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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 코미디 예상했더니, 억지 코미디가 더 문제인 영화

조회수 2020. 9. 7.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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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오! 문희> (Oh! My Gran,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오! 문희> ⓒ CGV 아트하우스
충남 금산에 사는 보험회사 차장, '두원'(이희준)은 상사와 고객도 무섭지 않은 조사관이다. 그런 '두원'은 치매를 앓는 어머니 '오문희'(나문희)와 6살 딸 '보미'(이진주)와 함께 지내고 있다. '두원'은 아내와 이혼한 상황. 아내가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로 인해, 충격을 받아 둘째를 유산했기 때문.

할머니 손에서 자란 '보미'는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지, 어린 나이임에도, 아버지 '두원' 보다 할머니에 대한 이해심이 많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던 중 사건이 터진다. 가족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두원'이 잠시 나이트에 놀러 나간 사이, '보미'가 뺑소니 사고를 당한 것.

입술 자국을 볼에 달고 병원으로 향한 '두원'은, '문희'의 조카인 미용실 '송원장'(박지영)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보미'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갑작스레 밤길을 나선 '오문희'의 기억은 가물가물한 상황.

보험회사 조사관으로 일하고 있기에, '두원'과 호형호제하던 사이인 교통계 '강형사'(최원영)는 뺑소니 범인을 찾는 것이 힘들지만, 노력해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을에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뺑소니 수사는 '선거 유세장' 교통 통제 등의 문제로 인해 잠시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오문희'의 기억이 살아나면서, '두원'은 어머니와 함께 자체 수사에 나선다.
치매 노인을 희화화하기는 매우 쉽고, 그것으로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일 역시 매우 쉽다. 치매 노인을 가족의 갈등을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로 만드는 일도 매우 쉽다. 경찰서에서 손녀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치링치링 시크릿 쥬쥬> 동작을 따라 하면서 난장판을 만드는 모습이 그러하다.

하지만 이런 장면들은 분명 수많은 치매 소재 작품에 등장한 '클리셰'와 같은 표현이면서, 동시에 '지양'되어야 하는 표현이다. 게다가 '치매' 소재와 '수사 버디물'이라는 소재를 조합하니, 불균질하거나 엉성한 장면도 꽤 연출됐다.

대표적으로 엉성한 장면은 두 인물의 수사 중 나오는 '멧돼지 CG' 시퀀스. 어떤 동물의 꼬리가 폐차장에 있어서 '두원'이 힘껏 잡아당겼더니, '멧돼지'가 갑자기 나온다는 대목으로, 올해 나온 한국 상업 영화 CG 중 가장 이질감이 느껴졌다.
'멧돼지'가 나오는 영화의 대표작인 <웰컴 투 동막골>(2005년)이 떠올려지는 순간이었다. 두 영화의 '멧돼지 CG'는 할리우드에 비하면 어색하지만, <웰컴 투 동막골>의 '멧돼지'가 갈등 중인 남북한 병사의 화합을 보여주기 위한 대목으로 사용된 소재여서 재미를 준 것과 달리, <오! 문희>의 멧돼지는 작품 전개에 방해되는 '군더더기'처럼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딸이 죽어가는 와중에서도, '두원'의 대사에서 나오는 웃음 포인트를 보며,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이 나왔다. 습관적으로 나오는 '장애인 비하 단어' 사용도, '말초적 웃음'을 위한 나쁜 선택처럼 느껴졌다.

몇몇 터지지 않는 웃음을 보며, 차라리 '정극'으로 밀고 나가는 게 더 나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을 해본다. 한편, 영화의 전개를 위해서 치매를 앓는 '오문희'의 기억 재생과 망각은 반복되는데, 이 역시 작위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약 한 달간의 운전 연습으로 만들어진 나문희 배우의 트랙터 장면은 인상적이나, 그 장면 자체에서 나오는 개연성도 다소 떨어졌다.

2020/09/03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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