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과 함께 칸의 영예 얻은 작품 알려줌

조회수 2019. 5. 27.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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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이슈 알려줌] 제72회 칸 영화제 결산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표지 및 이하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2019년 5월 25일(현지 시간)은 올해로 100년이 된 한국영화사에 한 페이지를 남겨야 할 날이 됐다. 일요일 새벽 3시경, 칸 영화제 주관 방송사인 '카날플뤼'의 공식 데일리모션 생중계로 밤잠을 포기하면서 본 칸 영화제 시상식 장면은 설렘과 긴장, 그 자체였다.

프랑스어를 조금이나마 알아들었다면, 더 재밌게 봤을 터라는 생각은 잠시, 경쟁 후보들이 다른 상을 받으면서, 수상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방심하지 않은 것은 그 시상식을 본 모든 이들의 마음과 같았으리라.

결국,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황금종려상으로 <기생충>을 호명하는 순간, 그 순간은 새벽에 월드컵 경기를 볼 때 나오는 짜릿함을 능가한 것이었다.

봉준호 감독도 수상 직후 한국 기자들과 칸 영화제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이후 자리에서 "이런 환호는 축구나 월드컵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 약간 쑥스럽지만, 너무 기쁘다"라고 밝혔다.
지난 중간 결산 글에서 "마치,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이 '메달 획득' 가능성처럼 나오고, 수상을 하지 못하면 그 작품은 '실패했다'는 분위기의 기사는 '올림픽'에서 메달만을 바라보는 일부 여론의 반응과 다를 것이 없다"라고 말을 꺼냈는데, 이상하게 이번엔 그 이야기가 반대로 등장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켄 로치 등 명장 감독도 '빈손 굴욕'이었다는 기사가 나온 것이다.

초청 자체가 영광인 칸 영화제에서, 가장 큰 권위를 지닌 황금종려상이 영화의 예술적 완성도나, 기술의 성취, 배우들의 연기 등을 종합해서 나오며, 특히 당시 사회 이슈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점을 고려해본다면, <기생충>이 얻은 결과물은 '대단함'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상하지 못한 작품들을 깍아내리면서까지 축하하는 형태의 기사는 유감이었다. 그래서 알려줌에서는 이번 칸 영화제에서 수상한 다른 작품뿐 아니라 특이한 에피소드를 남긴 주요 작품을 살펴봤다.
출처: 영화 <애틀란틱스> 사진 ⓒ 넷플릭스
1. 흑인 여성 감독이 받은 최초의 칸 영화제 본상
72년 칸 영화제 역사에서 지금까지 흑인 여성 감독이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적은 없었다. 프랑스계 세네갈 감독인 마티 디옵은 그 어려운 일을 해냈을 뿐 아니라,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디옵 감독의 작품, <애틀란틱스>는 세네갈 수도인 다카르의 건설 현장에서 노동을 하던 남자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연인과 떨어져 유럽으로 향했으나, 실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편, 넷플릭스는 <애틀란틱스> 배급권을 따냈다고 밝혔으며, 더 많은 아프리카 지역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 다르덴 형제는 이번에도 상을 받았다
두 차례 황금종려상(<로제타>(1999년), <더 차일드>(2005년))을 비롯해 각본상(<로나의 침묵>(2008년)), 심사위원 대상(<자전거 탄 소년>(2011년))을 받은 다르덴 형제가 이번에는 감독상을 받았다.

감독상 작품인 <영 아메드>는 종교의 이름으로 자신의 스승을 처단하려 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로튼 토마토 지수는 56%로 평단의 호불호가 갈렸는데, 로튼 토마토는 "다르덴 형제의 가장 발전된 영화로 대표되진 않겠지만, 단단한 연기와 사회적 의식을 지닌 이야기는 그러한 결점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소개했다.
출처: 영화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 사진 ⓒ 그린나래미디어(주)
3. 강렬한 레즈비언 영화, 칸을 흔들다
10대 여성들의 사랑과 성장을 다룬 <워터 릴리스>(2007년)로 칸 영화제에 처음 이름을 올린 셀린 시아마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영화인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는 '각본상'을 받았다.

18세기 후반, 프랑스 브르타뉴에 젊은 화가 '마리안'(노에미 메를랑)이 '결혼식 초상화'를 거부하는 '에일로이즈'(아델 하에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랑과 예술을 담았다. 또한, 칸 영화제에서 상영된 최고의 'LGBT 영화'를 뽑는 '퀴어종려상'을 동시에 받았는데, 이는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다.

