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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자 '데드풀' 감독의 '터미네이터'는 걸크러쉬였다

[영화 리뷰 알려줌]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Terminator: Dark Fat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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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놀람
글 : 박세준 에디터

'마블'의 대표 '안티 히어로' 영화로 2016년 개봉한 팀 밀러 감독의 <데드풀>이 있다. 쥬시 뉴튼의 'Angel of the Morning'으로 서막을 여는 이 영화는, 무려 팀 밀러 감독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이다. 전 세계적으로 7억 8천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국내에서도 33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더욱 중요한 건 관객과 평단의 평가다.

로튼 토마토 지수는 84%(이하 11월 1일 현재)에 달하고, 국내 유수의 포털과 커뮤니티에서도 '역대급' 코미디/액션 영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2011년)으로 흑역사를 썼던 라이언 레이놀즈가 '웨이드 윌슨(데드풀)'으로 분해 자신의 전작을 직접 까기도 했다.

코믹스와 현실을 오가는 캐릭터의 특수성 때문에 <데드풀>은 영화라는 한정성을 벗어나 의외의 개그를 난사할 수 있었고, 여기서 팀 밀러 감독의 천재성도 발휘됐다.

그런 팀 밀러 감독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함께 돌아왔다. 3년 만의 복귀작이자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적통'이라 알려진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그것인데, 이게 또 묘하다.

팀 밀러 감독이라 하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증언처럼 액션과 유머에서 특장점을 보이는 사람이다. <데드풀>은 그런 팀 밀러를 만나 대박을 터트렸고, 이제 이 감독은 역대 가장 훌륭한 시리즈 중 하나로 손꼽히는 <터미네이터>의 '진짜' 세 번째 이야기를 맡게 됐다.

마초적 <데드풀>, 걸크러쉬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데드풀>은 누가 봐도 마초적인 영화다. 주인공 '웨이드 윌슨'은 41명을 사살한 특수부대 출신의 청부업자로, 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 치료를 위해 한 단체(디파트먼트 K)를 찾아가게 된다.

암뿐만 아니라 모든 게 치료되는 능력(힐링팩터)을 갖추게 된 그는 죽지 않는 불사신이 되고, 뇌종양으로 뇌세포가 죽고 생성되는 과정이 반복되어 일종의 정신 착란을 겪는다는 코믹스의 설정을 이어와 영화와 현실의 경계가 무색한 유례없는 캐릭터를 탄생시키게 된다.

시종일관 터지는 그의 유머와 액션은 말 그대로 호쾌하고, 남성적이다. 데드풀의 여자친구 '바네사'(모레나 바카린)는 전형적인 주인공의 지켜야 할 '대상'이고, 그래서 순종적이고 수동적이다. <캡틴 마블>(2019년)이 올해 여성 히어로의 단초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익숙한 히어로 영화의 전형을 보여줬던 <데드풀>이었다.

반면,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 아주 듬뿍 담긴 여성 중심 영화다. 35년 전, <터미네이터>(1984년)에서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는 아들 '존 코너'(애드워드 펄롱)를 낳고, 지키기 위한 어머니이자 수호자의 역할을 자처했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와 '대니 라모스'(나탈리아 레이즈)는 스스로가 리더가 되고, 같은 여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여성 캐릭터'만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 영화는 일종의 가족 여정을 엿보는 듯하다.

마치 <로건>(2017년)에서 '프로페서 X'(패트릭 스튜어트), '로건(울버린)'(휴 잭맨), 그리고 '로라'(다프네 킨)가 할아버지, 아빠, 딸의 관계를 연상케 했다면, '사라 코너', '그레이스', 그리고 '대니'는 할머니, 엄마, 그리고 손녀의 여성으로 구성된 삼대(三代)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여기서 '사라 코너'는 여전히 강렬한 여전사이지만, 시종일관 구시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마치 모성애처럼 '대니'를 수호하는 '그레이스'는 그런 '사라 코너'를 비판하면서 '대니'에게 "네가 바로 미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대니'는 과거 '사라 코너'의 모습을 답습하지 않고, 스스로 각성하며, 직접 '그레이스'의 배를 갈라 동력원을 꺼냄으로써 '여성형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리더의 자리로 올라선다.

