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나타났다

조회수 2020. 9. 17.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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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어트랙션> (Swoon,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어트랙션> ⓒ (주)이수C&E
영화 <어트랙션>은 1883년 설립한 후, 현재까지 137년간 운영되면서 스웨덴 최고의 놀이공원으로 자리매김한 '그뢰나 룬드', 그리고 경쟁사였던 '페어 그라운드'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 시기는 1940년대 초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나치가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때였다.

하지만 스웨덴은 실리 중심의 '적극적 중립'을 펼쳐,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물론, 이웃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는 점, 나치 독일에 군수 물자의 원료인 철광석을 팔았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스웨덴은 이러한 중립 외교를 펼치고 있다.

아무튼 덕분에 전쟁이 한창인 곳들과 달리, 당시 스웨덴 국민들은 놀이공원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이 작품에서는 그 시절 스톡홀름 놀이공원의 양대 산맥이었던 '그뢰나 룬드'를 소유한 '린드그렌가'와 '페어 그라운드'를 소유한 '닐손가'의 경쟁을 소재로 했다.

이들의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이었는데, 놀이공원의 운영에 훼방을 놓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 사이 작품은 두 가문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욘 린드그렌'(앨빈 글렌홀름)과 '닌니 닐손'(프리다 구스타프슨)이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드는 모습을 담았다. 마치,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 주목할 것은 절대로 그 시절의 음악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적으로 각색한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1996년)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의 오프닝에는 전설적인 록 밴드, 본 조비의 'You Give Love A Bad Name'이 나온다.

이 곡은 1986년 8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본 조비의 앨범 'Slippery When Wet'의 첫 번째 싱글 곡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본 조비의 전성기 시절을 이끌었던 대표곡이었다. 이 작품에서는 유튜브 채널 '포스트모던 주크박스'에서 새롭게 재해석한 커버 곡으로 등장한다.

이어 스웨덴이 낳은 4인조 혼성 팝 그룹, 아바의 'Gimme! Gimme! Gimme!'도 흘러나온다. '린드그렌가'가 운영하는 '페어 그라운드'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욘'이 고민을 잊기 위해 방문한 클럽 '팰리스'에 등장하는데, 원곡과 분위기가 사뭇 다른 재즈풍으로 새롭게 편곡되어 신나는 분위기를 이끈다.

출연진의 현란한 군무는 마치 <물랑 루즈>(2001년)를 연상케 한다.(이 작품 역시 바즈 루어만 감독이 연출했다) 그리고 서로 사랑을 알아가는 '욘'과 '닌니'가 공원에서 마법 같은 공연을 펼치는 장면에선 '포스트모던 주크박스'가 커버한 비욘세의 메가 히트곡 'Halo'도 나온다.
한편, <어트랙션>은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왔고, 데뷔 이래로 꾸준히 공동작업을 해온 만즈 말렌드, 비욘 스테인 감독의 변신을 상징하기도 한다. 두 감독이 주로 판타지나 미스터리, 공포 영화를 작업했기 때문.

데뷔작인 <스톰>(2005년)을 통해 스톡홀름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고, 줄리안 무어 주연의 공포 영화 <쉘터>(2010년)로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그리고 케이트 베킨세일 주연의 <언더월드 4 : 어웨이크닝>(2012년)을 통해 '시리즈의 건재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지금까지 언급한 작품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즈 루어만 감독의 작품처럼 '영상미'가 참 곱다는 것.

물론, 이번 <어트랙션>의 주요 테마는 두 가문의 경쟁으로 인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는 '욘'과 '닌니'의 이야기이지만, 판타지 세계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두 감독이 그간 그려왔던 판타지 영화들에서나 볼 법한 장면들이 있는데, 침대 속에서 날아오는 나비나, 장미가 발사되는 총의 모습, 그리고 서로 '유체가 이탈'해 키스를 하는 장면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장면을 좀 더 부각해서인지, 영화 속 흐름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요동친다. 두 남녀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벽이 생각만큼 그렇게 높지 않아서 더욱더 그랬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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