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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빠진 손자를 구해야 하는 '보디가드' 할아버지?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렛 힘 고> (Let Him Go,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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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벅
글 : 양미르 에디터

케빈 코스트너는 <늑대와 춤을>(1990년)을 통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을 받은 명감독이자, 배우다. 그의 전성기를 알렸던 영화는 국내에서도 사랑받은 <보디가드>(1992년)일 터.

전직 대통령을 경호했던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케빈 코스트너)가 가수 '레이첼 마론'(휘트니 휴스턴)을 경호하면서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는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펼쳐졌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그였지만, <워터월드>(1995년)의 흥행 참패를 기점으로, 그의 필모그래피는 하락세를 향했다.

그랬던 케빈 코스트너가 다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50대 후반이 되면서부터였다. 할리우드의 노련한 베테랑 배우가 되어, 다양한 장르 영화에 모습을 비추기 시작한 것. <맨 오브 스틸>(2013년)에서는 '클락 켄트'(헨리 카빌)의 아버지인 '조나단 켄트'로, <히든 피겨스>(2016년)에선 NASA 프로젝트의 수장인 '알 해리슨'을 연기했었다.

그에게 <렛 힘 고>는 자신의 커리어를 '회상'하는 작품 같아 보였다. <그랜 토리노>(2008년)나, <라스트 미션>(2018년) 같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최근 출연 작품을 연상케 하는 지점이었다.

출처영화 <렛 힘 고> ⓒ 유니버설 픽쳐스

래리 왓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렛 힘 고>는 1960년대 몬태나주를 배경으로 한다. 은퇴한 보안관 '조지 블랙리지'(케빈 코스트너)는 아내 '마거릿 블랙리지'(다이안 레인), 아들 '제임스'(라이언 브루스), '제임스'의 아내 '로나'(카일리 카터), 그리고 갓난아이 '지미'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제임스'가 승마 중 낙상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로나'는 몇 년 후 '도니 위보이'(윌 브리테인)와 재혼한다. '로나'는 '도니'와 함께 읍내로 떠나게 되고, '마거릿'은 우연히 읍내에서 '도니'가 아들과 아내를 폭행하는 것을 목격한다.

불안감에 '마거릿'은 먹을 걸 들고 '도니'의 집을 방문하지만, 이미 '로나'는 '도니'의 고향 노스다코타 주로 이사를 한 후였다. '조지'와 '마거릿'은 '도니'가 사는 곳으로 향하지만, 그곳엔 '위보이' 가문의 어머니, '블랑쉬'(레슬리 맨빌)가 있었다.

'블랑쉬'는 위협적인 태도로 이곳을 떠날 것을 경고한다. 긴 여정을 떠나 왔건만, '마거릿'은 '지미'를 단 몇 분밖에 안아볼 수 없었다. 결국, '마거릿'은 '조지'에게 '로나'와 '지미'를 이 가족으로부터 데려오자고 말을 꺼내고, 그 말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향한다.

<렛 힘 고>는 케빈 코스트너가 연출했던 <늑대와 춤을>처럼, 전형적인 서부극의 공식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한 작품이었다. 법보다는 그 지역의 인맥이나 혈연이 좀 더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정의를 추구하려던 한 부부의 이야기를 보여줬기 때문.

한 남자의 서사로만 전개되는 기존 서부극 공식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이 작품은 '마거릿'과 '블랑쉬'의 서사로 따라가도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 영화의 제목 <렛 힘 고>처럼, '마거릿'과 '블랑쉬'가 '그'를 놓아줘야 하는 상황들은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는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미 <맨 오브 스틸> 시리즈로 부부의 연을 맺었던 케빈 코스트너와 다이안 레인의 케미는 그야말로 그만큼 산 부부처럼 잘 맞았다. 그 덕에 관객이 캐릭터에 대한 '감정 이입' 자체가 어렵더라도, 최소한, 이 캐릭터가 왜 이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게 해줬다.

고전 서부극으로 치자면, 일대일 대결 상대로 등장하는 빌런 캐릭터, '블랑쉬'를 연기한 레슬리 맨빌은 왜 미국 현지 언론들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군에 이름을 언급했는지, 그 이유를 잘 보여줬다.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적어도 '블랑쉬'가 등장하는 순간만큼은 극의 고요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주로 <스타트랙> 3부작이나,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처럼 블록버스터 영화나, <업>(2009년), <코코>(2017년) 등 디즈니 영화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마이클 지아치노 음악감독이 선사하는 스코어는 극의 잔잔한 분위기나, 긴장감 있는 순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줬다.

특히 컨트리 음악과 서정적인 현악기 테마의 조합으로 완성된 'Let Him Goverture' 트랙은, 결국은 사랑의 힘 때문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던 한 인물의 주제를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한편, <렛 힘 고>는 지난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 물론, '코로나 19'의 여파로, 흥행 성적은 약 400만 달러로 저조했지만.

2020/11/10 CGV 압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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