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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부터 1987까지, 국가가 만든 폭력 연대기!

[영화읽고 알려줌] '박하사탕' (Peppermint Candy, 1999)
위로해요
글 : 영화읽어주는남자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이 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약 20년 전 나온 이창동 감독X설경구X문소리의 마스터피스! '5.18'부터 '1987'까지 한국 근현대사가 담긴 <박하사탕>을 읽어봅니다.

하나의 대사,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되는 영화가 있습니다.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치며 절규하던 설경구의 모습으로 기억되는 영화, <박하사탕>이 그렇죠. 이 대사는 영화의 주제를 담고 있으며, 그것은 시간을 돌려서라도 다시 보고 싶은 무언가에 관한 것인데요.

<박하사탕>은 수미쌍관의 구조를 가집니다.

중년의 남성이 철교 아래서 깽판을 치는 장면으로 시작해, 20대 청년이 철교 아래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으로 끝나죠. 영화는 철교를 떠난 기차가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기까지 걸린 20년의 세월을 비추는데요.

1979년에서 1999년까지의 굵직한 근현대사를 정류장 삼아, 경유하는 열차를 통해 관객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남자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왜 울고 있었을까요?

'김영호'(설경구)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건 그의 손이죠. 그의 손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면, 그가 걸어온 길을 볼 수 있습니다. 1979년 소풍에서 '영호'는 손으로 카메라를 흉내 내며, "예쁜 것을 담고 싶다"고 말하던 청년이었는데요.

그리고 '순임'(문소리)을 위해 손에 꽃을 쥐기도 하죠. 이때의 손은 아름다운 것을 만질 수 있던 손입니다. 이 시기를 순수의 시절로 볼 수 있으며, 이를 함축하는 대상이 '순임'이죠.

1980년 이등병 '김영호'는 손에 총을 쥐고, 피를 묻히는데요. 이 충격이 평생 그를 따라다니고, 그는 가끔 다리를 절게 됩니다. 몸이 그날을 기억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날부터 '영호'는 다른 삶을 살아야 했는데요. 전역 후에 경찰이 된 그는 노조원을 강압적으로 조사하다, 손에 똥을 묻힙니다. 이는 부패한 경찰 권력을 드러내며, 타락한 '영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죠.

손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성을 희롱하기도 하는데, 이는 '영호'의 변화를 표현하는데요. '영호'는 첫사랑 '순임'과 재회하는 자리에서 '홍자'(김여진)의 엉덩이를 만집니다. 보란 듯 자신이 예전과 다르다는 걸 손으로 말하죠.

그리고 '순임'이 그를 위해 준비한 카메라도 거부하는데요. '영호'는 더는 손에 카메라를 쥐지 않겠다는 것으로, 자신이 순수의 시절과 완벽히 이별했음을 알립니다.

1987년에 '영호'의 손은 물고문에 가담하는 나쁜 손이 되고, 1999년엔 총까지 쥐면서 폭력의 정점을 찍죠. 이렇게 <박하사탕>은 '영호'의 손이 더러워지는 걸 보여주며, 한 남자가 망가지는 과정을 표현하는데요. 이런 변화의 중심에 폭력이 있었는데, 이 폭력이 국가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하며, 순수했던 청년의 손에 총을 쥐게 한 것은 국가였죠. '영호'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살인을 하고, 폭력을 체화해야 했는데요. 1984년의 노조원 강압조사와 1987년의 물고문 역시, 국가가 허락한 폭력이었습니다.

<박하사탕>은 20년간 국가의 이름으로 행해진 폭력을 조명하고, 이것이 한 인간에게 끼친 영향을 말하며, 한 인간이 폭력의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변하는 참혹한 과정을 담아낸 영화죠.

<박하사탕>은 '김영호'라는 인물의 개인적인 일로 볼 수 있지만, 한 국가의 역사로도 바라볼 수 있는데요. '영호'의 타락은 국가의 부패와 닿아있는데요. 영화는 '영호'라는 인물로 국가의 부당한 폭력과 몰락을 비유해냈습니다.

이런 다양한 관점에서 <박하사탕>의 명대사를 다시 생각해볼까요? '영호'의 대사, "나 다시 돌아갈래"는 첫사랑 '순임'을 그리워하는 마음이자,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았던 순수의 시절을 향한 외침이었죠. 동시에 아픈 역사와 상처를 새긴 대한민국의 외침이었습니다.

1999년으로부터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열차는 어떤 역들을 경유해왔을까요? 언젠가 이창동 감독의 차기작에서 이후의 시간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거기서 또 다른 국가의 민낯을 볼 수 있을까요?

감동의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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