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기&김새론, 충무로 이끌 '2000년생 여배우'의 미래는?

조회수 2019. 8. 3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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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비교 알려줌] 김향기 & 김새론
글 : 박세준 에디터
출처: 영화 <영주>에 출연한 김향기. 사진 ⓒ CGV 아트하우스
지난 6월,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2018년 월드컵의 상처를 이겨내고 한국 축구의 전성기가 다시 도래할 것으로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비록 이승우, 백승호 등은 소속팀에서 부침을 겪고 있지만, 이강인을 비롯한 어린 유망주들이 '캡틴' 손흥민을 필두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망주 풍년'인 한국 축구처럼, 영화계에선 '여배우 대박'이다. 김혜수, 이영애, 김희애 등 기라성같은 선배들이 중년 배우의 나이로 접어들고, 한때 '기근' 수준으로 사라졌던 명품 여배우가 아역 출신들로 다시 채워질 듯하다.

이 글에선 김향기와 김새론을 비교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김유정과 김소현 그리고 고아성 등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소녀'들이 어느덧 성숙해진 연기력을 바탕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연을 꿰차며 재능을 뽐내고 있다.
출처: 영화 <동네사람들>에 출연한 김새론. 사진 ⓒ (주)리틀빅픽처스
아역 출신의 가장 큰 리스크는 이미지 고착화다. 인형 같은 외모로 한국 등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아역 배우 '다코타 패닝'이, 성년이 된 이후 특유의 귀여운 이미지가 벗겨지며 '평범한 배우'가 된 것이 가장 좋은 예다.

어린 시절 맡아야 했던 한정된 역할, 수동적인 연기 등이 앳된 얼굴에 각인되고, 배우의 신체와 가치관의 성장에 관객은 적응의 어려움을 겪는다. 배우 김향기와 김새론은 이러한 아역으로서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유망주들이다.

김향기 그리고 김새론
김향기가 '배우'라는 이미지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 <신과 함께: 죄와 벌>(2017년)에서 '이덕춘'으로 출연하면서이지만, 그녀는 이미 <그림자 살인>(2009년), <우아한 거짓말>(2014년) 등 다양한 작품에서 농도 짙은 연기를 선보이며 누구보다 탄탄한 경력과 경험을 쌓아왔다.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신과 함께: 죄와 벌>로 여우조연상, 제27회 부일 영화상에서 <신과 함께: 인과 연>(2018년)으로, 여자 인기스타상을 받으며 흥행과 연기력에 대한 평단의 평가를 함께 거머쥘 수 있었다.
출처: 영화 <증인>에 출연한 김향기.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2019년 <증인>에서 자폐 장애가 있는 아이 '임지우'를 연기하며 자신의 연기 내공이 보통이 아님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김향기의 필모그래피는 한 가지 독특한 색채를 띤다. 바로 불우한 가정환경을 가진 어두운 역할이라는 점이다. 주로 사고로 죽거나,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거나, 또는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재현하기도 했다.

김향기의 어두운 필모그래피는 김새론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김새론이 아역 시절 연기한 역할은 정말이지 불운의 연속이다. 오죽하면 미성년자인 배우가 자신의 영화 대부분을 최근까지 관람조차 하지 못했겠는가.

우선, 가장 유명한 <아저씨>(2010년)에선, 납치된 '소미'로 분했는데, 살해된 줄 알고 격분한 '차태식'(원빈)이 갱단을 쓸어버리자 겨우 살아서 돌아온다. <이웃사람>(2012년)에선 결국 납치되어 살해당하고, 영화 <맨홀>(2014년), 드라마 <화려한 유혹>(2015년)에서도 줄곧 납치당하는 비운의 캐릭터였다.
출처: 영화 <맨홀>에 출연한 김새론.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의 숙명이란 게 있는지, 누구는(맥케나 그레이스) 천재 소녀(<어메이징 메리>(2017년))가 되거나, 피겨 스케이팅 선수의 유년을 연기하기도 하고(<아이, 토냐>(2017년)), MCU 속 여성 영웅 캐럴 댄버스(<캡틴 마블>(2019년))가 되는 등 줄곧 밝은 역할을 하는데, 다른 누군가는(다코타 패닝) 납치돼서 구출되거나(<맨 온 파이어>(2004년)), 외계인의 침공으로 죽음 직전까지 가는(<우주전쟁>(2005년)) 등 늘 우는 연기만 주야장천 하니 말이다.

아역 배우의 계속된 암울한 캐릭터는 배우의 인격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러운데, 그 작품 선택은 온전히 김새론 자신의 몫이라고 한다.

부모나 주변인들의 조언을 참고해서 각본의 완성도를 고려해 결정한다고. 문제는 앞서 말한 이미지의 고착화다. 납치와 불운의 아이콘처럼 새겨진 김새론과 김향기의 얼굴이 성인 배우가 됐을 때 변화할 수 있을까?
출처: 영화 <눈길>에 출연한 김향기와 김새론. 사진 ⓒ (주)엣나인필름, CGV 아트하우스
이른 판단일 수 있지만, 이미 두 배우는 성공한 듯하다. <눈길>(2015년)에서 함께 출연하며 '위안부 피해자'를 연기한 두 사람은 이 작품을 정점으로 진정한 성인 연기자로 거듭났다.

물론 김향기는 <영주>(2018년)와 <증인>(2019년)에서 두 번 더 불운한 역을 연기하긴 했지만, 아역 시절의 수동적 자세에서 능동적으로 극을 끌고 가는 자리에 위치하게 됐다. 더불어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에선 배우 옹성우와 함께 우여곡절을 겪는 청소년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기도 하다.

김새론 역시 'YG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확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단 몇 년 사이 굉장히 성숙해진 외모와 <아는 형님> 등 예능 출연도 서슴지 않는 등 한층 밝아진 모습으로 대중과 마주하는 중이다.

한때 원빈의 팬들에게 악플로 시달리기도 했지만, 타고난 강철 멘탈로 담담하게 대처하던 김새론은 이제 연륜마저 쌓인 성인 연기자가 됐다. 김새론과 김향기, 미성년자와 아역이라는 굴레를 벗고 이미지 고착이라는 리스크마저 탈피해서 어떤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날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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