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살펴봐야 할 가족 이야기 4

조회수 2021. 1. 25.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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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오늘, 우리 2> (Today, Together 2,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오늘, 우리 2> ⓒ 필름다빈
2019년 4편의 단편 독립영화가 뭉쳐 만들어진 옴니버스 작품, <오늘,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배우로 더 알려진 조은지 감독을 비롯해 부은주, 송예진, 곽은미 감독의 네 영화는 정교한 심리 묘사와 구성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에 공개된 속편은 모습도 생각도 다른 네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노멀'과 '언노멀'의 기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공감과 여운을 전한다.

약 20년 전 기술·가정 시간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가족 모델은 '4인 가족 형태'라고 소개됐다. 하지만 1인 가구와 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고, 이혼 가정,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모습의 가족 형태가 발현하고 있다.

지금 소개할 영화 <낙과>, <아프리카에도 배추가 자라나>, <갓건담>, <무중력>까지 4편의 단편영화는 '4인 가족 형태'의 경계를 넘어선 작품들이다.
먼저 <낙과>는 은퇴한 아버지 '종환'(기주봉)과 고시생 아들 '도진'(박세준)의 이야기를 통해 이혼 가정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함께 도서관을 다니지만 서로 모른 척 데면데면 티격태격한 부자지간의 모습과 어머니와 함께 재혼 가정에서 살아가며 성씨를 바꾸겠다는 딸의 에피소드 등을 통해 이혼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이야기한다.

<공작>(2018년)에서 '김정일'을 맡았고, <강변호텔>(2018년)로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기주봉이 은퇴 후 소일거리를 찾는 노년의 아버지 '종환'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잡아줬다.

<낙과>를 연출한 양재준 감독은 모든 것을 잃은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영화 <별이 빛나는 밤에>(2014년)를 통해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후보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그의 두 번째 작품인 <낙과>는 부자의 서먹한 관계와 여름날의 풍경을 서정적이고 감각적으로 연출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3회 서울노인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양재준 감독은 "기주봉 선생님은 처음부터 정해놓고 출발했다. 선생님 연기 특유의 사실감이나 섬세한 뉘앙스를 전부터 좋아해 왔다"라고 캐스팅 배경을 말했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떠올린 이미지에 대해 양 감독은 "마지막 엔딩 장면을 먼저 정해두고 시작했다"라면서, "그래서 마지막 장면은 영화를 준비하는 초반부터 대부분이 정해진 상태였다. 오히려 중후반부, 폐백식 이후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마치 '자크 타티'의 영화처럼, 인물이 거대한 배경에 비해 작고 왜소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싶어서 서울에 있는 여러 마천루와 번화가 거리를 많이 돌아다니면서 로케이션 헌팅에 공을 들였다"라고 언급했다.

두 번째 작품인 <아프리카에도 배추가 자라나>에서는 '지혜'(신지이), '지윤'(손정윤), '지훈'(함상훈) 삼 남매가 김장하기 위해 모여 옛 추억을 떠올리는 모습을 통해 부모 부재 가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인이 되어 함께 모인 삼 남매는 기억 곳곳에 자리한 '엄마'와의 기억과 힘들었던 지난날을 떠올리는 한편 각자 나아갈 미래도 꿈꾼다.

단편영화와 공연을 통해 연기력을 쌓은 신지이가 무뚝뚝하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첫째 '지혜'를, 첫 영화 연기에 도전한 함상훈과 손정윤이 각각 철없는 둘째 '지훈'과 사랑스러운 막내 '지윤'을 맡았다.
작품을 연출한 이나연 감독은 단편 다큐멘터리 <못, 함께하는>(2016년)으로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각각 우수상과 땡그랑동전상을 수상하며 인상을 남겼다. 이후 <쓰리룸>(2017년), <생존자의 자리>(2019년), <실>(2020년)을 연출하며 가족과 여성에 대한 깊이 있는 주제를 강렬하고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실>은 제19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수상과 제41회 청룡영화상 등 다수 영화제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또한, 지난해 1월에 개봉한 <작은 빛>을 제작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장을 선택한 배경에 이나연 감독은 "김치는 집집마다 김장을 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라면서, "김장만큼은 엄마가 빠지지 않고 했던 가족 행사였을 것이다. 세 남매가 엄마가 해준 김장이 아니라, 어설퍼도 엄마의 기억으로부터 비롯된 자신들만의 김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의식을 하고 싶었다"라고 소개했다.

