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에게 신체 개조당해 기계 몸이 된 일본 아저씨

조회수 2020. 4. 30. 11: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이누야시키 : 히어로 vs 빌런> (Inuyashiki,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이누야시키 : 히어로 VS 빌런> 표지 및 이하 사진 ⓒ 와이드 릴리즈(주)
집에서 아내와 아들, 딸로부터 사실상 '없는 사람' 취급받고, 정년을 앞둔 회사에서도 무릎을 꿇은 채 자르지만 말아 달라고 애걸복걸하지만, 결국 퇴직당한 중년 가장 '이누야시키 이치로'(키나시 노리타케). 심지어 암 말기 선고까지 받으며, 남은 인생에 대한 고민이 많던 그가 그나마 기댈 곳은 자신에게 따라온 주인 없는 개뿐이었다.

어느 날, '이누야시키'는 외계에서 온 무언가가 추락한 덕분에 쓰러진다. 다음 날 깨어나 보니 그의 몸은 '미지의 최종병기' 상태가 된다. 마치 <최종병기 그녀> 속 히로인, '치세'처럼.

자신의 몸 상태를 모두에게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누야시키'는 우연히 '힐링' 기능 사용법을 알게 되어, 병원을 돌아다니며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심어준다. 한편, '이누야시키'와 함께 같은 곳에서 쓰러져 기계의 몸이 된 고등학생 '시시가미 히로'(사토 타케루)는 어머니를 두고 새로운 여자를 만나 떠난 아버지를 증오하고 있었다.

이는 옳지 않은 파국을 만들어내고, '시시가미'는 자신을 인간이 아닌 신적인 존재로 여기며, 그 증오심을 폭발하려 한다. 결국, '이누야시키'는 '시시가미'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선택해야만 했다.
오쿠 히로야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특촬물을 만들어 온 일본 영화 기술의 한 단계 진보한 모습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일부 만화·애니메이션 원작의 영화가 '서사 형성'보다는 팬들을 위한 '코스튬 플레이'였다는 것을 떠올려 볼 때, <이누야시키 : 히어로 VS 빌런>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원작과 영화를 떠나, 이 '원 소스 멀티 유즈' 콘텐츠는 "만약 특별한 능력을 지니게 되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내포한다. 그 능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선악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을 담아, 인간의 존엄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날린다.

'이누야시키'는 길바닥에 누워 있는 비둘기를 보고 지나치지 않으며, 감싸 안아준 후 비둘기를 살려내 '힐링' 기술을 알게 되고, 타인을 돕는 데 이 힘을 쓰기로 한다. 하지만 '시시가미'는 친구 '안도 나오유키'(혼고 카나타)를 만나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다짜고짜 날아가는 새를 쏴 죽인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차를 제멋대로 움직이며 그 능력을 과시하는데 관심을 지닌다. 같은 능력을 지녔음에도, 서로 반대 방향에서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대비적 묘사는, 마치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처럼 보인다. 능력을 좋은 데 쓰지 않고, 자신의 이득만을 찾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이 대표 사례.
'이누야시키'는 자신의 신분을 최대한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가족들에게도 자신의 능력을 숨기기에 급급하며, 힐링 기술을 베푼 후에도 자신이 했다는 것을 알리지 않는 '숨은 의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반대로 <데스노트>의 신세계의 신이 되겠다던 '라이토'처럼, '시시가미'는 거리낌 없이 자신만의 말도 안 되는 이상을 가지고 신주쿠를 혼돈의 장으로 만든다.

(최근 관람한 일본 영화의 대규모 액션 시퀀스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이후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공방전은 작품의 클라이맥스였는데, 할리우드에서 볼 법한 장면을 실현한 CG 팀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였다. (극장에서 봐야 진가가 발휘된다)

그 밖에도 이 작품은 일본 사회의 문제를 자신만의 터치로 그려내 보이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일본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경쟁에서 나온 잔인한 선택, 관료제의 폐단, 가족 간의 소통 단절, 그리고 생각 없이 익명 공간을 이용해 자신의 화풀이를 타인을 통해 풀어내려는 이들이 있다. 이렇게 적다 보니 비단 일본만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2020/04/25 CGV 목동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4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콘텐츠의 타임톡 서비스는
제공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