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게 진짜 깡뿐인 '중2병' 돌주먹 영화

조회수 2021. 1. 8.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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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미스터 보스> (Mr.Boss,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미스터 보스>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미스터 보스>의 김형기 감독은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에게나 간직한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폭력성이 짙은 청춘 영화가 아니라 유치하지만, 또 웃긴, 과장된 듯하면서도 공감되는 이야기로 받아들였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스터 보스>는 지우고 싶은 과거들이 응축된 영화였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소심한 성격으로 인해 주먹을 내미는 것조차 어설픈 10대 소년 '현준'(공찬)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성격 덕에 말 그대로 '깡' 하나만으로 버텨온 인물.

새로운 학교로 전학 온 첫날, 같은 동네 주민인 '영수'(이승현)와 친구가 되면서 '현준'의 인생은 뒤바뀐다. '영수'는 조용하게 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유급생. 누가 봐도 고등학생이 아닌 외모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아우라를 지녔어도, 친구들과 노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인물이다.

'현준'은 '영수'와 친구들로부터 싸움의 기술을 배우며, 더는 두려운 것이 없어진다. 현준'은 새로운 '짱'을 가리기 위한 토너먼트에 참가하게 되고, 그러는 사이 '영수'를 노리는 서클 '제우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난관에 부딪힌다.
이 영화의 홍보 문구는 온통 <바람>(2009년) 제작진에 집중되어 있다. <바람>은 1990년대 후반 부산의 명문 상고를 배경으로, 고등학교 3년을 보내는 주인공 '짱구'(정우)를 통해 폭력으로 상징된 남자들의 세계와 학교라는 공간이 시대를 막론하고 잔인하고, 가혹한 곳인지를 담아냈다.

'짱구'는 남자라서 참아야 하고, 남자라서 폼나야 한다는 우리의 남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웃는 캐릭터였다. 캐릭터의 성격과 독백 형식의 연출을 통해 유머러스한 연출을 넣은 것은 덤. 게다가 '짱구'를 연기한 정우의 사실적인 연기는 관객의 공감을 얻었다.

김형기 감독은 이 <바람>에서 조감독을 맡았고, 그 이전엔 김수로 주연의 코미디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2006년)의 각본을 맡았었다. 이번 작품이 첫 장편 연출인 것. 이 영화도 <바람>의 스토리라인을 따라가고자 애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지금은 <바람>의 배경 시기인 1990년대 후반이 아니다. '학교 폭력' 가해가 밝혀진 대중문화, 스포츠 등 인사들이 질타를 받는 시대다. 그런 상황에서 폭력 서클의 설정이나, 학교 내에서 펼쳐지는 배틀은 우정과 정의의 이름으로 폭력을 미화한다. 일본 학원 만화에서 나올 법한 오글거리는 '중2병' 대사들은 덤.
물론, 이런 '미화'는 학원 조폭물 장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지 아니겠느냐는 물음이 들어올 수 있겠다. 설령 그걸 용인한다 해도, 이 영화의 서사나, 주인공 간의 갈등 관계는 꽤 엉성하다. 공찬과 홍은기 등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민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바람>의 정우의 그것을 따라가기엔 아쉬움이 많다.

감정선이 깊지 않다 보니, 부실한 캐릭터의 설정을 살리기엔 부족했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엔 '코미디'를 지향한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웃음을 전달할 수 있는 대목이 없었다. 그저 몸개그나, 욕설 대사 처리로 웃음을 주려는 시도는 시대를 역행했다.

액션의 요소로 보더라도 미흡한 부분이 있다. 영화에선 광장에서 집단으로 학생들이 패싸움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들의 패싸움 장면은 타격감이라도 있어야 했으나, 그런 것을 느끼지도 못했고, 어떤 대목에선 주먹이 들어가는 시늉 정도가 고스란히 잡히기까지 했다. 이는 촬영이나, 편집 단계에서 걸러내야 했다.

(여담이지만, 이 패싸움 장면이 도대체 왜 들어가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게다가 사람들이 있는 광장에서 저런 패싸움이 나오면, 당장이라도 경찰의 신고가 들어가거나, SNS에 사진이나 영상이 돌아다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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