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보증'은 확실하게 설 수 있는 영화

조회수 2020. 10. 11.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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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담보> (Pawn,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담보> ⓒ CJ 엔터테인먼트
'코로나 19'로 인해 예년보다 적은 관객이 추석 연휴 극장가를 찾았다. 그리고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은 <담보>였다. <담보>의 메인 포스터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국제시장>(2014년), <히말라야>(2015년), <그것만이 내 세상>(2017년) 등을 제작한 JK필름에서 만든 신작.

해당 작품들의 큰 공통점이라면,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법한 이야기를 우리의 소재로 옮겨왔다는 점, '신파 코드'를 다량으로 첨가해 관객의 눈물샘을 극도로 자극한다는 것 등이 있다. 당연히 <담보>의 서사는 입체적이지도 않고, 평면적이며, 예상할 수 있는 흐름으로 전개된다.

새로울 것 없을 전형적인 명절 기획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담보>는 '뻔한 신파'를 오히려 정공법으로 택했다. 관객을 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영화' 보다, 차라리 아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담보>의 메가폰을 잡은 강대규 감독은 첫 장편 연출 작품 <하모니>(2009년) 이후 꽤 오랜만에 신작을 내놓았다. <하모니>가 여성 교도소에서 만들어진 합창단을 통해, '새로운 가족'이 형성된다는 내용을 담았다면, <담보> 역시 피로는 이어지지 않은 인물들이 만나 가족이 된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담보>는 중국어 통역가 '승이'(하지원)가 '종배'(김희원)로부터 누군가를 찾았다는 이야기로 시작되고, 과거로 시계추를 돌린다. 1993년 인천 차이나타운,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종배'('두석'의 군대 후임으로 등장한다)는 조선족 출신의 채무자 '명자'(김윤진)를 우연히 길에서 만나, 빌린 돈을 갚으라고 말한다.

갚을 돈이 없다고 하자, '두석'은 '명자'의 어린 딸 '승이'(박소이)를 담보라고 말하며 데려간다. 며칠만 데리고 있으려던 본래 계획과 다르게, '명자'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두석'은 얼떨결에 '승이'를 맡아 키운다. 그렇게 담보였던 '승이'는 어느덧 두 사람의 '보물'로 성장해간다.

하지원의 출연작이기도 한 <키다리 아저씨>(2005년) 이야기의 기본 뼈대를 가져와, '1990년대의 추억 소환'으로 결합한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주역인 성동일의 캐스팅은, 1993년의 시대상을 그려내는 영화의 초반 분위기를 보여주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거칠고 무뚝뚝한 것처럼 보여도, 마음은 푸근한 인물인 '두석'의 성격을 통해, '사채업자'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나름 순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아저씨>(2010년)부터 <담보>와 같은 날 개봉한 <국제수사>까지, 주로 악역으로 기억되는 캐릭터를 연기한 김희원도 속정 깊은 '종배'를 훌륭히 소화했다.

그러나 두 주연보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아역 배우인 박소이를 두고 <담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실례가 아닐는지. 박소이는 지난여름, 극장가의 최고 흥행작이었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유민'을 통해 관객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담보>에서도 심적으로 힘들었을 연기부터, 천진난만하면서 귀여움이 뚝뚝 묻어나는 연기까지 자유자재로 펼쳤다. 또한, 극의 중반 이후부터 관객의 눈물샘을 자아내는 나문희, 김윤진, 하지원 등 여성 배우들의 활약도 눈여겨볼 법하다. 이렇듯 <담보>는 배우들의 힘에 기대는 측면이 강한, 역으로 말하면 연기만큼은 보증 가능한 작품이었다.

2020/09/29 메가박스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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