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암살 100% 킬러의 '통제 불능 킬링 액션'이라고 했는데..

조회수 2020. 9. 13. 11: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에이바> (Ava,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에이바>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에이바>의 홍보 문구는 '통제 불능 킬링 액션'. 하지만 이 작품에서 킬링 되는 것은 관객의 귀중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에이바>가 주목받은 이유는 단연, <헬프>(2011년)와 <제로 다크 서티>(2012년)로 아카데미 후보만 2차례 지명된 명배우, 제시카 차스테인 때문일 터.

생애 처음 킬러 연기를 선보인 것은 물론이며, 동시에 직접 제작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에이바>는 배우의 캐릭터만 잘살려도 어중간한 영화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했다. <헬프>를 연출한 테이트 테일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었다. 주로 인간의 심리를 건드리는 영화를 연출했었지만, 액션 영화는 첫 도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에이바>를 연출한 계기에 대해서 테이트 테일러 감독은 "킬러 영화에 드라마틱한 요소를 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관객이 '킬러'하면 기대했을 액션의 요소, 그리고 드라마의 요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이 영화는 잡을 수 있었을까? 그렇다고 하기엔, 이 영화의 각본은 많은 것을 기존의 이야기에 의존한다.

영화의 초반부는 프랑스에서 '에이바'의 평소 '킬러 수법'을 볼 수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완벽한 킬러'라는 포스터 문구처럼 '에이바'의 실력을 맘껏 뽐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자마자, '에이바'는 갑작스럽게 보스턴으로 날아가 호텔을 잡는다.
으레 킬러라면, 보통 '자신의 신분'을 버리고 고립된 인물로 종종 묘사되곤 한다. 그래야 사사로운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 심지어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본인에게도 썩 좋은 경험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이바'는 8년 만에 여동생 '주디'(제스 웨이슬러)를 만나고, 엄마 '바비'(지나 데이비스)가 입원한 병원까지 방문한다. 미행이 붙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또한, 작품이 전개될수록, '에이바'는 쿠크다스처럼 당장이라도 무너져내릴 것 같은 상황에 부닥친다.

그렇다면, 무너져가는 킬러의 모습을 좀 더 세밀하게 다룰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캐스린 비그로우 감독의 <제로 다크 서티>만 보더라도, CIA 요원 '마야'(제시카 차스테인)가 처하는 상황에서 나오는 처절한 심리 변화는 '에이바'에게도 충분히 전이될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영화는 이 상황을 익숙한 서사로 귀결하려 한다. '조직의 배신'과 이에 대한 복수의 과정, 그리고 '가족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언니의 모습이 바로 그것.
'에이바'를 킬러로 키워낸 조직을 운영한 전직 보스 '듀크'(존 말코비치)는 보스의 자리를 '사이먼'(콜린 파렐)에게 내어준 후에도, '에이바'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에이바'가 임무에서 실수한 후, 일인자가 된 '사이먼'은 비밀리에 '에이바' 암살을 지시한다.

그사이 알코올 중독 문제 해결, 가족 내부의 사적인 문제 등이 겹치면서 '에이바'의 마음은 혼란스러워진다. 그사이 '듀크'는 '사이먼'의 계획을 알아채고, 이를 막기 위해서 나서기까지 한다. 존 말코비치와 콜린 파렐이라는 명배우를 사용했기에,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두 배우의 액션은 소름 끼쳐야 할 것 같지만, 우스꽝스럽게 그려진다.

게다가 성별만 여성으로 변화했을 뿐, 짜릿한 액션을 표방하는 장면도 그렇게 많지 않아 아쉬웠다. 이 분야에서 여성 캐릭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작품을 떠올리면, 샤를리즈 테론의 <아토믹 블론드>(2017년), 할리 베리의 <존 윅 3: 파라벨룸>(2019년)이 있는데, 제시카 차스테인의 액션은 이 두 작품과 비교해서 그 호쾌함의 비중이 적은 편.

심지어 왕년의 지나 데이비스가 킬러 연기를 성공적으로 선보인 <롱키스 굿나잇>(1996년)과 비교해서도 아쉬움을 준다. 결국, 기시감 많은 드라마와 카메라 구도와 편집이 세련되지 않은 액션은 <에이바>를 두 마리 토끼도 못 잡은 안타까운 영화로 만들어버렸다.

2020/09/10 CGV 목동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4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콘텐츠의 타임톡 서비스는
제공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