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도 않는 꿈·미래에 사는 청춘을 위한 영화

조회수 2020. 9. 18.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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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마음 울적한 날엔> (One Blue Rainy Day,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마음 울적한 날엔> ⓒ 필름다빈
불투명한 미래, 잡히지 않는 꿈, 꽤 자주 마주하는 최악의 순간들은 요즘 청춘들에겐 일상처럼 다가오는 보통한 날들이다. 오는 9월 24일 개봉하는 영화 <마음 울적한 날엔>은 이러한 보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젊은 세 감독, 한유원, 강동완, 김남석이 청춘들의 불안과 고민을 바탕으로 연출한 단편을 모은 것이다.

이 작품은 위로는 받고 싶지만, 내 삶과 생각에 간섭받기 싫은, 각자의 감정적 거리를 지키며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현실 청춘들의 위로 방식을 극화하했다.

옴니버스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나는 사람 때문에 울어본 적이 없다>는 친구와 함께 꿈을 이루고픈 작가 '성준'(오성민), 밝은 미래를 꿈꾸는 젊은 영화감독 '산수'(이태경), 무표정한 모습의 카페 사장 '연우'(강길우)가 희망 가득한 이야기를 꿈꾸는, 하지만 불투명한 이야기를 담았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으로, 한유원 감독은 빛과 소품, 구도를 통해 특유의 날카로운 색감과 감성을 담아내며 독보적인 작품관을 만들었다. 날카로움과 세련됨 속에 청춘의 불안과 희망이 담겨 있어 보는 이에게 깊은 공감과 여운을 남겨준다.
한유원 감독은 "영화엔 예술가들이 가져야 하는 태도, 이런 것들을 얘기하고 있는데, 작품을 만들었을 당시 '예술을 하는 사람, 창작자는 어떤 것에 대해서 좀 거리를 두고 봐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한 감독은 "되게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조금은 거리를 두면서 차분하게 볼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하지만, 창작자이기 이전에 사람으로서는 너무 정이 없고, 공감 능력이 없고, 냉정하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다"라면서, "그래서 그런 이중적인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라고 연출의 변을 남겼다.

두 번째 영화인 <이무기여도 괜찮아>는 안개 낀 어느 날, 숲 속에서 꿈 많은 유튜버 '영노'(박성준)와 영화감독을 꿈꾸는 '광철'(이재우) 앞에, 우연히 산속을 해메던 여인 '심희'(김예은)가 나타나면서, 각자의 꿈에 대해 묻는 내용을 담았다.

<당신도 주성치를 좋아하시나요?>(2017년), <돌아오는 길엔>(2018년)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꾸준히 상영된 단편을 만들어 온 강동완 감독의 신작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목적을 잃어가는 청춘들의 고민과 현실을 독특한 설정으로 풀어내어 일상적인 경험을 특별하게 만드는 강동완 감독의 장점이 빛나는 영화다.
강동완 감독은 "아는 척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아는 것만 얘기하자라는 주의인데, 나보고 영화를 왜 찍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라면서, "대화를 하고 싶어서라고 대답을 했다. 우리가 언어를 통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 말고, 다른 매체를 통해서 오히려 더 풍성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데, 내가 선택한 건 영화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 감독은 "그렇다면 최대한 내 경험에 바탕한, 혹은 내 주변에서 간접적으로 보거나 봤을 법한 것들을 채택해서, 구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라며, 작품 연출의 계기를 소개했다.

마지막 영화인 <마음 울적한 날엔>는 대출과 관련된 최악의 순간에서, 헤어진 연인이자, 은행원인 '나연'(윤혜리)과 만난 '인규'(이재우)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을 연출한 김남석 감독은 내부고발자의 이후의 삶과 갈등을 보여준 단편 <호루라기>(2018년)를 통해 탄탄한 연출력과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준 바 있다.

이 작품에선 최악의 순간에서 마주한 이별한 연인의 감정을 천천히 쌓아올린 후 한 번에 터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리드미컬한 연출과 누구나 상상해봤을 상황이 공감을 전한다. 작품의 말미에는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첫 소절이 영화의 제목이다)이 흘러 나온다.
김남석 감독은 "영화는 나에겐 되게 친숙한 놀이거리"라면서, "보다 보면 재밌는 것과 재미 없는 것이 구분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저걸 왜 저렇게 만들었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내가 만들면 이렇게 만들 것 같은데'라고 하는 것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단추였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감독은 "그냥 일상을 살다가, '이런 얘기 영화로 한 번 만들어보면 재밌겠다', '이런 식으로 장면을 연출하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내가 이 영화에서 의미도 찾게 된다"라면서, "그러면서 조금씩 영화 작업을 통해서 내가 어떤 걸 만들어가는지 알아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세 단편은 모두 명확한 결말이나, "힘내라"는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있지 않지만, 밝아오는 하늘, 도로를 달리는 차, 일상으로 복귀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인물들과 흘러가는 시간을 보여주며,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다"라는 위로를 전한다.

직접적이지 않은 위로의 방식이 오히려 더 힘이 되는 건, 위로를 받는 것도 부담스러워진, 위로를 전하는 상대방의 마음조차도 받아낼 여유가 없는 청춘들의 빡빡한 현실 때문일 터. 결국, 세 작품은 청춘 뿐 아니라 모두가 지치는 시기를 보내는 요즘,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며 서로를 인정하는 게 또 다른 배려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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