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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돌아온 '시청률 58.4%'의 레전드 드라마

[공연 보고 알려줌]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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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글 : 박우성 에디터

1.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어떤 작품인가?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는 1975년부터 1981년까지 6년간 일간스포츠에서 연재된 소설가 김성종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1991년부터 1992년까지 총 36편으로 방영된 이 드라마는 회당 평균 시청률 44%, 최고 시청률 58.4%를 기록했고, 당시 TV 점유율이 70%를 웃돌았던 그야말로 '국민 드라마'였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와 제주 '4.3 사건'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빼놓을 수 없는 역사를 정공법으로 담아냈던 이 드라마를 각색한 작품이다.

뮤지컬은 일제 강점기인 1943년의 겨울부터 1950년 6.25 전쟁 직후의 겨울까지, 동아시아 격변기를 겪은 세 남녀의 삶을 통해 한민족의 가장 가슴 아픈 역사를 보여주고자 했다.

출처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수키펌퍼니

극 중 가녀린 여인의 몸으로 비극을 겪어냈던 '여옥' 역에는 김지현, 문혜원이, 잘못된 시작으로 인해 이념에 얽혀야 했던 '대치' 역에는 박민성, 김수용, 김보현이, 한 여자를 사랑해 모든 것을 잃어야 했던 '하림' 역에는 테이, 이경수 등이 캐스팅됐다.

오페라 <아이다> 일본 도쿄돔 공연을 비롯해 뮤지컬 <서울의 달> 등을 이끈 변숙희 프로듀서가 총괄 수장을 맡았으며, 2012 예그린어워드 창작예술 부문 연출상과 극본상을 비롯해 '더뮤지컬 어워즈' 작곡작사상, 연출상, 극본상 등 전 분야에 걸쳐 실력을 인정받은 노우성이 연출로,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영화 <파이란> 등을 작곡한 J.ACO가 작곡가로 나섰다.

2.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의 줄거리는?
빈 무대엔 푸른 조명 빛만 떨어졌고, 스산한 바람 소리와 함께 안개가 자욱하다. 1950년 12월, 지리산 속에서 '여옥'이 달려 나온다.

누군가를 찾는 듯 보이던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총성 소리와 함께 그녀가 쓰러진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여옥'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대치'와 그런 두사람을 바라보며 쓸쓸히 아픔을 삭이는 '하림'까지, 비참히 같은 하늘 아래에 있던 세 사람을 담으며 막이 올랐다.

1막은 '여옥'과 '대치'가 어떤 상황 속에서 만나 어떻게 사랑을 키우게 됐는지 보여준다. 두 배우의 안정적인 연기와 움직임, 그리고 완벽한 노래는, 짧은 시간 그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를 관객들에게 이해시켜준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집 되어 온 조선인 ‘학병' 신분으로 만난 '여옥'과 '대치'는 그렇게 만나 아이를 갖는다.

그러나 '대치'가 난징으로 끌려가면서 두 사람은 헤어졌고, 남겨진 '여옥'은 조선인 의무병이었던 '하림'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아이를 낙태시키려는 일본군에 맞서 끝까지 뱃속의 아이를 지키려는 '여옥'과 그런 '여옥'을 곁에서 지켜주는 '하림'의 모습을 보여주며 1막은 끝이난다.

2막은 해방 후를 배경으로, '하림'의 마음을 받아들인 '여옥' 앞에 '대치'가 나타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여옥'의 선택은 '하림'을 떠나 제주에서 '대치’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삶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찾아온 제주 4.3 사건과 6.25 전쟁은 그녀와 그녀의 가족을 끔찍한 비극으로 또 다시 휘몰아 데려간다.

