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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거장들은 어린 시절에 뭘 보고 컸을까?

[할리우드 이슈 알려줌] 루카 구아다니노, 알폰소 쿠아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유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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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세준 에디터

매체 '데일리 콜리지안'의 한 기사엔 이런 내용의 글귀가 있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란 자신의 유년기를 회상하고 재창조했기에, 이 영화는 할리우드를 향한 그의 러브 레터라고 불린다."

쿠엔틴 타란티노, 루카 구아다니노, 그리고 알폰소 쿠아론. 이 세 감독의 최근 행보엔 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의 유년기 시절 추억과 기억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현재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감독 중 거장이라 일컬어지는 이 세 명의 최근작이 6~7세에 보고 느꼈던 것에 대한 기억에서 그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1. <서스페리아>, 루카 구아다니노
<서스페리아>(2018년)는 이탈리아 호러계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의 원작 <서스페리아>(1977)의 포스터를 본 어린 루카 구아다니노가 30년을 기다려(?) 만든 작품이다.

비록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에게 "원작을 배신했다"는 비난을 듣고, 약 8백만 달러에 불과한 흥행 성적에 그치고 말았지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년), <비거 스플래쉬>(2015년) 등의 작품과 결이 다른 공포물을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구아다니노 감독의 작품 세계를 확장했다는 평을 받았다.

출처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장 왼쪽). 표지 및 이하 사진 ⓒ 소니픽처스코리아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1977년 이탈리아 팔레르모에 거주했는데, 아드리아 해변의 여름 캠프에서 잘린 목으로 피를 뿜어내는 발레리노의 알몸이 그려진 <서스페리아> 포스터를 처음 보게 됐다고 한다.

이미 10세의 나이에 8mm 필름카메라로 초기 영화를 제작했던 구아다니노에게, 이 기괴한 영화의 잔상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탈리아 호러 영화계의 대부이자, 지알로 장르의 대표 격으로 알려진 아르젠토와는 달리, 구아다니노가 바라보는 <서스페리아>의 세계는 다소 혁신적이다. 알제리계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구아다니노는 이탈리아 팔레르모 출신이며, 유년기를 에티오피아에서 보내기도 했다.

그곳에서 그는 아버지로부터 이탈리아 역사와 문학을 배웠고, 6세가 됐을 때 고향 팔레르모로 돌아왔다. 다른 피부색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 그는 외로운 소년기를 보내야 했고, 이 시기 영화와 동성애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출처영화 <서스페리아>의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오른쪽). 이하 사진 ⓒ 씨나몬(주)홈초이스

"전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사랑했고, 시대에 맞지 않는 성 정체성을 가지고 성장했기에 별종으로 취급받았죠." 이러한 구아다니노의 습성은 <서스페리아> 속 모계사회를 구현하려는 그의 페미니즘적 의도로 잘 드러난다.

그는 마녀의 단죄를 이끌던 원작 속 수지를 마녀의 재현으로 표현했고, 악마에 가까웠던 마녀의 전통적 이미지를 중립적이거나 오히려 전지전능한 신의 영역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6세에 불과한 천재 소년의 눈에 띈 한 공포 영화 포스터가 30년 후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한 건 단순히 잔인하고 자극적인 이미지 때문이 아니라, 구아다니노 유년기, 그리고 청소년기 내면적 혼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제9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2018년)와도 자연스레 연결된다.

2. <로마>, 알폰소 쿠아론
여기, <이 투 마마>(2001년)란 영화가 있다. 아직 미국으로 건너와 <그래비티>(2013년)로 전설을 쓰기 전, 멕시코에서 그린 쿠아론의 로드 무비다. 이 영화에선 주요 줄거리와 관계없이 '클레오'란 가정부가 등장한다. 바로, <로마> 속 주인공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와 동일 인물이다. 그리고 쿠아론 감독의 유년 시절 보모의 이름이기도 하다.

<로마>의 '로마'는 이탈리아 수도가 아닌, 멕시코 '콜로니아 로마'에서 따온 제목이다. "영화 속 대표적 장면의 9할은 제 기억에서 유래한 거예요"라는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쿠아론은 유년 시절 자신의 가족과 살았던 그곳에서 비주류였던 보모의 일상과 인생을 재조명함으로써, 당시 어린 자신의 감정과 추억을 자연스레 녹여냈다.

유년기의 기억은 온전치 못할 수도 있다. 때때로 그것은 미화되고, 왜곡된다. 클레오의 모습은 헌신적이고 가정적이다. 클레오는 자신에게 닥치는 수많은 불행에 의연하고, 또 그것 때문에 무너지지 않는다. 그녀가 눈물 흘리는 이유는 늘 돌보던 쿠아론과 아이들 때문이다.

출처영화 <로마>의 감독 알폰소 쿠아론(왼쪽). 이하 사진 ⓒ 넷플릭스

오스카 레이스에서 작품상으로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인정받은 쿠아론의 각본과 촬영은 어쩌면 그렇게 아련하게 남은 유년기 기억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로마와 가족들, 클레오와 자신의 어린 시절에 보내는 러브 레터가 <로마>로 재탄생했다. 이 러브 레터는 또 하나의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에 의해 최근 작성됐다.

3.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1960년대 후반, 그리고 1970년대 초반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기조는 '샤론 테이트'를 비롯한 5명을 무참히 살해한 찰스 맨슨의 잔혹사에 기초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역시 타란티노 감독의 어린 시절 향수를 바탕으로 한다.

"1969년을 포함해서 LA에서 보낸 시절은 무척이나 행복했죠. 전 불과 7살이었어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당시의) LA와 할리우드를 이야기한다는 건 무척 흥분되는 일이죠." '엠파이어지'와의 인터뷰에서 타란티노 감독이 밝힌 부분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 영화를 접하면, 2시간 4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 지루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여러 인물의 서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샤론 테이트의 살해 사건도 실제와 동일하게 표현되지 않으면서, 타란티노 감독의 개성 넘치는 연출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스토리와 각본에 연연하지 않고, 당시 할리우드의 감성과 분위기, 그리고 시대상 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감독이 의도한 영화 속 재미를 자연스레 느낄 수 있다.

1969년, 타란티노는 6세였다. 그는 할리우드에 살았고, 화려하고 역동적인 당시 영화산업은 어린 그에게 많은 영향과 영감을 줬을 것이다.

이소룡을 비하했다는 논란을 비롯해 몇몇 단점이 보이긴 하지만, 다소 사치스러울 정도로 강렬한 색감을 표현해 온 타란티노 감독은 그런 어린 시절 기억과 충격적인 사건, 영화감독으로 발현된 확고한 스타일을 버무려 가히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유년기가 영화 감독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쩌면 절대적일지도 모른다. 감수성이 형성되는 어린 시절을 보낸 장소와 그곳에서 만난 인물들, 더불어 접한 시대의 미디어를 통해 재능있는 예술가들의 작품 세계가 그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루카 구아다니노, 그리고 알폰소 쿠아론은 자신의 그 방향을 기점으로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앞으로도 많은 감독의 작품에 유년기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본다면, 그것 자체로 보다 흥미로운 관람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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