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20대 여자가 40대 남자의 치유제가 될까?

조회수 2018. 4. 27. 12: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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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도니의 컬쳐 알려줌] 나의 아저씨가 불러온 나비효과 (My Mister, 2018) by 은도니
글: 은도니
<나의 아저씨>는 방영 전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물론, 연기력과 흥행성이 보장된 배우들의 캐스팅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지만, 극 중 남녀 주인공의 나이 차이가 무려 24살이라는 점은 논란을 낳았죠. 40대 중반의 유부남과 20대 초반 여성의 로맨스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이차의 로맨스 설정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는데요.

<나의 아저씨>라는 제목은 분명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죠.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아저씨와 아가씨의 사랑이라는 클리셰를 의도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무의식적인 의도는 어린 여성과의 사랑을 꿈꾸는 이들에게 지나친 '환상'을 심어줄 소지가 있는데요.
드라마는 '로리타' 의혹 제기뿐만 아니라, '데이트 폭력'을 미화했다는 논란도 가중했습니다. 극 중 불법사채업자인 '광일'이 '지안'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이 약 2분가량 담겼기 때문이죠.

여기에 '광일'의 인물소개(드라마 홈페이지 공식자료)에 "'지안'이 자신을 보게 만드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으니까"라며 괴롭힘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데이트 폭력'을 미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애의 일환', 혹은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데이트 폭력' 가해자의 논리로 구성되는 방식과 일치하는데요.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폭력'이라는 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이해해서도 안 될 일이겠죠.

<나의 아저씨>는 계속해서 논지를 던져줍니다. "당신의 주변에 있는 아저씨들에 대해 선입견을 품지 마라", "그들은 따뜻한 사람이자 불쌍한 사람이다" "그들은 어쩌면 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등 매회마다 무의식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아저씨들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주입하고 있죠.
최근 '아재'와 '꼰대', 심지어 '개저씨'라며 아저씨를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과 더불어 이른바 '영포티'(Young Forty, 나이에 비교해 젊게 살고 싶어 하는 40대를 뜻하는 신조어)를 'X세대의 진화'라고 언급하면서, 40대 남성들을 조명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 '영포티 트렌드'가 실재하는 40대 남성들에게 20대 여성과의 '로맨스 판타지'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것이죠.

<나의 아저씨>의 박호식 CP는 "40대를 넘어선 남자들은 여전히 사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마치 한물간 사람, 트랜드에 뒤처지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분위기가 있다. 가족과 자식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 그들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는 기획 의도를 설명했는데요.
여기서 좀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삼형제 아저씨들의 삶을 치유하는 존재가 왜 20대 초반의 어린 여성이 되어야 할까요? 어린 여성에게서만 치유할 수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일까요?

드라마 업계는 언젠가부터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의 러브라인을 구축하는 '나이차 로맨스'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그 예로 지난 2016년 방영되어 '공유 열풍'을 일으켰던 <도깨비>, 7월 방영 예정인 <미스터 선샤인>이 있겠죠. 이런 '나이차 로맨스' 논란은 현재진행 중인데요.

우리는 다시 한번 방송에서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들의 '나이차 로맨스', 혹은 적나라하게 묘사되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봐야 하며, 드라마 업계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일침을 날리고 올바른 젠더 의식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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