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데스형 세상이 왜 이래?'가 제목 될 뻔한 영화

조회수 2020. 11. 28.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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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프리키 데스데이> (Freaky,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프리키 데스데이> ⓒ 유니버설 픽쳐스
반복되는 죽음의 타임 루프에 빠진 대학생 이야기를 다룬 <해피 데스데이> 시리즈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랜던 감독은 차기작의 개봉(원제 <프리키>)을 앞두고, 우리 관객들에게 인사 영상을 남겼다. 그러면서 "존재감 제로 고딩, 싸이고 살인마의 돌아버린 바디 체인지 호러테이닝 무비"라는 시놉시스를 토대로 제목을 정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트를 많이 받을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는 공지와 함께. 순금 10돈의 '블룸하우스 트로피'를 주겠다는 말에, 평소 '제목 짓기'엔 일가견 있는 네티즌들은 다양한 제목을 댓글로 달았다.

"귀하신몸에! 누추한놈이?", "킬러 인 미" 등의 댓글이 사랑을 받았으나,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제목은 나훈아의 '테스형' 가사에서 딴 "아! 데스형 세상이 왜 이래?"였다. 하지만 이 제목은 당선되지 못했다. 노래가사, 제목, 제품이나 상호명, 타 영화 제목을 딴 패러디 요소 등 이미 유포됐거나, 저작권 침해 우려가 있는 경우는 심사에서 제외됐기 때문.

그래서 에디터도 재미 삼아 '싸이코의 이중생활'이라는 <마이 펫의 이중생활> 시리즈의 패러디로 댓글을 썼으나, '당연히' 심사 대상에선 제외됐다. 그렇게 차순위로 가장 많은 하트를 받은 <프리키 데스데이>가 크리스토퍼 랜던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프리키 데스데이>를 제작한 블룸하우스는 한국 영화 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공포 영화의 명가인데, 이런 이벤트는 일종의 팬서비스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영화도 그런 팬들의 사랑을 받았을까? 영화는 블리스필드의 학생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살인마(빈스 본)의 활약으로 시작된다.

학생들을 죽인 집에서 고대의 신비로운 단검을 습득한 그는 자리를 뜨고, 우연히 새 타깃 '밀리'(케서린 뉴튼)를 만난다. '밀리'는 착하고, 소심한 성격 탓에 고등학교에선 그렇게 주목받지 않는 아이로 등장하나, 다행히 '밀리'에겐 친구 '닐라'(셀레스트 오코너), '조쉬'(미샤 오쉐로비치)가 있었다.

살인마는 '밀리'를 단검으로 공격하지만, 갑작스럽게 기상 현상이 바뀌면서, 두 사람은 충격을 받아 쓰러진다. 다음 날 아침, 사이코는 핑크색 벽지와 꽃무늬 침구로 둘러싼 낯선 방에 깨어나고, '밀리'는 사방이 훼손된 마네킹으로 가득 찬 공사장에서 깨어난다.

두 사람은 처음엔 당황하지만, 이내 그 몸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밀리'의 탈을 쓴 살인마는 '블리스필드 고등학교'에 들어가 '밀리'를 괴롭혔던 이들을 해치워버리고, 살인마의 탈을 쓴 '밀리'는 친구들을 만나 당황스러운 상황을 설명한다. 그리고 살인마로부터 몸을 되찾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일명 '바디 체인지' 장르의 영화는 클리셰에 가까운 내용으로 전개되지만, 꾸준히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주로, 코미디나 로맨스 장르로 만날 수 있는데, <프리키 데스데이>는 기본적인 '바디 체인지' 장르물 뼈대를 공포에 이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이 작품의 관람 등급은 <해피 데스 데이> 시리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청소년 관람불가(미국도 PG-13에서 R등급으로 상향됐다)를 받았다. <데드풀> 시리즈에 가까운 '고어물' 장면을 생각보다 과감하게 보여준 덕분에, 비위가 약한 관객에게 호불호가 갈릴 만한 대목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래서 '순한맛'의 이름으로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R등급 요소가 된 만큼 성을 소재로 한 유머의 내용도 더욱 강화됐다. 예를 들어, '밀리'는 다른 애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하고 있었다는 것을, 살인마의 몸으로 남자 화장실에 가서야 알게 된다. ('밀리'가 살인마의 몸이 되어서 강해진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행동한 것 때문에 강해진 것이라는 교훈도 동시에 제공한다)
여기에 '밀리'의 친구, '조쉬'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내는데, 어디서나 기죽지 않는 성격을 보여준다. "흑인이나, 게이는 이쯤 되면 죽는다"는 공포영화의 클리셰적인 면을 비트는 대사도 흥미롭다.

한편, 어쩌면 뻔한 전개를 선보일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인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코미디와 정극을 뛰어넘는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빈스 본은 작품의 중심을 잘 잡아준다. 어린 동료 배우들과의 케미도 살아 있었으며, 1인 2역에 딱 맞는 옷을 입은 연기를 선보였다.

전작 <명탐정 피카츄>(2019년)에서 주인공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루시' 역으로 출연했던 캐서린 뉴튼도 차세대 배우로의 존재감을 잘 드러냈다. 특히 빨간색의 가죽 재킷을 입고 학교에 등장하는 롱테이크는 현재까지의 캐서린 뉴튼 필모그래피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으로 남을 것 같다.

2020/11/19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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