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쏟으며 본 '곤지암', 호불호 왜 갈렸나?

조회수 2018. 4. 13. 18: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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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고 알려줌] 곤지암 (Gonjiam: Haunted Asylum, 2017) by 영화읽어주는남자
글 : 영화읽어주는남자
아래 글에는 작품의 주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곤지암> 관람 후 객석 모습"이란 글을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사방에 팝콘이 튀어 어질러진 객석의 모습이었죠.
이런 후기 덕에 "도대체 얼마나 무섭길래?"라는 궁금증을 가질만했고,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을 했는데요.
<곤지암>은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공포스러운 공간' 중 하나인 '곤지암 정신병원'을 소재로 만든 영화입니다. 순 제작비 11억 원의 저예산 영화라고 하죠. 이 제작비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말씀드리자면, 작년에 개봉한 <군함도> 한 편을 만들 돈이면 <곤지암>을 20편 만들 수 있습니다.

<곤지암>은 주인공들이 1인 방송을 진행한다는 컨셉의 영화인데요. 100% 라이브로 전개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장르라고 할 수 있죠. 이 장르는 인물들이 직접 촬영한다는 설정 탓에 화면의 움직임이 거칩니다.

그리고 실제 같은 상황에서 인물들의 리얼한 모습을 볼 수 있죠. 대다수의 페이크 다큐는 "누가? 왜? 카메라로 이 상황을 찍는가?"라는 문제가 따라오는데요. 그런데 <곤지암>은 1인 방송이라는 형식으로 그 문제를 완벽히 해결합니다.
이렇게 <곤지암>은 페이크 다큐의 문제와 한계를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혼숨>과 <파라노말 액티비티> 등의 영화에서 장점만을 가져온 느낌이랄까요? 이들을 잘 조합한 뛰어난 영화였는데요.
그런데 아쉽게도 <곤지암>은 이야기에 큰 구멍 하나를 남겨뒀습니다. <곤지암>은 끝끝내 정신병원 속 귀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죠. 이 귀신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지, 왜 그곳에 오는 사람을 죽이는지 설명하지 않는데요.
예를 들어, <여고괴담>, <컨저링> 시리즈엔 귀신과 관련된 사건이 있고, 그걸 알아가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있었죠.

그런데 <곤지암>엔 그런 부분이 비어있었습니다. 독특하고 뛰어난 연출과 비교해 알맹이가 부족한 느낌인데요. 다양한 스타일을 현란하게 보여줬지만, 영화관을 나설 때 여운이 없습니다. 가운데가 뻥 뚫린 도넛 같죠.
사실, <곤지암>에도 감독이 넣어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많은 비밀이 영화에 숨겨져 있죠.
정범식 감독은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밀의 공간인 402호를 처음엔 416호로 설정했다고 합니다. 이는 세월호 사건이 있었던 4월 16일을 뜻하는 숫자인데요. 그리고 503이라는 아주 상징적인 숫자도 등장하죠.
이외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숫자도 많이 숨어있습니다. 이렇게 정범식 감독은 숫자를 통해 뭔가 말하려 했죠. 하지만, 이런 이스터 에그들이 모여도 비어있던 이야기를 채워주지는 못할 거 같네요.
이런 아쉬움이 있다고 해도 <곤지암>은 뛰어난 영화입니다. 근래 관람한 공포영화 중, 가장 재미있게 봤던 영화죠. 적은 예산으로 독특한 형식을 완벽하게 표현한 연출력은 아무리 칭찬해도 아깝지 않습니다.

덕분에 제 팝콘도 바닥으로 많이 떨어졌고, 영화관에서 엄청난 비명을 듣기도 했는데요. '호러 영화 스페셜 리스트' 정범식 감독의 다음 영화도 하루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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