3. '런웨이' 같은 무대, '관람 명당'은 어디일까?
뮤지컬의 <여명의 눈동자>의 특별함은 무대에서 찾을 수 있다. 얼핏 샤롯데 씨어터를 연상시키는 디큐브 아트센터는 아담하고 알찬 뮤지컬 전용 극장으로서, 무대를 폭이 넓은 직사각형으로 구성했는데, 흡사 패션쇼장의 '런웨이'를 연상케 했다.

무대 양옆에 '나비석'을 만들어 일부 관객들을 무대에 올렸고, '나비석' 중간에 배우들의 등·퇴장로를 둬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조금 더 좁히면서 온전히 극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에디터는 '나비석'의 B열에 앉았는데, 극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본인이 극 중 '여옥'을 재판하는 장면 속 참여자로 무대의 일부가 되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다만, 일반 1, 2층 객석과 함께 무대 위 양옆에 객석을 또 두었는데, 1막 중반까지 이런 무대 배치는 다소 부산스러운 시선 처리를 하게끔 만들기도 했다.

정면만 바라보면 되는 일반 공연과 달리 매 순간 착석한 좌석에 따라 보이는 배우가 있고, 배우의 얼굴이 아닌 등을 바라보며 극을 봐야 하는 때도 있었다.

운이 좋아야 '내 배우'를 볼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까다로운 무대 구조였다. 일반석인 1~2층에 앉은 관객들은 과연 얼마나 많이 배우들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했을까? 일부 관객들은 관람 후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을 공연 후 표출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작품에서 가장 좋은 관람석은 '나비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오히려 1층과 2층 객석에 앉은 관객이 외면받았다는 느낌이 들 것으로 보였다.

개인적으로, 1층의 앞쪽은 별로 좋은 선택이 되어 보이지 않는다. 무대 단이 높아 관람에 어려움이 있으며, 동선이 '나비석'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나 싶을 정도로, 일직선 구조로 구성됐는데, 이것이 1~2층 관객들에게는 배우들이 일자로 겹쳐 보였을 것이다. 차라리 2층의 첫 줄이 시야 확보에 더 좋아 보인다.

그러나 배우의 연기가 진행 중일 때 스크린에선 영상이 동시에 플레이 된다는 점 때문에, '나비석'도 불편한 점이 있었다. 무대 양옆에 앉은 '나비석' 관람객들로선 배우와 영상을 보려면 연신 고개를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배우 중 한 명이 영상 대신 해설자로 이야기를 전달했다면 어땠을까? 아주 잠깐 2막에서 '하림'이 그 임무를 수행했는데 훨씬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4. 투자 사기 딛고 일어선 <여명의 눈동자>, 그리고 배우들
수십억 투자 사기 때문에 공연제작사 수키컴퍼니는 공연 개막을 3주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배우들은 공연 횟수를 줄여 출연료를 낮춰야 했고, 오케스트라 연주 대신 MR을 사용해야 했으며, 온전히 대극장 무대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런웨이 형태'의 무대를 대극장 내부에 구성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뮤지컬 팬들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파 배우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었기에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에디터가 관람한 회차에서 '여옥'을 연기한 김지현은 가지고 있던 내공을 완벽히 보여줬고, '대치' 역의 박민성은 그 캐릭터만이 가지고 있는 안타까운 요소들을 몸짓과 눈빛으로 카리스마 있게 표현했다.

끝으로 '하림' 역의 이경수는 '여옥'이 자신이 아닌 '대치'와의 삶을 선택하며 떠나는 장면에서 부르는 솔로 넘버를 폭발적으로 부르면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처럼 <여명의 눈동자>는 뮤지컬임에도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가 아닌 '배우들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들은 진심으로 1950년대 속 청춘이 되어주었고, 자유를 갈망하던 그들이 무대 밖의 관객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해주었다.

여전히 우리는 유일무이한 휴전 국가이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제주 4.3사건 등은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다. 극 하나를 보고 모든 걸 바꾸기 어렵지만, 적어도 이 공연을 관람하는 이들만큼은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될 것이고, 그런 의미만으로도 공연은 계속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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