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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3부작'에서 탈출한 이 배우, 신작은 어땠나?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 (The High Not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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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양미르 에디터

빌보드 차트 1위, 그래미상 수상 11회라는 기록이 보여주듯이, '그레이스'(트레시 엘리스 로스)는 40이 넘은 나이에도, 월드 투어 등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스타 가수다. 하지만 10년 전에 히트한 노래들로 구성된 리믹스 음반이나, 콘서트 라이브 앨범 등이 사실상 그 스타의 명맥을 이루게 해줄 뿐, 새로운 노래와 앨범에 대한 도전은 멈춰 있는 상황.

겉으로만 보면 남 부러운 것도 없겠지만, "40대 여가수 중 1위에 오른 건 5명"이며, "그중 흑인은 단 1명"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그레이스'는 불안에 싸여 있다. 그렇다고 마냥 자신의 불안감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곳 역시 마땅치도 않았던 상황.

그런 '그레이스'를 보좌하는 3년 차 매니저 '매기'(다코타 존슨)는 음악이 유일한 꿈이라 여기면서, 오랜 기간 프로듀서를 꿈꿔왔다. 하지만 정작 하는 일은 '그레이스'의 일정 관리, 피부 관리, 심지어 옷장 기부품 정리까지, 24시간 밀착 케어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틈이 생길 때마다 혼자 음악 작업을 하며, 프로듀싱 연습을 진행한다.

한편, '그레이스'가 데뷔하던 시절부터 함께 한 비즈니스 매니저 '잭'(아이스 큐브)은 '그레이스'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보다는 지금의 성공을 유지하면서 돈을 버는 일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대중의 시선에서 '40대 여가수'가 신곡을 낸다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는 판단 때문.

출처영화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 ⓒ 유니버설 픽쳐스

그러므로 신곡 발표를 주장하는 '매기'는 '잭'에게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신곡과 관련한 갈등이 일어나는 사이, '매기'는 우연히 매력적인 음색과 다양한 악기 연주가 가능한 실력자, '데이빗 클리프'(켈빈 해리슨 주니어)를 목격한다.

'데이빗'은 화려한 무대보다는 LA 시민회관이나 마트에 있는 상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낙인 싱어송라이터였다. 자신감이 떨어져 보이던 '데이빗'을 발견한 '매기'는 자신을 프로듀서라고 속이고, '데이빗'과 함께 음악 작업에 나선다.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는 <라라랜드>(2016년)에서 뮤지컬과 판타지 요소를 뺀 느낌을 받게 해준 영화였다. 고속도로 위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이나, 하늘을 날아다니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없지만, LA의 음악 산업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던 것.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열정적인 꿈과 희망은 있지만,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펼쳐지고 있었다. 영화의 원제인 'The High Note'가 최대한의 고음을 끌어내 부르는 5옥타브 반의 음역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최고의' 혹은 '중대한' 시점이라는 점을 떠올려 볼 때, 더욱더 그런 인상을 받게 해준다.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봐야 할 배우는 단연 주연인 다코타 존슨일 것이다. 다코타 존슨에게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는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엔 성공한 작품이었지만, 그와 별개로 영화와 캐릭터가 주는 '아쉬움'은 하나의 꼬리표처럼 붙여졌었다.

<50가지 그림자> 3부작은 로튼 토마토 비평가 지수 30% 이상을 받은 적이 없는 초라한 성적표(시리즈 순서대로 25%, 12%, 12%)로 막을 내렸다. 심지어 다코타 존슨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2015년)로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최악의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년)으로 유명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작품들인 <비거 스플래쉬>(2015년), <서스페리아>(2018년) 등에서 놀라운 표현력을 보여주면서, 그 꼬리표를 어느 정도 떼어 냈다.

그리고 상업 영화 복귀작인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국내에서는 <배드 타임즈: 엘 로얄에서 생긴 일>(2018년) 등이 미개봉됐다)를 통해,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에서의 수동적인 태도를 벗어던지고, 열정적이며, 야망 있는 캐릭터 '매기'를 보여주면서, 진정한 '해방'을 보여줬다. 하필 '해방'은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의 마지막 편 부제이기도 하다.

다코타 존슨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는데, '그레이스'와 연대하는 과정, '데이빗'과의 케미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매력을 담아냈다. "젊은 여성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은 덤.

당연하게도 이 영화의 미덕은 '음악'이다. 작품을 위해 비욘세, 제니퍼 로페즈, 레이디 가가, 심지어 엑소의 보컬 백현의 앨범에도 함께 했던 프로듀서 다크차일드가 사운드트랙 감독을 맡았다. 코린 베일리 래가 영화를 위한 창작곡을 만들었으며, '그레이스'를 연기한 트레시 엘리스 로스가 직접 자신의 노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트레시 엘리스 로스는 전설적인 보컬리스트인 다이애나 로스와 음반사 베테랑 경연진으로 활동한 엘리스 실버스타인의 딸로 태어나, 음악이 일생 그 자체였던 '적역 캐스팅'을 보여줬다. '데이빗'을 맡은 켈빈 해리슨 주니어 역시 자신의 음악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편, 영화는 LA의 곳곳의 경관을 담아낸다. '캐피털 레코드 빌딩'이나, '카탈리나섬 해변', LA의 전경이 보이는 하이킹 코스, 심지어 '한국형 찜질방'까지. 찜질방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새롭게 느껴질 정도. 이처럼 영화는 다양한 장소들을 소개하면서, 비대면으로나마 LA 여행을 다녀온 느낌을 주게 해준다.

하지만, 결말 부분에서 다소 맥없이 쏟아져 나오는 '비밀들'은 안타까운 호불호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그 결말 때문에 LA라는 '꿈과 열정의 공간'이 '그들이 사는 세상'처럼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2020/06/12 CGV 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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