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BTS의 눈부신 성장만큼 발전한 이것

조회수 2020. 10. 7. 14: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무비> (Break The Silence: The Movie,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 CGV ICECON
방탄소년단(이하 BTS)가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로는 사상 첫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비영어권 작품' 첫 작품상)까지 이뤄냈으니, 2020년은 '코리아 인베이전'(1960년대, '비틀즈'와 '제임스 본드'를 중심으로 한 영국의 음악과 영화 등 문화 콘텐츠가 미국에서 인기를 얻은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빗댄 표현)이 돌풍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이런 상황에서 BTS가 세 번째 다큐멘터리(공연실황 작품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 제외) 영화를 선보였다. 세 작품은 'BTS'의 앞글자를 따왔다는 것(<번 더 스테이지>, <브링 더 소울>)과 순서대로 2017년, 2018년, 2019년 투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큰 차이점이 있다. 매해 성장하는 BTS만큼이나, 다큐멘터리 자체 구성도 그 완성도를 높여왔다는 것이다.

처음 공개된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2018년)의 경우, 'Desert', 'Together', 'Ocean'이라는 3개의 주제로 꾸며진 다큐멘터리는, 각 부분에 대한 설명을 내레이션으로 잡아냈지만, 무언가 인위적으로 느껴지면서,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공개된 8부작 에피소드 속 BTS 멤버들의 진솔한 모습이 오히려 줄어드는 역효과를 냈다.
마지막 장면에 쏠려 있는 인터뷰 장면이나, 데뷔 시절의 모습을 3개의 주제와 내레이션 대신 배치를 했다면, 멤버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미'도 성장한다는 작품의 주제와도 잘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런 '지적'들이 잘 전해진 것일까?

이후 공개된 <브링 더 소울: 더 무비>(2019년)는 영화의 이야기 구조인 '플롯'을 영민하게 담아낸다. 모든 투어가 끝나고, 파리의 루프탑에서 멤버들이 뒤풀이 식사를 하는 장면으로 오프닝을 담아내더니, 곧이어 투어 여정의 출발점인 잠실 콘서트 회상을 통해 팬들을 향한 '프로 정신'을 올곧게 선사했던 것.

무대를 준비하고, 무대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멤버들의 진솔한 모습과 함께, 노래도 따라부를 수 있을 정도의 공연 실황 장면을 적절히 배치해 마치 축제의 현장에 온 기분을 들게 해줬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할 수 있는 소소한 일상 자체도 그들에겐 '경호원'과 같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BTS 멤버들의 나날을 전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전 세계 '아미'들의 인터뷰를 통해, 왜 그들이 BTS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를 담아주기도 했다.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는 어떤 내용이 추가됐을까? 작품은 2019년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뉴욕, 상파울루, 런던, 파리, 오사카, 시즈오카, 리야드, 그리고 서울까지 이어지는 BTS의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투어를 따라간다.

역시나 시작점은 마지막 잠실 콘서트를 끝낸 멤버들이 조촐하게 '뒤풀이'를 하는 것. 그 뒤풀이는 현재를 사는 20대 청춘들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다. 화려한 조명 아래의 스타가 아닌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청춘인 것. 이어 영화는 앞서 언급한 콘서트 일정대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동시에 7명 멤버들의 인터뷰 시간을 거의 균일하게 집어넣는다.

'아미'들이야 척하면 척이지만, '머글'들에게는 아직도 누가 누군지 구분이 잘 안 되니, 서두에 7명 멤버들이 자신의 본명과 예명을 말하는 장면까지 처음으로 삽입했다. 물론, 이는 인터뷰 중 나오는 멤버들의 답변을 위한 일종의 복선이었다.

이 영화의 포스터에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페르소나(Persona)'가 기재됐다. '페르소나'는 '연극 탈'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배우에 의해 연기되는 등장인물'을 의미한다. 남들이 보기엔 커다란 성공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멤버들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본명'으로의 삶인지, '예명'으로의 삶인지를 고민하고, 이에 응답한다.
각 멤버들의 인터뷰에서 공통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다. 이미 'BTS 이전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아미'를 위해 어떤 고통도 감수하겠다는 다짐일 터. 영화는 그 다짐과 함께 이전에는 한국 가수로 상상도 할 수 없는 길을 걷는 모습을 잘 담아낸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온 것 같다"라는 멤버들의 말처럼, BTS는 지난해 전 세계의 경기장을 누비고 다녔다. 영국 축구 성지이자, <보헤미안 랩소디>(2018년)에도 등장했던 '라이브 에이드'가 열린 런던의 웸블리. 그리고 프랑스가 1998년 첫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스타드 드 프랑스'가 대표적인 장소였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공연이 있으니,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킹파드 스타디움' 콘서트였다.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무슬림 율법이 가장 엄격하기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 인권이 취약한 곳이기도 하다. 2017년이 되어서야 여성의 경기장 입장을 허가했던 이곳에는 '마흐람'이라는 남성 후견인 제도가 있다.
이 제도에 따라 여성은 여행뿐 아니라 취업, 교육 등 주요 사회 활동을 '남성 후견인'의 허락 없이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은 BTS 공연을 앞두고 여성들이 '남성 후견인' 없이 호텔에 홀로 투숙할 수 있게 허가를 해줬다. 큰 변화의 바람에 BTS가 일조했던 것.

작품은 당시 공연의 분위기를 담아내면서, 다른 공연장과 달리 관객 클로즈업 화면을 자제하고, 어쩌다 나오는 관객들의 모습을 모자이크 처리하면서 의도치 않은 오해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BTS 멤버들도 공연 소감 인터뷰를 통해 낯설게만 느껴졌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화가 그렇게 낯설지 않다는 것을 언급했다.

이렇듯 문화로 세상을 소통하는 방법을 전해주는 BTS의 모습은 작품이 주는 가장 큰 미덕이 아니었을까? 그나저나 궁금해졌다. 2020년에는 오프라인 콘서트 투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음 네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2020/09/24 CGV 목동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4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콘텐츠의 타임톡 서비스는
제공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