출처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표지 및 이하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3년 전 슈퍼 히어로 영화 중에서도 가장 마초적인 작품을 성공적으로 만들었던 팀 밀러 감독이 구태여 '정치적 올바름'을 가득 넣어 정반대의 색깔을 연출했는지는 알 수 없다.

제작자로 참여한 제임스 카메론이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성별과 인종 등 모든 면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 것은 이 영화의 핵심 기조처럼 보이긴 한다. 남성 히어로가 너무 많으니 여성 캐릭터만 등장시킨다는 감독과 제작자의 의도가 관객에 따라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영화로 인정받으면 된다. 과연, 영화는 재밌었을까?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재밌었나?
영화는 로튼 토마토 전문가 지수 70%, 팝콘 지수 91%를 얻어, 1편과 2편 이후로 가장 높은 전문가 지수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도 무난한 평가와 함께, 특히 여성 팬들로부터는 굉장한 찬사와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1991년) 이후 이야기로 이어진다. 미래를 바꾼 '사라 코너'와 '존 코너'는 잠시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의 추억을 상기시키고, 이내 영화는 2020년 근미래의 멕시코 시티를 연결한다.

미래의 미래인 2042년, 인간은 또 다른 인공지능 '리전'의 공격 아래 멸망의 위기에 처하고, 인간 리더를 제거하기 위해 터미네이터 'Rev-9'(액체 터미네이터), 혹은 지키기 위해 '그레이스'(강화 인간)가 시간을 넘어 현재에서 맞닥뜨린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다중 우주가 아닌 현재가 미래의 상황에 영향을 끼친다는 기본 전제를 추구한다. 전 시리즈를 관통하는 기조는 '터미네이터'들이 미래의 인간 리더를 제거하기 위해 과거 혹은 현재로 시간 여행을 하고, 동시에 인간 혹은 인간 측 '터미네이터'가 방어를 위해 함께 파견된다. 이러한 기본 흐름은 35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그 클래식함은 기존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위기에 몰린 '그레이스'와 '대니'를 절묘하게 구하며 "I'll Be Back(돌아오겠다)"이라고 말하는 '사라 코너'의 모습은 전작을 재치있게 오마주 하는 팀 밀러 감독의 센스를 보여주며, 자신을 성모에 빗대며 '대니'의 자궁을 미래의 희망이라 특정하는 '사라 코너'의 모습은 전작과의 구분을 확실하게 하는 좋은 도구가 되기도 했다.

다만, '터미네이터' 하면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의 테마곡과 함께 더욱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투박한 터미네이터가 없어서 아쉬웠다. 물론 액체 금속형 터미네이터도 그 끈질김이 일본 호러 영화 같은 공포심을 자아내지만, 조금 더 클래식함을 유지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한편,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초청작이기도 한 <국경수비대>(2016년)에서 가브리엘 루나의 모습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대니를 잡으러 온 'Rev-9'으로 변신한 그는 또 다른 신선한 면이 있었다.

'국경 수비대(Border Patrol)' 옷을 입고 '대니' 일행을 좇는 가브리엘 루나의 모습은 영화 속 숨겨진 재미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영화 자체로는 괜찮은 평가를 할 수 있겠다. 팀 밀러 감독 특유의 유머가 살아 있고, 액션도 나쁘지 않았다. 자칫 오그라들 수 있는 전작들에 대한 오마주도 존경보단 존중의 차원에서 적당히 이루어졌으며, 시리즈의 적통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제작자, 감독, 배우들의 모습에서 모두 읽을 수 있었다.

지나친 교조주의와 '정치적 올바름'의 과한 사용은 관객에 따라 아쉬운 포인트로 남겠지만, 시원한 액션과 감독의 능력이 돋보였던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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