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빌보드 1위 노래, 페미니즘 상징된 사연은?

조회수 2021. 1. 20.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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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아이 엠 우먼> (I Am Woman,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아이 엠 우먼> ⓒ (주)팝엔터테인먼트
영화 <아이 엠 우먼>은 1966년, 음반 계약을 위해 호주에서 미국 뉴욕으로 건너온 '헬렌 레디'(틸다 코브햄-허비)의 모습으로 출발한다. 당시 비틀즈, 도어즈, 데이비드 보위 등 남성 아티스트들이 대세라는 제작자의 판단으로, '헬렌 레디'는 계약도 하지 못한 채 무일푼으로 뉴욕 생활을 시작한다.

여성이자 싱글맘으로, 온갖 편견과 차별을 겪으면서도 도전과 실패를 거듭했던 '헬렌 레디'는 우연히 인연을 맺은 록 저널리스트 '릴리언'(다니엘 맥도널드)과 친구가 되고, 프로모션 매니저인 '제프'(에반 피터스)와 결혼을 하며, 그들의 응원과 지지 속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는다.

영화의 제목이자, 헬렌 레디의 대표곡인 'I Am Woman'은 1971년 5월, '캐피틀 레코드' 레이블로 발매된 데뷔 앨범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의 수록곡이었다. 그리고 새롭게 녹음한 버전이 이듬해 5월 발매된 후 빌보드 '핫100' 차트 99위로 시작한 노래는 '역주행'을 기록, 그해 12월에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찍는다.

그리고 헬렌 레디는 1973년, 호주 출신 최초로 그래미상 최우수 여성 팝 보컬상(현재의 최우수 팝 솔로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했다. 이 노래는 당시 등장한 '반문화'와 더불어, 여성 해방 운동(제2차 페미니즘 운동)의 상징과 같은 곡이 됐다.
"나는 여자, 나의 포효를 들으라"로 시작하는 노래는 "무시하기에는 우린 너무 커졌지. 모르는 척 살기에는 너무 많은 걸 알게 됐어. 이제 지혜를 얻었네"로 이어진다. 그렇게 노래는 "지혜는 고통의 산물이고, 큰 대가를 치렀지만, 엄청난 것을 얻었네. 나는 뭐든 할 수 있어. 나는 강해. 나는 꺾이지 않아. 나는 여자"로 마무리된다.

이 노래는 본인의 인생관이 담기면서, 동시에 많은 여성에게 성취감을 줄 수 있는 노래가 됐다. 예를 들어, 90여 년 역사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일무이한 여성 감독 수상자인 <허트 로커>(2009년)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소감을 마친 후 퇴장할 때, 이 노래가 연주됐다.

영화 <아이 엠 우먼>은 헬렌 레디의 삶을 바꾼 이 노래 이전과 이후의 이야기를 재현하는데 충실한 전개를 보여주는데, 이 작품을 연출한 한국계 문은주 감독은 자신의 어머니 세대에서 이 노래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생각하며 작품을 만들었다.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 광고, 단편영화 등을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문은주 감독은 첫 장편 영화를 연출했다. 문 감독은 "헬렌 레디가 어떤 각오로 어린 딸의 손을 잡고 무일푼으로 미국에 도착했는지, 어떻게 음악 인생의 정점에 도달했는지, 그리고 이 정점의 순간에 어떻게 다른 삶을 찾아 떠났는지 알리고 싶었다"라면서 연출 의도를 밝혔다.

여기에 남편이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게이샤의 추억>(2005년)으로 촬영상을 받은 디온 비브 촬영감독은 공간마다 헬렌 레디가 겪었을 감정을 고려해 조명과 색채를 선택했다. 또한, 인생에 맞춰 카메라 워킹과 그 안에 담기는 에너지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미래가 불투명한 계약을 위해 뉴욕의 지하철 출구로 걸어가는 '헬렌 레디'의 뒷모습을 담아낸 롱테이크나, 1989년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로 한 '헬렌 레디'가 30만 인파가 몰린 워싱턴 링컨 기념관 앞에 서는 장면을 보여주는 테이크가 그랬다.
또한, 미술팀은 영화의 극적 요소뿐만 아니라, 녹음 스튜디오, 거대한 스타디움, 그리고 라스베이거스의 나이트클럽까지, '헬렌 레디'가 다양한 장소에서 펼쳤던 12곡의 공연 무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의상 디자이너인 에밀리 시레신은 틸다 코브햄-허비를 '헬렌 레디'로 만들기 위해 여러 벌의 공연 의상을 포함한 총 54개에 달하는 의상을 준비했다.

여기에 전문가들로 이뤄진 전담팀을 구성해 출연 배우 전원을 위한 1960년대와 1970년대 의상을 만들어냈다. 이런 노고로 만들어진 작품은 지난해 호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등을 포함해 총 9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 영화에선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한다. 헬렌 레디의 실제 손녀인 릴리 도낫이 나이트클럽 가수로 등장해 'Revolution'을 부르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 노래는 호주 출신의 알렉스 호프가 영화를 위해 새로 만든 곡이라고.

2021/01/17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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