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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박보검이 나와도 호불호 갈렸던 결정적 이유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서복> (Seobok,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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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놀라움
글 : 양미르 에디터

* 영화 <서복>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민기헌'(공유)은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안고,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던 전직 정보국 요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병으로 인해 시한부 인생을 살던 '기헌'에게 어느 날 정보국에서 임무가 하나 주어진다.

극비 프로젝트로 탄생한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인 '서복'(박보검)을 안전히 이동해달라는 것.

약 10년 전 줄기세포 복제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서복'은 인간보다 2배 빠른 성장 속도를 지니고 있었는데, "죽지 않는다"라는 영원이라는 시간에 갇힌 채 실험실 안 세상에서만 살아오고 있었다.

출처영화 <서복> ⓒ CJ ENM, 티빙

한편, '기헌'을 다시 이용하는 정보국 '안부장'(조우진)은 국가 안보를 빌미로 복제인간 '서복'의 존재를 영원히 은폐하려 한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달리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예기치 못한 조직으로부터 기습 공격을 당하고 만 것.

가까스로 '기헌'과 '서복'은 탈출에 성공하고, 두 사람은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서복'을 이용하려는 존재들과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서복'이 인류의 구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여러 집단의 추적은 거세지는데, 그 상황에서 '서복'은 자신이 지닌 특별한 능력을 깨달아간다.

영화 <서복>은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한 기대작이었다.

개봉 당시 한국 멜로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1위(411만)를 기록한 <건축학개론>(2012년)의 이용주 감독이 참으로 오랜 시간 끝에 돌아온 작품이라는 점이 첫 번째 기대 포인트였고, 공유와 박보검이라는 '티켓 파워' 있는 배우들의 캐스팅이 두 번째 기대 포인트였다.

물론, 우리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복제인간'을 소재로 했다는 점은 '리스크'처럼 보였다.

심지어 영화의 도입부엔 약 10여 년 전, 줄기세포와 관련해 논문 조작을 저지른 황우석 전 교수의 이름이 언급되면서 마음을 졸이게 했다.

당시 우표를 수집하던 에디터는 '인간복제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 특별우표'의 디자인을 아직도 기억한다.

휠체어에 탄 한 인간이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 걷고 뛰며, 다른 사람과 포옹하는 일련의 동작이 디자인된 우표였다.

현재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표도 전량 판매금지 조치(하지만 소장 중인 이들의 우표까진 회수할 수 없었다)됐고, 이를 소재로 한 임순례 감독의 영화 <제보자>(2014년)도 개봉했다.

조심스럽게 실재 인물의 이름을 언급한 영화는 자연스럽게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2005년)를 떠올리게 하는 '서복'의 생활 공간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참고로 <아일랜드>의 제작자 월터 F. 파키스는 "처음 이 영화를 구상했을 때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였으나 한국에서 인간의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해 허구가 아닌 사실이 되었다"라고 밝혔고, 덕분에 영화는 카스피안 트레드웰 오웬의 원작 소설 속 배경인 21세기 후반에서 2019년으로 배경을 바꿔 만들어졌다.

<아일랜드> 속 복제인간들이 스폰서의 필요로 인해서 장기 등을 제공하며 죽는 것처럼, '서복'은 인류의 영생을 돈으로 결정하려는 이들이 만들어낸 존재였던 것이었다.

한편, '서복'은 영생을 살고 싶었던 '진시황'의 명으로 불로초를 찾으러 떠난 고대 중국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제주도의 서귀포는 바로 이 '서복'이 불로초를 찾기 위해 한라산에 다녀간 후 배를 탄 '포구'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인조인간 '서복'은 어차피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인간들이 정작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다.

결국, 죽지 않는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무한한 존재 '서복'과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도망치려는 유한한 인간 '기헌'이 이곳저곳을 도망치듯 여행하면서 나누는 대사들은 관객에 따라 뻔한 철학처럼 들려올 수도, 혹은 깊이 있는 심오한 이야기처럼 들려올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큰 호불호 지점은 'SF 액션' 자체를 기대한 관객에게 쓴웃음을 줬다는 것이겠다.

상업영화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진지하게 다루는 것만큼이나, 액션의 새로움을 줘야했음에도 <서복>은 그렇지 않았다.

먼저,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두 사람이 결국 서로를 보듬어 주고, 심지어 계속 "민기현 씨"라고 부르던 '서복'이 기어코 "형"으로 부르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느끼는 '브로맨스'는, 굳이 SF 액션이 아니어도 기존 한국상업영화에서 많이 본 소재라 놀랍지도 않다.

그저 흥행을 위한 안전한 연출 방법일 테니.

그러나 <서복>에서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마지막 폭주 액션이었다.

'서복'이 초능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영화 곳곳에서 등장했지만, 저런 힘을 어떻게 얻었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판타지 장르처럼 떨어지다 보니, '서복'의 폭주는 우스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염력을 이용해 총알을 막아내고, 사람과 물체를 강제로 이동시키고 짓누르는 가공할 힘을 보여주는 '서복'의 폭주는 마치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캐리>(1976년)의 '프롬' 장면을 연상케 한다.

다만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기 위해 피가 상대적으로 덜 튀었을 뿐.

게다가 영화 속 캐릭터들은 기능적인 죽음으로 최후를 맞이한다.

선한 역할이든 빌런이든 간에 그들은 "죽기 전엔 뭐든 못하겠느냐?"라는 각오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빌런들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서복' 앞에서 쏟아낸다.

이에 대한 '서복'의 응징은 통쾌하지도, 비장하지도 않았다.

무한한 삶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서라는 생각도 들었으나, 차곡차곡 쌓아 올린 영화의 톤이 무너지는 대목이라 아쉬웠다.

물론, 이는 <서복>의 메시지와 표현 방법의 차이에서 온 아쉬움이었다.

적어도 박보검과 공유의 합은 영화에서 상당히 잘 그려졌고, 배우들의 힘은 영화에서 굳건하게 묻어 있었다.

2021/04/12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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