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0만 장 팔린 레전드 게임, 영화는 어떻게 폭주했나?

조회수 2021. 2. 7.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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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몬스터 헌터> (Monster Hunter,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몬스터 헌터> ⓒ 소니픽처스코리아
2004년 첫선을 보인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6,300만 장 이상을 기록한 '캡콤'의 게임 <몬스터 헌터> 시리즈. 오는 3월 <몬스터 헌터 라이즈>가 '닌텐도 스위치'로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이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영화 <몬스터 헌터>가 2월 10일 관객을 찾는다.

작품을 연출한 폴 앤더슨 감독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연출하면서 이미 게임을 영화화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게임을 영화화하는 방법은 쉬울 거 같지만 어렵다. 특히 원작 게임팬들과 '무언의 타협'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원작의 결을 그대로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설정 파괴를 해서라도 변화를 줄 것인가?

<몬스터 헌터>만 하더라도, 영화는 초장부터 원작 팬들에게 머리를 갸웃거릴만한 상황으로 시작된다. 오리지널 캐릭터로 등장하는 '아르테미스' 대위(밀라 요보비치)는 행방불명 된 부대원을 찾기 위해 파견된 UN 합동 보안 작전부 소속 대위이자, 레인저들의 리더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부대를 수색하던 중 레인저들은 갑작스러운 모래 폭풍과 번개에 휩쓸리면서, 낯선 '신세계'로 향한다. 부대원들은 이미 불에 타버려 뼈만 남았고, 그곳에선 갑작스럽게 갑옷을 입은 듯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인 비룡종 몬스터 '디아블로스'가 등장한다.
고도로 발달한 청력을 이용해, 모래사막을 밟는 사냥감의 소리를 순식간에 알아챈 후, 기습 공격하는 '디아블로스'의 공격을 막기 위해 레인저들은 다양한 현대 무기를 사용하지만, '디아블로스'를 간지럽히는 수준에 그치고 만다. 오히려 레인저들이 희생당하는 상황에서, '아르테미스'는 살아남은 대원들을 이끌고 동굴로 향한다.

마치 <딥 블루 씨>(1999년)의 '러셀 프랭클린'(사무엘 L. 잭슨)의 연설 후 죽음 장면을 오마주하듯이 '아르테미스'는 상처를 입고, 나머지 대원들은 거미나, 전갈처럼 독침으로 먹잇감을 사냥하는 '네르스큐라' 무리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아르테미스' 역시 '네르스큐라'에 의해 고치가 됐으나, 다행히 탈출하는 데 성공하고,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생존에 돌입한다. 그사이 조사단의 베테랑 '몬스터 헌터'(토니 자)는 '아르테미스'와 레인저들의 상황을 지켜보고, 홀로 남은 '아르테미스'를 사로잡는다. 말이 통하지 않는 두 사람의 탈출 서사가 영화 <몬스터 헌터>의 초중반 줄거리.

마치 <스타게이트>(1994년)처럼 다른 세계로 연결된다는 세계관이 공개되면서, 판타지 세계관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원작 팬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변을 하자면, 이 세계관 파괴를 통해, 원작 게임을 잘 알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낯선 세계로 접근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해준 것으로 보인다. <쥬라기 공원>(1993년)에서 '브라키오사우루스'를 처음 보는 사람들의 표정이 곧 관객의 표정이었던 것처럼.

잠시 영화 제작 과정으로 돌아가면, 폴 앤더슨 감독은 2008년 처음 <몬스터 헌터> 게임을 접한 후, 작품을 영화화하겠다고 결심했다. 이듬해 '캡콤'에 영화화를 제안한 감독은 꾸준히 게임 속 거대 몬스터들이나, 풍경 등 디테일한 설정에 관한 공부를 진행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는 게임 <몬스터 헌터: 월드>(2018년)의 책임 감독이자 미술 감독인 후지오카 카나메로부터 "몬스터들이 게임 세상에서 영화 세상으로 옮겨간 것 같았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특히 관객에게 가장 큰 공포를 주는 공간은 '네르스큐라의 둥지'였다. 조금씩 줌아웃 된 화면으로 등장하는 '네르스큐라'의 서식지를 재현하고자, 제작진은 가시덤불과 천으로 금속 조작을 감싸고, 발포제와 검은 스프레이를 뿌렸다. 미술감독인 에드워드 토머스는 "실제로 구현된 세트를 VR 영상으로 만들어 밀라 요보비치에게 보여주었더니 너무 무서워하며 보자마자 VR 고글을 벗어버렸다"라는 일화를 전했다.
그 밖에도 영화 <몬스터 헌터>는 스튜디오와 그린 스크린을 이용한 촬영을 최소화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틀란티스 듄, 세더스버그 자연 보호구역, 스탯살 동굴, 나미비아의 해변 모래언덕과 세스리엠캐니언 등 풍광을 함께 녹여내 리얼리티를 더하고자 했다.

덕분에 배우들은 수개월 동안 모래사막과 암석으로 가득한 오지에서 텐트를 치고 지냈고, 낮에는 45도, 밤에는 5도라는 엄청난 온도 차를 견뎌냈다. 이런 고통을 거쳐 나온 배경 화면은 'IMAX DMR'된 포맷으로 관람할 경우, 시원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아쉽게도, 'IMAX 카메라'로 촬영된 화면은 아니다)

물론, <몬스터 헌터>는 '서사 개연성'이 심각하게 없다는 단점을 노출한다. 전투와 잠시 휴식이 반복된 패턴이 '턴제 게임'처럼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는 '왜'라는 질문점을 과감히 버려버린다. 세계관에 대한 소개 자체가 미비하기 때문에, 몬스터의 출현 이유, '스타게이트' 시리즈도 최소한의 정보를 알려주는 '세계 이동'의 원인은 찾을 수 없다.
원작 게임의 타격감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영화는 둔탁한 '몸'과 '검'의 싸움이 주를 이룬다. 어찌 보면 속편 제작을 위한 '쇼케이스'처럼 보이는데, 등장하는 몬스터의 종류도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이나, 쿠키 영상에 잠깐 나오는 캐릭터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문제가 있다면, 주요 수입원으로 여긴 중국 시장이 개봉 하루 만에 끝나며, 속편 제작의 바로미터인 손익분기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 중국계 미국인 래퍼, 'MC Jin'의 '애드리브'로 등장한 '무릎 관련' 비하 대사는 들불처럼 SNS에 퍼졌다.

아시아 출신의 아이들을 놀릴 때, "중국인(Chinese), 일본인(Japanese), 더러운 무릎(Dirty Knees)"이 떠올려졌다는 것. (의자에 앉지 않고, 바닥에 무릎을 꿇는 자세를 주로 취한다는 것에서 착안한 놀림이다) "'자신의 캐릭터가 중국인 병사임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의도의 애드리브였다"라며 사과를 했으나, 중국의 상영 기회는 더 주어지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이 대사는 삭제됐다.

2021/01/29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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