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이 된 '블랙 팬서', 아카데미 트로피 받을까?

조회수 2021. 4. 24.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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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이슈 알려줌]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프리뷰 ①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미나리> ⓒ 판씨네마(주)
지난해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은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다시 영화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소식이 찾아왔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

특히 20개가 넘는 평론가 협회상을 비롯해 미국배우조합상, 영국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윤여정 배우가 여우조연상을 받는 것이 '대세'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아직 봉투를 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 사실.

오는 26일(한국시간) 오전에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다양한 관람 포인트들을 살펴봤다.
출처: 영화 <노매드랜드>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1. <노매드랜드>와 중국의 반응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시작으로, 골든 글로브 작품상, 영국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면서, <노매드랜드>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강력한 작품상, 감독상 후보작이 됐다.

영화는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한 기업 도시가 붕괴한 후, 그곳에 살던 여성 '펀'(프란시스 맥도맨드)이 평범한 보통의 삶을 뒤로하고 홀로 밴을 타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을 연출한 클로이 자오가 감독상을 받는다면, 아시아계 여성 감독 최초의 수상 사례로 남게 된다.

여성 감독으로도 <허트 로커>(2009년)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수상 기록이 된다.

특히 봉준호 감독에 이어 아시아계 감독이 2년 연속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는다는 진기한 기록이 세워질 수 있는데, 최근 멕시코 출신 감독인 알폰소 쿠아론, 기예르모 델 토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감독상을 연달아 받은 것을 떠올려 볼 때 일종의 '바통 터치'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클로이 자오 감독의 모국인 중국의 아카데미 시상식 반응은 시큰둥하다.

과거 클로이 자오 감독이 했던 중국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됐고, 단편다큐멘터리작품상 후보로 홍콩 민주화 운동을 담은 <두 낫 스플릿>이 후보에 올랐기 때문.

심지어 중국 당국은 시상식 보도와 중계를 자제 혹은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출처: 영화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넷플릭스
2. 영원한 '블랙 팬서', 채드윅 보스만을 위한 밤
지난해 8월, 황망한 소식이 찾아왔다.

채드윅 보스만이 대장암 투병 끝에 향년 42세로 세상을 떠난 것.

흑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선수 '재키 로빈슨'을 연기한 <42>(2013년)부터, 소울 음악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을 맡은 <제임스 브라운>(2014년), 미국 최초의 흑인 대법관 '서드굿 마셜'을 소화한 <마셜>(2017년), 흑인 캐릭터 최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단독 영화 <블랙 팬서>(2018년)까지 다양한 '최초'를 만들어 낸 채드윅 보스만의 죽음은 흑인 커뮤니티에선 그야말로 충격적인 일이었다.

할리우드의 많은 영화인들도 채드윅 보스만의 죽음을 애도했었다.

애도는 골든글로브, 배우조합상 등 각종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의 유작인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에서 트럼펫 연주자 '레비' 역할을 통해서였다.

영화는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블루스를 부르는 가수 '마 레이니'의 앨범 녹음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에서 흑인의 인권이 차별받는 상황을 회상하는 채드윅 보스만의 연기는 그야말로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었다.

만약 채드윅 보스만이 남우주연상을 받는다면, <다크 나이트>(2008년)에서 '조커'를 맡은 히스 레저(남우조연상) 이후 오랜만에 나오는 '사후 배우 수상' 기록이 된다.
출처: 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 유니버설 픽쳐스
3. 이렇게 치열한 여우주연상 경쟁은 처음 봅니다
근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레이스 중 가장 치열한 경쟁이었다.

후보에 오른 5명의 배우가 메이저 시상식의 상을 받은 것은 드문 사례이기 때문.

먼저,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에서 '마 레이니'를 맡은 비올라 데이비스는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훌루에서 서비스됐기 때문에 국내에선 정식으로 볼 방법이 없는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홀리데이>에 출연한 앤드라 데이는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급부상했다.

<그녀의 조각들>의 바네사 커비는 일찌감치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꾸준히 유력 수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상황.

<노매드랜드>에 출연한 프란시스 맥도맨드 역시 전미비평가협회상, 영국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생애 세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끝으로 LA비평가협회상, 크리틱스초이스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라미싱 영 우먼>의 캐리 멀리건도 자신의 커리어에서 보여주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현재 현지 평론가·기자들의 예측이 올려진 '골드더비'에선 비올라 데이비스가 앞서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일부에선 '장르 영화'에 대한 수상 확대를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스릴러 범죄물인 <프라미싱 영 우먼>에게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출처: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4. '블랙 라이브스 매터'와 '미국 대선'의 영향
지난해 미국을 뜨겁게 한 '블랙 라이브스 매터'(BLM) 운동과 '대통령 선거'는 할리우드 제작진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해당 이슈와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영화들이 아카데미 작품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상 후보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로, 21세의 나이의 미국 정부에게 암살당한 '흑표당(블랙 팬서)'의 리더 '프레드 햄프턴'과 FBI 정보원 '윌리엄 오닐'의 운명적인 배신과 비극적인 선택을 담았다.

인간적인 비극 앞에서 결코 무너뜨릴 수 없는 신념과 인류애를 회복하기 위한 '프레드 햄프턴'의 모습은 현재 'BLM' 세대가 본받아야 하는 것이었다.

'프레드 햄프턴'과 '윌리엄 오닐'을 연기한 다니엘 칼루야와 키스 스탠필드가 동시에 남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중 골든글로브, 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 등을 휩쓴 다니엘 칼루야가 가장 유력한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꼽히고 있다.

또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제작을 확정지은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도 골든글로브 각본상 등을 통해 유력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영화는 1968년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평화롭게 이뤄지던 반전 시위가 경찰과 주 방위군이 대치하는 폭력 시위로 변하면서 7명의 시위 주동자가 기소됐던 재판을 담았다.
5. '아시아인 혐오 범죄' 증가한 미국 사회에 경종 울릴까?
'코로나19' 이후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 범죄가 미국에서 전년 대비 149% 증가하며, 아카데미 공식 트위터를 비롯한 주요 배급사, 아시아계 배우들의 SNS에서는 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달라는 구호와 함께 연대의 메시지가 여럿 올라왔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지난해 <기생충>을 잇는 아시아계 영화인들의 힘이 이어진다"라는 예측이 등장한 것은 할리우드 영화인들의 지지 덕분이었다.

앞서 언급한 클로이 자오 감독 외에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그 바람을 제대로 탄 영화였다.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정이삭), 각본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음악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

1980년대 한국인 가족의 이민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는, '미국인 감독'이 '미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주요 대사가 '한국어'라는 이유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만 이름을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많은 영화인들과 팬들은 "<미나리>야 말로 진정한 미국의 가치관과 정신을 보여주는 미국영화"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한국계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도 단편애니메이션작품상 후보가 됐다.

<오페라>는 계급과 문화, 종교와 이념 등 인류 문명의 장구한 역사를 기계처럼 정교하게 돌아가는 거대한 피라미드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전시 형태로 국내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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