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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kg 넘는 여성이 살을 빼기로 했다, 왜?

조회수 2020. 9. 25.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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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Heavy Craving,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 에이케이엔터테인먼트(주)
'장잉주안'(채가인)은 엄마(가숙근)가 원장으로 있는 유치원(방과 후 돌봄교실)의 영양사로 일하고 있는데, '장잉주안'은 아이들로부터 '공룡 쌤'으로 불린다. 100kg이 넘는 몸무게를 보유한 '장잉주안'의 일상은 고달프다.

마트나 버스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 있으며, 이웃집에 사는 아저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지만, 오히려 "누가 너 같은 애를 좋아하냐"라는 2차 가해를 경험한다. 남자아이들로부터는 계란을 맞으며 '돼지'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듣기도 한다. 심지어 엄마는 아이들 식단 사진에 딸의 얼굴을 삭제하기까지 한다. 영양사 몸매가 이러면, 학부모가 보기에 곤란하다는 것.

그러던 중 밝은 미소로 다가오지만 그 속엔 비밀이 있는 택배기사 '우'(쟝요인)와 자신의 성 정체성에 고민하는 모범생 '샤오위'(장은위)가 등장하면서,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벗어나고자 '장잉주안'은 살을 빼기로 한다.

다이어트 관리 시설에 들어가면서 '장잉주안'은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경험하게 되는데, 자신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느낀다. 지난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으로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는, 대만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인 금마장에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대만에서 온 영화이기 때문에, 포스터만 보면 혹여나 관객은 그런 생각을 품고 영화를 접할지도 모르겠다. '우'가 '장잉주안'의 마음을 사로잡고, '장잉주안'이 좋아하는 감정을 현실로 보여주기 위해 살을 빼는 시나리오가 아니냐고. 일부 부분은 비슷한 구석으로 흘러가나, 그랬다면 이 작품이 비평가협회상을 받을 리는 만무할 터.

작품을 연출한 페이주시 감독은 어린 시절 자신의 경험을 통해 여성에게 '표준 사이즈'를 강요하는 세상의 폭력성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고, 이러한 경험이 '장잉주안'이라는 플러스사이즈의 여성 캐릭터로 구현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작품은 그래서 에이미 슈머의 <아이 필 프리티>(2018년), 레벨 윌슨의 <어쩌다 로맨스>(2019년)처럼,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을 찾아나서는 '장잉주안'의 모습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우'와 '샤오위'를 통해 획일적인 기준으로 개인의 신체를 재단하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우' 역시 과거엔 '흑돼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살이 쪘던 인물이었다. 멸시에 가까운 시선을 피하고자 '우' 역시 강제로 살을 빼야 했던 것. '샤오위'도 엄마 몰래 여장을 하는 것이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던 인물로, '장잉주안'은 이런 '샤오위'를 지지해준다.
물론, 이 작품에는 다소 안타까운 부분도 존재한다. 최근 가장 핫한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로 <오늘부터 운동뚱>이 생각났던 대목이기도 하다. 먹방 콘텐츠인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이기도 한 이 작품은 "잘 먹기 위해 운동한다"라는 콘셉트로 김민경을 내세웠다.

김민경은 골프면 골프, 축구면 축구,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잘 먹기 위해서'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면서'로 치환할 수 있는데,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에서는 그런 '건강한 삶'에 대한 묘사가 부족한 것이 사실.

김민경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은 "건강한 사람의 외모는 뚱뚱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리고 있다. 특히 <오늘부터 운동뚱>이 여성의 운동이 단순히 '미용의 목적'이라는 편견을 깨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는 긍정적인 의도로 만들어졌음에도 살짝 부족한 무언가를 남겼다.

작품에서 운동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살을 빼려고 시도할 경우에 나오는 부작용을 소개한 것은 나쁘지 않았으나, 서두에 언급한 주제를 부각하기 위해서인지, 그 이후에 다른 노선을 소개해주지 않아 아쉬웠다. 그런 점이 보완됐다면, 이 작품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칭찬을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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