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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만 4개, 핀테크 업계가 모셔가는 개발자의 반전 과거

조회수 2020. 1. 10. 12: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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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카카오뱅크, 네이버 라인, 뱅크 샐러드 등 핀테크 업계가 혁신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좋은 기술이 곧 기업의 성장을 주도하는 업계 특성상, 각 기업은 개발자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이들이 모셔가려고 경쟁하는 개발자는 과연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 것일까? 카카오 페이를 거쳐 현재 뱅크 샐러드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활약 중인 예상국 개발자를 만나 보았다.

전 과목 F, 학사 경고까지 받았던 대학생

예상국 개발자는 그저 컴퓨터가 좋아 대학교 전공을 소프트웨어공학과로 택했다. 그러나 관심과 공부는 별개였다. 입학 후 전공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그는 ‘1학년 때는 놀아라’를 착실히 실행했다. 당연히 거의 모든 강의에서 F학점을 기록해 학사 경고를 받기도 했다.


군 제대 후에도 공부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 다만 컴퓨터를 향한 애정은 여전했다. “25세에 교육 진흥원에서 아르바이트처럼 서버 관리자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수능에 스피킹 시험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와 고등학교를 임의로 골라 시험을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었죠. 이 프로젝트에서 서버를 관리하고, 데이터를 검사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한창 업무를 보고 있을 때, 한 고등학생이 다가와 ‘어떤 대학교에 진학하면 이렇게 일할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예상국 개발자는 그 질문에 한마디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보며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래서 다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교수님께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어필했죠.”


그렇게 그는 26세라는 나이에 재입학을 하게 됐다. 1학년 과정을 다시 시작하는데, 의외로 전공 공부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개발의 길로 다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특히 당시에 영화 <아이언맨> 자비스를 보고 음성인식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음성인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 자바도 더 깊게 찾아보게 되었죠.”

이런 흥미를 바탕으로 음성인식을 통해 컴퓨터를 제어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특허로도 출원했다. 대학생 시절 받은 특허만 2개나 된다. “또한 교수님과 같이 관련된 SCI급 논문도 작성하여 해외 학회에도 참석하고, 계속 이런 과제가 생겨나서 개발 실력도 어느 순간 향상되어 있었습니다.”

핀테크 업계에서 '모셔가는' 개발자가 되기까지

이런 그의 첫 직장은 SK 엠엔 서비스였다. 학교 선배가 근무하던 곳이었는데, 궁금한 것을 선배에게 물어보던 예상국 개발자의 모습을 회사에서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인연이 닿아 교내 인턴십 제도를 통해 입사에 성공할 수 있었다. 첫 과제는 웨어러블 기기에 T맵을 이식하는 프로젝트였다. 이어서 음성인식을 이용한 경로 안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선배들과 같이 특허를 받기도 했다.


자바 안드로이드 개발자로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비전을 실현하기는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비게이션은 앞으로도 발전 되어가며, 고객들이 항살 필요로 하는 도메인은 맞습니다.  다만 향후 지금과는 다른 혁신적인 기술 또는 트렌드가 변경 될 만큼의 큰 변화는 없을 거라 판단했죠.” 예상국 개발자는 회사에서는 안드로이드 개발을, 집에 돌아와서는 서버 개발 공부에 열중했다. 이직을 할 때가 왔을 때, 마침 카카오에서 2년 차 서버 개발자를 채용하는 공고를 냈다. 반신반의를 하며 서류를 넣은 상태였지만 결과는 합격이었다.

카카오 페이 부분으로 들어간 예상국 개발자는 청구서 서비스 개발 포지션을 받게 됐다. 그러나 금융을 다루는 분야다 보니, 관련 지식은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하나카드와 연동을 시작했을 때 투입되었습니다. 정말 하나씩 배우면서 개발을 했죠.” 초반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의 상태에 대한 자괴감도 들었다. 다행히 사수의 도움으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갈 수 있었다. 해당 서비스도 막 시작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서비스의 성장과 자신의 성장을 함께 도모한 셈이다.

이후 진행한 영수증 서비스는 다소 특별하다. 기간이 정해진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예상국 개발자와 팀원들은 회사에 ‘제주도 본사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회사에서는 완성만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전적으로 지원을 해주셨죠. 저를 포함한 총 4명의 팀원이 한 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영수증 서비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서비스 역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핀테크 개발자로 일하며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그는 청구서·영수증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가스·전기 공사 및 카드사와 수많은 미팅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모든 금융사를 연동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뱅크 샐러드에서 이직 제안이 왔다. 예상국 개발자가 개발자로서 이루고 싶은 업무 목표와 딱 들어맞는 회사였기에, 그는 망설임 없이 이직을 결심하게 된다.

수요 많아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 분야

핀테크 분야는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는 만큼 개발자 수요도 넘쳐나는 편이다. 그런데 채용 공고를 보면 주니어를 찾는 기업이 드물다. “핀테크 분야 도메인 지식을 알아야 합니다. 보통 주니어에게서는 기대하기 힘들죠. 게다가 은행, 카드사와 미팅도 잦아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상대의 요구 사항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발 환경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돈, 개인 정보와 같은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시큐어 코딩은 필수이고, 인터넷망이 분리되어 있는 환경에서 개발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검색, 파일의 이동 등등 제약 사항도 많다. 무엇보다 금융 회사의 인터페이스가 오래된 경우가 있어, 과거 기술에 따라 개발해야 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핀테크 업계가 경험이 많은 시니어를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예상국 개발자는 개발 실력만큼 개인의 성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대 개발자는 물론, 은행·카드사와의 대화는 늘 계속된다. “대화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합니다. 대화에 따라서 API가 아름다운지, 그렇지 않은지 확연히 갈리게 되니까요.’”

마지막으로 그는 개발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당부를 남겼다. “기초부터 다지면 처음에는 실력이 늘어간다는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력이 늘어가는 것을 느끼는가 싶다가도 중간에 정체기가 오기 마련이죠. 이때를 참고 공부해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엔 유튜브나 온라인 강의(https://bit.ly/305zCte)가 잘 마련되어 있어,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이렇게 공부해나간다면 그다음엔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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