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당 1,000원씩 1억 모이지 않으면 아이를 죽인다고?

조회수 2021. 3. 5. 11: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고백> (Go Back,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고백> ⓒ 리틀빅픽처스
아동학대 소식은 하루를 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사회면 보도' 거리다. 안타깝게도 이 아동학대 보도는 그 원인을 짚는 것보다, 그 사건의 잔혹성을 부각하는 데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법의 사각지대에서 오늘도 아이들은 공포에 떨어간다.

최근 들어 우리 영화계에도 이런 아동학대 영화들은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며 하나둘씩 관객을 맞았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청룡영화상에서 한지민이 여우주연상을 받은 <미쓰백>(2018년)이다. 아동학대에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두 여성 사이의 연대라는 메시지까지 던지면서 이 작품은 호평받았다.

<미쓰백>의 배급사인 리틀빅픽처스는 이번에도 또 다른 아동학대 영화를 소개했으니, <고백>이다. <고백>은 지난해 열린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경쟁' 후보에 이름을 올려, 장편 배우상(박하선)과 배급지원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고백>은 괴상한 유괴범의 요구가 담긴 편지로 시작된다. 일주일 안에 국민 한 명당 천 원씩, 총 1억을 아동사회복지시설에 보내지 않으면 유괴한 아이를 죽이겠다는 것. 이 유괴사건은 국민적 관심사가 된다. 복지시설은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며 돈을 보내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시민들도 기부 여부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친다.
한편, 사회복지사 '박오순'(박하선)이 돌봐주던 '윤보라'(감소현)의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되고, '보라'는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오순'은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고, 아동복지사가 되어 학대 아동을 돕는 일을 했다.

심지어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던 '오순'은 학대 부모들과 언쟁과 몸싸움을 자주 일으키기까지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을 수사하던 신입 경찰 '김지원'(하윤경)은 '오순'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지원'은 답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분명 '여성폭력' 방지 포스터의 모델로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위계 시스템 등으로 인해 사건을 해결하는데 난관에 부닥친다.

영화 <고백>은 단순히 아동학대뿐 아니라 스토킹 범죄와 같은 여성폭력, 그리고 최근 부각 중인 학교폭력 등 약자를 향한 폭력을 언급한다. 물론, 다행스럽게 영화는 직접적으로 폭행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예를 들면, '보라'의 아버지가 '보라'를 폭행하는 과정은 소리로만(물론, 그 장면도 일부 관객에 따라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 등장한다.
그리고 학대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남겨진다는 것을 '오순'을 통해 소개한다. 이를 통해 아동의 생존 자체도 중요하지만, 아동학대 생존자들의 삶의 질이 온전히 '살아남은 자의 몫'으로 떠넘기지 않길 기원한다.

물론, 상대적으로 상업 영화에 비해 저예산으로 만들어져서인지 <고백>은 편집이나 음악, 몇몇 시간 설정(어떤 곳에는 2018년이 적혀 있고, 다른 장면에는 2020년이 적혀 있다)이 매끄럽지 않은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이들에게 얽혀진 사연을 소개하다 보니,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모양새였다.

또한, 내용 구성 측면에서 수수께끼의 유괴 사건과 아동학대 사건의 연결 고리를 보여주려는 엔딩도 생각보다 강렬하진 않았다. 그나마 '오순'을 소화한 박하선의 연기력이 그런 부족함을 채워줬다.

2021/02/24 CGV 용산아이파크몰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4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콘텐츠의 타임톡 서비스는
제공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