4. 여우주연상 수상자, 에밀리 비샴은 누구인가?
아델 하에넬이 여우주연상을 받을 것이라 예상한 전문가들이 많았으나, 수상의 영예는 <리틀 조>의 에밀리 비샴이 안았다. BBC와 ITV의 드라마에서 주연보다는 조연으로 더 많은 활동을 펼친 비샴은 2017년 <다프네>로 에든버러국제영화제 연기상을 받으면서 뒤늦게 주목받았다.

국내에 많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리틀 조>는 싱글맘 '앨리스'(에밀리 비샴)가 유전자 변형을 진행하는 종자회사에서 진홍색 꽃 종자를 연구 중 아들을 위해서 꽃을 무단으로 반출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출처: 영화 <페인 앤 글로리> 사진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5. 안토니오 반데라스, 첫 칸 영화제 트로피 받다
<마스크 오브 조로>(1998년)의 '조로'와 <슈렉> 시리즈의 '장화신은 고양이'로 사랑받은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첫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스페인 국립극장에서 활동할 당시 전도유망한 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에게 눈도장을 받으며, <정열의 미로>(1982년)로 영화에 처음 출연했다.

이후 알모도바르 감독은 감독상, 각본상 수상 등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 됐으며, 신작 <페인 앤 글로리>로 재회한 반데라스는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살바도르 말로' 영화감독을 맡아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6. 브라질에서 온 SF 영화, 심사위원상 주인공 되다
경쟁 부문의 3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상은 클레버 멘돈사 필로,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의 <바쿠라우>와 '2005년 파리 교외 소요사태'에서 영감을 받아 래드 리 감독이 연출한 <레미제라블>이 공동수상했다.

<바쿠라우>는 작은 마을 '바쿠라우'를 배경으로 한 SF 미스터리로, 브라질의 사회 이슈를 잘 녹여냈다는 평을 받았다. <레미제라블>도 프랑스 대혁명을 배경으로 한 동명 유명 작품처럼, 억압에 저항하는 유색 인종 소년들과 자비가 없는 공권력의 대치를 잘 보여줬다는 평을 얻었다.
출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사진 ⓒ 소니픽처스코리아
7.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비난받은 이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통산 9번째 작품으로 주목받았었다. 하지만 <피아니스트>(2003년) 등을 연출하며 거장에 올랐지만, 아동성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힌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전 부인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의 살해를 다룬 것은 논란이 됐다.

폴란스키의 현재 아내이자 배우인 엠마누엘 자이그너는 "테이트 가족에게는 제작 동의를 구했으나, 우리에게는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라며, "'영화는 좋았지만', 콘셉트는 폴란스키의 이미지를 악용했다"라고 비판했다.

8. '칸의 총아', 이번에는 어땠을까?
2009년 장편 연출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부터 칸 영화제에 이름을 올렸고, 20대 시절 심사위원상(<마미>(2014년)), 심사위원대상(<단지 세상의 끝>(2016년)) 등을 받은 자비에 돌란 감독은 '칸의 총아'라는 칭호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로튼 토마토 45% 지수로 호불호가 갈린 <단지 세상의 끝>이 심사위원대상을 받을 당시, 시상식장에서는 '노골적인 칸의 편애'라는 이유로 '야유'가 나오기까지 했었다. 그의 신작인 <마티아스 앤드 맥심>은 경쟁 부문으로 초청됐으나, 수상과 인연은 없었다.
출처: 영화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조> 사진 ⓒ 파테 필름
9. 로튼 토마토 지수 8%가 나온 경쟁 부문 작품
배우들과 감독이 함께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이례적인 작품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년)를 연출한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신작인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조>는 이번 경쟁 부문 상영작 중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영화였다.

이른바 '망작'에서 나올법한 로튼 토마토 8% 지수가 나왔는데, 4시간이라는 긴 상영 시간이 악몽처럼 느껴졌다는 평도 등장했다. 한편, 케시시 감독이 배우들에게 촬영을 위해 '실제 성행위'와 '과다 음주' 등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폭로 보도가 영화제 후반부 등장해 논란이 됐다.

10. <기생충>, 만장일치로 이뤄낸 황금종려상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다른 여러 개의 장르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라고 평했다.

한편, 만장일치 결정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은 다르덴 형제의 <로제타>(1999년), 켄 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년),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등 약 20편으로 알려졌으며, 아시아 영화로는 최초의 만장일치 수상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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