이 감독은 담담한 분위기를 반전하는 남매의 춤 장면에 대해 "세 남매가 엄마에게 보내는 답장"이라면서, "시나리오 단계에선 막연하게 가족들이 화합하는 장면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촬영을 진행하면서는 그게 거짓말 같았고, 각자의 한풀이 같은 느낌으로 방향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갓건담>은 아들 '준섭'(김현목), 아빠 '상운'(이상운)'과 아빠의 애인 '옥슬'(차미정)의 에피소드를 통해 이혼 가정과 생활동반자 관계를 담았다. 자유로운 삶을 사는 아빠의 스타일을 이해하기 어려운 와중 갑작스러운 아빠 애인과의 만남을 경험하는 '준섭'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며 또 다른 가족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갓건담>을 연출한 이준섭 감독은 사적 다큐멘터리인 <쓰리, 고>(2016년)를 통해 제6회 충무로단편영화제, 제17회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수상과 제8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2회 인디포럼 등 유수 영화제 후보에 오르며 개성 넘치는 연출력으로 주목받았다.

두 번째 단편영화인 <갓건담>은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유쾌하고 다이나믹한 구성과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활용한 연출을 선보이며,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 후보에 올라 존재감을 남겼다.

최근엔 <신김치>로 제19회 미쟝센단편영화제와 제6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활발한 활동 중이다. <갓건담>의 특이점은 '상운'을 연기한 이상운 배우가 이준섭 감독 아버지로, 날것의 연기를 보이며 '상운'의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들었다는 것. 이준섭 감독은 "아버지를 모티브로 '상운'이라는 인물을 구상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연기를 부탁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라며, 이 감독은 "그렇지만 '상운'이라는 캐릭터는 아버지의 본명을 가져다 쓸 정도로 아버지 그 자체였다. 결국 다른 배우를 찾다가 겁 없이 아버지와 함께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촬영 날 아버지는 대본을 일절 외우지 못했다"라면서, "그래서 전 아버지에게 실제 우리가 겪었던 갈등을 설명하면서 촬영을 진행했고, 아버지가 긴장한 나머지 촬영 중에 맥주를 네 캔이나 마셨던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이준섭 감독은 '옥슬'을 연기한 차미정 배우는 실제 이준섭 감독 애인의 어머니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무중력>은 시각장애인 엄마 '현희'(한태경)와 아들 '민수'(최윤우)가 돌아가신 할머니를 추억하는 둘만의 특별한 방법과 평범한 가족 모임의 모습을 보여주며, 장애 가정에 대한 선입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한태경 배우가 차분하고 힘 있는 목소리와 부드러운 이미지의 엄마 '현희'를 맡았다.

'민수'를 연기한 최윤우 배우는 이 작품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해, 드라마와 뮤지컬 등에서 행보를 걷고 있다. 애니메이션과 점자를 활용한 감각적인 영상미와 내레이션, 심장 박동 소리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부재한 것에 관한 철학적 사유를 이미지로 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무중력>은 여장천 감독의 첫 연출작으로, 그는 제20회 가치봄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 수상과 제13회 대단한단편영화제, 제20회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여장천 감독은 "감각에 초점을 둔 영화를 만들려던 것이 첫 시작이지만, 제게 중요한 시작점은 '무해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영화, 드라마 등 기존의 여러 매체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이 등장하면 그 장애를 중심으로 갈등이나 고민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했고, 어쩌면 혹자는 이러한 이야기의 영상물을 관람하면서 또 한 번 다치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여장천 감독은 "장애가 서사의 갈등 요소가 되지 않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시나리오와 영화제작 과정의 출발점이자 목표"라고 밝혔다.

검은 화면에 점자가 아른거리는 애니메이션이 인상적으로, 그는 "영화를 보면서 감각에 집중하게 만들고 싶었다"라면서, "애니메이션이라는 표현도 물론 시각적이지만 가능한 이미지나 사운드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느끼는 시간을 영화를 보면서 같이 느끼게끔 하고 싶었다. 이미지적으로는 자기 전에 눈을 감고 무언가 떠올릴 때의 느낌들을 표현하려 했는데, 그게 아마 '아른거림'으로 느껴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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