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해석' 기우는 왜 수석을 들고 내려갔나?

조회수 2019. 6. 7. 20: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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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알려줌] 기생충 해석편 1부 (Parasite, 2019)
※ 이 영상에는 작품의 중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또한, 이 영상에는 알려줌 팀의 주관적 해석이 포함돼 있습니다. 아직 작품을 안 보신 분은 작품 관람 후 이 영상을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여기,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1913년에 발표한 '토템과 터부'라는 정신분석학의 고전이 있습니다. 종교와 도덕, 그리고 법률의 탄생 원인을 인간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찾은 이 책은,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 뒤 아버지의 여자(엄마, 계모, 여자 형제)와 근친상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시 인류가 '토템'과 '터부'를 만들었다고 서술하고 있는데요.

프로이트는, 아버지를 향한 증오와 사랑(양가적 감정)의 감정을 자연물(동물, 식물, 암석 등)에 전위(Vershiebung)시켜 만들어낸 것이 '토템'이며, '터부'는 아버지의 대체물인 토템을 숭배할 때 반드시 따라야 하는 각종 금기('친부 살해' 금지와 '근친상간' 금지)를 지칭한다고 정의했죠.

영화 <기생충>이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토템과 터부를 만들어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실제 부자 관계인 '기우'(최우식)와 '기택'(송강호) 사이에서가 아니라, 친구 관계인 '기우'와 '민혁'(박서준) 사이에서 벌어진다는 점인데요.
즉 기우는, 경제적으로 무능한 기택을 단지 자신이 돌봐야 할 가족의 일원으로 대했던 반면, 민혁을 대할 때는 아버지의 생각과 행동을 따라 하려는 아들처럼 선망하고 있는 모습을 드러내며 그와 유사 부자 관계를 보여주었던 것이었습니다.

영화는 그런 민혁이 유학을 떠나기에 앞서, 재물과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산수경석' 한 점을 기우 가족에게 선물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되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기우 가족 모두가 취업에 성공해 진짜로 재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데다, 물난리 중 산수경석이 스스로 떠올라 눈앞에 나타나는 기적이 벌어지자, 이때부터 산수경석을 자신의 토템으로 여기게 된 기우는 잠을 잘때도 돌을 껴안고 잤던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토템의 목적이 '다혜'(정지소)의 사랑을 얻어 신분 상승을 이루겠다는 기우의 계획에 맞춰진 순간, 이를 방해하려는 모든 행위가 '터부'시 되었고, 따라서 언제든 터부를 저지를 수 있는 '문광'(이정은)과 '근세'(박명훈) 부부는 기우가 반드시 응징해야 할 존재가 되어버렸단 것인데요.

결국, 민혁의 기세를 자신에게 전해주던 산수경석을 손에 들고, 직접 문광과 근세를 응징하기 위해 30) 지하로 내려간 기우는, 그러나 토템을 근세에게 빼앗긴 뒤 자신의 계획과 가족을 지켜주던 행운을 잃게 되었고, 이후 끔찍한 파국을 겪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후,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기우는 토템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산수경석을 자연으로 되돌려놓았는데요. 이때 '박사장'(이선균)의 저택 지하에 기택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기우가 돈을 벌어 저택을 사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되면서, 그 순간 저택은 기우에게 새로운 토템이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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