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볼거리! VS 난장판 이야기!

조회수 2019. 5. 31. 18: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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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알려줌]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Godzilla: King of the Monsters, 2019)
글 : 박세준 에디터
출처: 영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표지 및 이하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영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4년 개봉한 <고질라>의 평은 극과 극이었다. 그럼에도, 영화의 서사적인 관점에서 <고질라>는 꽤 잘 만든 작품이고, 당시 상당히 과소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5억 3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인 <고질라>는 '고지라' 혹은 '갓질라'로 불리는 이 괴수물이 여전히 상당한 인기가 있음을 실감케 했다.

핵실험으로 인해 '탄생'이 아닌 '깨어난 괴수'라는 설정상 변형과, '돌연변이'에서 '고대 지구의 최상위자'로 달라진 존재론적 의의, 더불어 여전히 '적'인지 '아군'인지 분명치 않은 양가적 중립성까지, '고질라'는 그 배경과 정체성을 답습하거나 뒤틀면서 시리즈의 재탄생을 알렸다.
29일 개봉하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그러한 시리즈의 후속작이자, 새로운 괴수들의 등장, 스토리텔링의 확장을 보여줄 기대작이다.

스토리텔링의 확장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인피니티 사가(Infinity Saga)' 이후 '스토리텔링의 확장'은 시리즈 영화의 성공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개별 영화의 모듈화와 그 모듈들의 연결을 통해 확장 및 확대되는 이야기들은 수많은 내러티브를 양산하고 또 다른 이야기의 창조를 가능케 한다.

하지만 철저하고 치밀한 계획 없이 (이야기의) 무분별한 몸집 키우기는 오히려 기존 팬들의 피로를 가중하고, 캐릭터와 플롯의 시너지보다 설정의 충돌과 억지를 불러올 뿐이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아마도 원작의 가장 인기 있었던 작품 중 하나인 <고질라 6 - 머리 셋 괴물 기도라>(1964년, 원제 '삼대 괴수 지구 최대의 결전')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보인다.

'킹 기도라'를 비롯, '모스라', '라돈' 등 많은 괴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킹 기도라'의 압도적 스케일로 '고질라'가 수세에 몰리는 극적인 효과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스토리의 매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이혼한 부부 '엠마'(베라 파미가)와 '마크'(카일 챈들러), 죽은 아들 '앤드류'(타일러 크럼리)와 지구를 구하려는 딸 '매디슨'(밀리 바비 브라운), 기존의 '세리자와' 박사(와타나베 켄)에 새로운 악당 '앨런'(찰스 댄스)까지, 더불어 증가하는 인간 캐릭터들과 괴수들의 혈전이 뒤섞이며 영화는 혈투가 아닌 난장판이 된다.
화려한 볼거리
괴수물을 좋아하거나, '고질라' 시리즈의 팬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봐야 할 영화다. 그 이유는, 높이 119m, 길이 280m에 달하는 '고질라'와 푸른빛을 내며 '괴수들의 여왕'이라 불리는 '모스라', 익룡을 모티프로 하는 '로단', 일본 신화 속 야마타노오로치를 토대로 머리 세 개 달린 용을 형상화한 '킹 기도라'까지 괴수들의 규모와 전투는 시쳇말로 역대급이다.

'고질라'의 트레이드 마크인 방사열선은 '킹 기도라'의 붉은 화염과 뒤섞여 전에 없던 명장면을 만들어낸다. 원작에서 두 괴수만큼 강력했던 '모스라' 유충의 그물력(力)이 제대로 드러나진 않지만, '고질라'와 '킹 기도라'의 밸런스를 적절히 유지했다는 점에서 볼거리의 풍성함은 제대로 자리 잡았다고 보인다.
전형성의 극치
하지만 이번 영화에는 마치 수백번은 본듯한 가족 유형이 등장한다. 이혼한 부모와 그사이에 갇힌 딸. 그리고 끝내 서로의 오해를 극복하고, 희생하는 클리셰의 전형이다.

이 전형성은 엄마의 그릇된 생각과 배신으로 약간의 극복을 보이는가 싶더니 뜬금없는 악당 '앨런'의 등장과 주요 인물들의 영웅적 행동, 전작에서 스토리의 설명에 그쳤던 '세리자와 박사'의 역할이 희생으로 바뀌며 생성되는 억지를 동반한다.

희생되는 사람들을 보며 각성하는 엄마와 가족을 구하려는 아빠의 처절한 투지, 심지어 '오르카'라는 괴수와의 소통 기계로 '킹 기도라'를 유인하는 딸의 행동까지 개인의 영웅적 행동은 극에 달한다. '세리자와' 박사가 '고질라'에게 "친구"라 부르며 방사 에너지를 공급하는 모습은 전형을 넘어 신파의 영역으로 다가선다.
물론, 전작 또한 전형적인 괴수 영화의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스토리라인과 마치 티라노사우루스를 연상케 했던 1998년의 <고질라>에서 발전된 괴수 디자인은 '팝콘무비'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리즈의 밑거름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시작과 끝의 화려한 액션에 비해 중반의 늘어지는 전개, 복잡다단한 인물들의 관계와 괴수들의 지나친 의인화, 미국 할리우드의 가족중심주의적 클리셰와 중국 자본(레전더리 픽처스)의 악영향까지 겹치면서 괴수가 주인공인 블록버스터를 원했던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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