난 인생과 그대로 상통했고, 더 큰 공감을 불러왔다.


이러한 사연을 토대로 미스트롯은 '송가인VS홍자'라는 경쟁 구도를 적절히 활용했다. 각자의 사연부터 가창력, 감성에도 모두 차별점을 두어 팬덤이 형성되도록 도왔다. 이러한 서사와 구도는 시청자들을 제대로 공략하면서 송가인이라는 트로트계의 신예를 만들어 낸다. 

반면 미스터트롯은 참가자들의 현재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전 시즌의 성공으로 지원자가 대거 몰리면서 최종 참가자들의 실력이 기존보다 상향 평준화되었다. 이들의 사연보다는 실력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이다. 이로 인해 참가자 각자의 매력이 극대화되면서, 몇 명에만 쏠렸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었다. 그 덕에 우승 후보도 여러 명으로 거론되어 '제2의 송가인'으로 콕 집어 부를 만한 인물이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1020세대까지 끌어모은 비결

미스터트롯은 수학 강사 정승제의 출연 소식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초반부터 1020세대를 끌어당긴 뒤에는, 트로트와 다른 음악 장르를 융합해 이들의 관심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중장년층에게만 통할 것 같았던 트렌디한 트로트의 모습이 1020세대의 취향까지 그대로 저격한 셈이다.


치열한 투표 경쟁도 젊은 층을 사로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미스터트롯은 예선부터 SNS 투표를 진행하며, 시청자의 선택이 더 반영되도록 선발 방식을 바꿨다. 이렇게 시청자의 참여가 대폭 확대되면서 10대부터 50대까지 자신의 '원 픽'을 위한 한 표에 집중한다. 뿐만 아니라 기부금 미션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도입해 미스트롯과의 차별화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낸다. 

출처: gooddata

미스터트롯은 미스트롯의 전략을 그대로 취하면서도, 시즌 2만의 새로움을 통해 변화를 꾀했다. 그 결과 '다음 시즌은 망할 수밖에 없다'는 시즌제 예능의 징크스를 깨고 종편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었다. 프로그램 내에 1등 공신을 만들어내려 하기보다는 프로그램 자체를 성공의 열쇠로 삼았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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