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만 '온라인 남친' 신작이 호불호 갈린 이유

조회수 2021. 4. 5. 11: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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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해길랍> (Hijra in Between,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해길랍> ⓒ 오드 AUD
* 영화 <해길랍>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완팅'(요애녕)은 등굣길 버스 안에서 변태에게 성폭행을 당하려 하고, 이를 본 '탕셩'(허광한)은 이를 제지한다.

과거부터 등굣길마다 자신을 보며 수줍게 웃어 보이던 '탕셩'이 자꾸만 신경 쓰이던 '완팅'이었는데, '완팅'은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어색한 설렘을 느낀다.

아침만 되면 만나게 될 '탕셩'만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농구 경기를 위해 방문한 학교에서 운명처럼 '완팅'과 마주친 '탕셩'은 자신과 '완팅'이 인연임을 확신하고, '완팅'에게 고백한다.

'탕셩'은 '완팅'과 함께할 미래를 그리며 꿈같은 데이트를 시작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완팅'은 자신에게 벌어진 사고로 인해 '탕셩'을 만날 자신이 없었다.

결국, 눈물을 삼키면서 그에게 이별의 편지를 써 내려간다.

'탕셩'은 '완팅'과의 이별을 믿을 수 없었고, '완팅'을 잊지 못한 채 세월은 흘러갔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완팅'을 잊지 못한 '탕셩' 앞에 '류팅'이 등장하고, '탕셩'은 낯선 익숙함에 잊지 못했던 감정이 자라난다.

<해길랍>은 타임슬립 드라마 <상견니>(2019~20년)를 통해 대만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국내에선 주요 OTT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을 강타한 배우 허광한의 국내 첫 스크린 개봉 작품이다.

(영화 <아호, 나의 아들>(2019년)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그동안 대만 로맨스 영화는 봄철 관객을 사로잡는 비장의 무기 중 하나였는데, <해길랍>은 색다른 인상을 줬다.

특히 새로운 대만 '온라인 남친'이라 불리는 허광한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주요 관객층의 관람 요소는 충족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호불호를 주요 평점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

잠시 영화 제목인 <해길랍>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길랍'은 남아시아에서 생리적인 남성이 여성의 성 정체성을 지니고, 여성의 복장을 하고 성 역할을 수행하는 '제3의 성'을 의미하는 '히즈라'의 '가차 표기'이다.
극의 초반부 장면에서 성소수자를 나타내는 '무지개 양말'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에서 잠시 힌트를 얻을 수 있겠지만, '완팅'은 '히즈라'와는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인터섹스'를 담았고, 실재 인물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해당 인물은 법적으론 여성이었으나, 2차 성징 기간에 여성이 겪는 그것이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남성이 겪는 특징들이 나왔던 것.

당연히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던 실재 인물은 '인터섹스 인권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길랍>은 이런 '인터섹스'라는 소재를 로맨스의 색채로 풀어내 만든 작품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놀라울 수도 있겠지만, 대만은 우리보다 훨씬 앞선 2004년부터 성평등 교육법안이 도입됐다.

매 학기 4시간의 양성평등 관련 수업을 필수로 배워야 했고, 성평등과 더불어 성소수자 인권교육이 이뤄졌다.

이런 교육의 영향 때문인지 대만은 2018년 주민투표를 거쳐, 2019년엔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이 허용된 국가가 됐다.

2018년에 만들어진 <해길랍>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국내 관객에 따라선 이런 내용이 크게 홍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반부로 전개될수록 낯선 느낌이 강했을 터.
다만, 전체적인 영화의 만듦새는 소재를 따라가지 못했다.

좀 더 과감하게 나가도 될 것 같은 결말을 갑자기 덮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소재에 충격을 경험한 관객이 자기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영화가 끝난 느낌이랄까?

상영 시간이 83분인 걸 떠올려 볼 때, 마지막 이야기에 힘을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음악의 사용 역시 과했고, 어떤 장면에선 부적절하게 등장했다.

예를 들어, 대학생이 된 '완팅'이 '류팅'을 처음 발견한 순간 흐르는 음악은 극의 분위기를 죽여버렸다.

다행스럽게 배우들은 '열일'했다.

허광한은 '류팅'과의 배드신 장면에 대해서 "많이 긴장됐다"라면서, "배드신은 선을 넘거나, 실례를 범할 수 있어서 많이 걱정했는데, 그런 부분을 최대한 주의하면서 감독의 디렉팅을 따랐다"라고 전했다.

이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라면서 작품의 의도를 밝혔다.

2021/04/04 CGV 영등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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